한미약품 주가 폭락 사태

최근 한미약품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하여 공매도라는 것이 뜨거운 감자입니다. 문제의 지난 달 30일, 한미약품 주식의 공매도 물량은 한미약품이 상장된 이후 최대치였다고 하죠. 이로 인해 일반 개미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봤구요. 악재성 공시가 있을 거란 걸 미리 알고 공매도 세력이 대량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공매도’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겠군요.

그래서, 공매도가 뭐라구?

공매도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먼저 한미 주가폭락 사태부터 간략하게 정리하고 넘어가보겠습니다.

9월 29일_장 마감 후(오후 4시 33분)
한미약품은 미국 제네택과 1조 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음을 공시(호재 공시)

같은 날_(저녁 7시 9분)
한미약품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폐암 말기 표적항암제인 '올리타'정의 기술수출 계약해지 통보 받음(올리타정의 임상시험 도중 2명이 사망했던 사실이 올해 4월과 9월에 보고되었던 상황)

9월 30일_주식시장 개장~악재공시 전까지(9시~9시 28분)
시장에 한미약품 공매도 물량이 평소(약 4800주)의 20배 이상(약 10만 주) 쏟아져 나옴
전날 발표된 호재성 공시만 알고 있던 일반 투자자들은 한미약품 주식을 사들임

같은 날_주식시장 개장 29분 후(9시 29분)
한미약품은 전날 통보 받은 베링거인겔하임과 맺는 기술계약이 해지됐음을 공시(악재 공시)

같은 날_악재 공시 이후(9시 29분~)
한미약품의 주가는 폭락하기 시작
전날보다 18% 떨어진 채로 이날 장 마감

 
결과적으로 미리 시장에서 주식을 팔고 빠져나간 투자자들은 손해를 면했고, 공매도 세력은 차익을 얻었으며, 호재 공시만 알고 30일 오전 주식을 사들인 일반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공.매.도.

 
공매도란 '없는 것을 판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도대체 없는 것을 어떻게 팔 수 있는 걸까요. 공매도란 무엇인지 Q&A형식으로 정리해봤습니다. 천천히 따라오세요.

Q. 공매도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A. 공매도는 조금 독특한 방식이니 먼저 일반적인 투자방식부터 보겠습니다. 보통 주식을 통해 수익을 낼 때 이렇게 하죠.

"주식을 10만원일 때 사서 20만원으로 가격이 올랐을 때 팔아 이익 10만원을 남긴다."

하지만 공매도는 이 과정을 거꾸로 진행합니다. 비쌀 때 팔아서 주가가 떨어지면 이익이 남는 식이죠.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구요? 공매도는 내 주식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 주식을 누군가에게 빌려서 파는 방식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한 번 생각해보죠.

“나는 한미약품의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한미약품의 기업분석을 나름 해본 결과 곧 주가가 떨어질 것 같다. 일단 한미약품 주식을 갖고 있는 A에게서 주식을 빌린다. 빌린 주식을 사람들에게 현재 가격인 20만 원에 판다. 내 수중에는 20만원이 생긴다. 얼마 후 예상대로 주식가격이 10만 원으로 떨어지면 시장에서 10만 원에 주식을 사들인다. A에게 찾아가 빌려간 주식을 갚는다. 내겐 10만 원의 이익이 남았다.”

물론 공매도 세력의 예상이 빗나가 공매도 후 주식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겠죠. 이 경우 공매도 세력은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됩니다. 사람들에게 팔았던 것보다 더 비싼 가격에 주식을 도로 사들여 A에게 갚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Q. 주식을 빌려줄 수 있단 말이야?

A. 네, 주식은 대여∙대차가 가능합니다. 대여는 빌려주는 것, 대차는 빌리는 것이라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주식 대여는 다른 사람이나 기관에 내가 보유한 주식을 빌려주고 일정한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주식 대차는 주식을 장기보유하고 있는 증권회사나 기관으로부터 일정한 이자를 지불하고 단기적으로 주식을 빌리는 것을 말하구요.

 
Q. 주식을 누가, 왜 빌려주나요?

A. 주식 대여는 주로 기업의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증권회사나 연기금을 통해 이뤄집니다. 이들이 주식을 빌려주는 이유는 이자 수익(수수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금은 기업의 주식을 적극 운용하기보단 장기보유할 목적으로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보유 주식을 계속 갖고 있으면서 수익을 내고 싶겠죠. 그 방법이 바로 주식 대여인 것입니다. 일반 주식투자 수수료보다 대차거래 수수료가 조금 더 높다고 하는데, 국민연금이 지난해 주식대여로 얻은 이자이익은 190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Q. 공매도는 어떤 장점이 있나요?

A. 물론 공매도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유동성과 안정성을 높여준다는 건데요.

예를 들어보죠. 주식 가격이 오르는 상황입니다. 10만 원이 50만 원, 90만 원까지 치솟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도 주식을 팔려 하지 않겠죠. 별다른 일이 없다면 주가는 계속 오를 겁니다. 해당 기업의 상황과는 별개로 시장의 열기로 인해 주가가 오르는 겁니다. 주가에 거품이 끼겠죠. 누군가가 찬물을 끼얹어줘야 할 것 같은데요. 이때 거품을 감지하고 곧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는 공매도 세력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어딘가에서 주식을 빌려와 시장에 내다 팔겠죠.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됨과 동시에 거품 낀 열기를 식혀줍니다. 130만 원까지 치솟을 주가가 100만 원까지만 오르게 될 겁니다.

이번엔 공매도 세력의 예측대로 주식 가격이 내려가는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주가가 폭락하면 사람들은 다들 주식을 되팔겠죠. 주가는 계속 하락합니다. 그리고 아무도 그 주식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이때 주식을 사들이는 사람들이 바로 공매도 세력들입니다. 주가가 낮을 때 주식을 사서 주식을 대여했던 곳에 갚아야 하니까요. 공매도 세력은 이 과정에서 차익을 얻겠지만 이들이 주식을 사들임으로 인해 주가의 낙폭이 조금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하겠죠. 1만 원까지 떨어질 뻔한 주식이 5만 원까지만 떨어진다는 얘깁니다.

공매도는 이런 식으로 시장의 안정에 기여하는 바가 있습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작용하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Q.공매도가 비판받는 이유는?

A. 사실 현행법상 공매도는 불법이 아닙니다. 그러나 공매도를 이용해 차익을 얻을 심산으로 기업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퍼뜨려 인위적으로 주가를 떨어트린다면? 이는 문제가 있겠죠. 실제로 공매도 세력은 주가를 떨어뜨릴 목적으로 악위적으로 시장에 안 좋은 소문을 퍼트리기도 합니다. 또는 공매도 물량을 대량으로 풀어서 공급을 늘리는 방식으로 주가를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또한 사전 정보 취득은 불법인데요, 이를 악용해 공매도에 사용한다면 이 역시 불법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베링거인겔하임 기술계약 해지 공시 발표(9월 30일 9시 29분) 전에 이 사실을 미리 알고 공매도를 했다면 이들은 처벌을 받아야 마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