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게이트공화국, 우병우 편

‘진경준 게이트’의 불씨가 ‘우병우’로 옮겨 붙으면서 사건은 대한민국을 잡아먹는 화마로 번지게 됩니다. ‘우병우’의 직책이 청와대 민정수석이기 때문이죠. 인사 검증과 나라의 대소사를 관장하는 민정수석에게는 고도의 청렴이 필수인 동시에 청와대 인사의 비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용인 능력과도 직결되는 탓입니다. 하지만 ‘우병우’ 의혹, ‘진경준-우병우-김정주’ 커넥션에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캐면 캘수록 따라나오는 고구마줄기처럼, 우병우의 각종 의혹들은 줄줄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어떤 의혹들이었는지, 그리고 어디까지가 의혹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우병우 게이트’ 정리해보겠습니다.

털어도 털어도 계속 나오는 '의혹부자' 우병우

'우병우 논란' 등장인물

Woobyungwoo 1

발단 - 진경준과 우병우의 연결고리 (대장장이는 ‘조선일보’)

2016년 7월 18일, 진경준 검사장이 구속된 다음 날, 조선일보는 뜻밖의 기사를 보도합니다. 바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 부동산을 넥슨이 특혜로 매입했다는 내용의 보도였습니다.

조선일보가 문제 삼은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1) 우병우 처가에는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이 있었다.
2) 그 부동산은 서울 강남역 부근의 1300억 원 대에 이르는 땅이다.
3) 우병우 처가는 해당 땅을 상속세 납부를 위해 매각하려고 했으나 2년동안 고전을 겪었다.
4) 2011년 3월 넥슨은 해당 부동산을 1326억 원에 매입했다.
5) 당시 넥슨은 신사옥부지 건립 목적으로 매입했으나 당시 판교에 신사옥을 짓는 중이었다.
6) 이듬 해 넥슨은 30억 원 가량의 손해를 보고 해당 택지를 매각한다.

조선일보가 제기한 의혹은 '넥슨과 우병우 민정수석 사이에 진경준 검사장이 다리를 놔준 것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진경준이 검사장으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우병우가 진경준의 어마어마한 주식 재산을 눈 감아주는 대가로 말이죠.

앞서 보셨듯이 김정주와 진경준은 ‘20년 지기’였던만큼 진경준이 김정주에게 청탁해 우병우 처가 땅을 해결해주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발동된 겁니다. 하지만 이 스토리는 어디까지나 조선일보가 제기한 ‘의혹’입니다. 현재, 우병우와 넥슨은 부동산 거래 당시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전개 1 - 홍만표와 우병우의 연결고리 (대장장이는 ‘경향신문’)

2016년 7월 19일, 조선일보의 보도가 있던 바로 다음 날 경향신문 1면에도 우병우 수석의 이름이 올랐습니다. 우병우 수석이 변호사로 활동할 당시(2013-14), 홍만표 변호사 함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변론을 맡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보도였습니다.

경향신문이 해당 의혹을 제기한 사실정황은 이렇습니다.

1) 2013년 5월 검사장 승진에 탈락한 우병우는 검사를 관두고 변호사로 활동한다.
2) 변호사 활동 당시 홍만표 변호사와 우병우는 같은 건물의 10층, 11층에 있었다.
3) 우병우와 홍만표는 양돈업체 ‘도나도나’의 유사수신혐의 사건을 함께 변론하기도 했다.
4) 양돈 업체 회장의 변호를 홍만표는 2011년 8월부터 2013년 초까지, 우병우는 2013년 7월부터 담당한 것이 그렇다.
5) 우병우와 홍만표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의 발단이 된 ‘박연차게이트’를 함께 수사한 전력이 있어 친분이 깊다.

경향신문이 제기한 의혹은 '도나도나 사건 외에도 우병우-홍만표가 함께 사건을 수임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홍만표가 맡은 사건을 우병우가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고 ‘몰래 변론’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 중 '정운호 상습도박 사건’ 변호도 포함되었을 거라는 의혹을 제기한 것입니다.

의혹의 단초는 법조계 고위 관계자의 경향신문 인터뷰 내용이었습니다. “홍만표-우병우 변호사가 ‘2인조’로 활동한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이들은 수임계를 내지 않은 채 정운호 변론을 함께 맡았다”고 말했거든요.

하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는 ‘의혹’으로 남아있습니다. 우병우 수석은 경향신문의 의혹을 두고 “찌라시 수준의 소설”이라 일축한 뒤 즉각 경향신문 편집국과 해당 기자를 고소하며 적극 부인하고 있습니다.

한편, 경향신문의 의혹을 계기로 '우병우 논란'은 '진경준 게이트'에 이어 '정운호 게이트'와도 교집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홍만표라는 연결고리를 통해서였죠. 이로써 강풍에 불과했던 ‘정운호 게이트’와 ‘진경준 게이트’는 ‘우병우’를 만나 허리케인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전개 2 - 조선일보, 경향신문이 토스한 공, 한겨레가 스파이크

2016년 7월 20일, 한겨레 1면 기사를 통해 우병우 수석에 관한 새로운 논란이 제기됩니다. 의경에 복무 중인 우병우 수석의 아들이 ‘보직 혜택’을 받았다는 내용의 보도였습니다.

한겨레가 의혹을 제기한 사실 정황은 이렇습니다.

1) 2015년 2월, 우병우 수석의 아들이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 의경으로 입대한다.
2) 2015년 4월15일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 배치된 우 수석 아들은 7월 3일, 서울경찰청 경기부장 운전병이 된다.
3) 4개월 보직기간에 따라 8월 16일이 돼서야 전보가 가능하지만, 우 수석의 아들은 두 달 반만에 근무환경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서울청 운전병이 되었다.
4) 이어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은 차장으로 승진한다.
5) 우 수석 아들 역시 승진한 차장을 따라 차장의 운전병이 되었다.

한겨레가 제기한 의혹은 우병우 아들이 소위 ‘꽃보직’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우병우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서울경찰청 이상철 경비부장을 이상철 차장으로 승진시켜주는 대가로 말이죠. 이후 우 수석 아들이 1년 5개월여 간의 복무기간동안 외박 49일, 외출 85회, 휴가 10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병역 특혜’ 논란이 더욱 거세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련의 ‘병역 특혜’에 우병우의 입김이 작용했는지는 여전히 의혹으로 남아있습니다. 우 수석이 “아들의 상사를 본 적도 전화한 적도 없다”며 부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기 - 줄줄이 쏟아지는 추가 의혹들

이후, 이미 넘치는 우병우 관련 의혹들에 다른 의혹들이 덧붙기 시작합니다.

1) 가족회사인 주식회사 '정강'을 통한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

주식회사 정강에 등록된 차량인 마세라티, 포르쉐, 제네시스를 포함한 5대가 문제가 됩니다. 이 모든 차량을 우병우 일가가 회사 목적이 아닌 개인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었습니다. 우병우 수석은 일전에 있었던 공직자 재산신고에는 소유 차량이 없다고 기록했지만, 주거하는 아파트에 해당 차량들을 등록한 것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아울러 정강이 사들인 4억원대 미술품의 행방도 문제가 되었습니다. 2015년 말 기준 정강의 재무제표에는 4억4,160만여원의 ‘서화’(書畵)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왔지만, 최근 압수수색 당시 정강 사무실에선 미술품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만약 우 수석 측이 해당 미술품을 사무실이 아닌 자택 등에 보관해 왔다면 횡령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차명 부동산 보유 의혹

우병우의 장인인 고 이상달 정강중기·건설 회장부하직원 이 모씨의 *'명의를 빌려 경기도 화성시의 여러 필지를 실소유해왔다'는 법원 결정문을 한겨레가 보도하면서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병우의 장인인 고 이상달 회장은 차명으로 부동산을 소유했던 전력이 있으나, 해당 비위행위는 당시 시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상달 회장의 부하직원 이 씨는 여전히 경기도 화성의 부동산 부자입니다. 현재 화성시 기흥컨트리클럽 안에 위치한 4개 땅을 소유 중에 있으며, 2014년 11월까지는 기흥컨트리클럽 부근 2개 필지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2014년 11월에 해당 2개 필지를 우 수석 처가에 공시지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팔아치우기 전까지 말입니다.

한겨레는 바로 이 '수상한' 거래를 파고 든 것입니다. 이 씨가 소유 중에 있고, 2014년 11월까지 소유했던 모든 땅은 사실 이상달 회장의 땅이며 이 씨는 명의만 빌려줬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한 것이죠. 따라서 2014년 우 수석 처가가 이 씨로부터 매입한 땅 역시 ‘매매’로 포장된 ‘명의 변경’에 불과할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부동산 부자인 이 씨가 실제로는 소형 다세대 주택에 세 들어 살아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심은 더욱 커졌습니다.

한겨레의 의혹이 사실이라면 실소유자가 이상달 회장인 화성 땅들은 2008년 7월 이상달 회장이 숨진 후 우 수석 처가에 상속됐지만,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우 수석 처가가 부하직원 이 씨로부터 소유권을 이전하지 않은 게 됩니다.

화성 땅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우병우 수석은 ‘농지법 위반 혐의’까지 받게 되는데요. 또 2014년 11월 우 수석의 처가가 이 모씨로부터 매입한 부동산이 문제가 됩니다.

해당 부동산이 ‘농지’임에도 불구, 소유주가 실제 경작에 나서지 않았다는 게 위반혐의의 핵심입니다. 현행 농지법상으로는 '직접 농업경영을 하거나 할 자만 농지를 소유'하도록 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자기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1년 이내 해당 농지를 처분'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절정 - 우병우 잡는 이석수, 이석수 잡는 청와대

털어도 털어도 우병우 수석에게서는 먼지가 마르지 않았습니다. 수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7월 26일, 청와대는 ‘우병우 의혹’ 수사 주체로 ‘특별감찰관’을 선택합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대통령 비서실 내 수석비서관들의 비위행위를 감찰'하는 직책입니다. 대통령 소속인만큼 감찰의 개시와 종료, 감찰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하는 자리죠. 그래서 '청와대' 민정수석인 우병우를 '대통령' 직속인 특별감찰관이 수사한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던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세간의 우려와 달리 적극적으로 활동합니다.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씨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가 하면, 우병우 수석의 아들 보직 특혜 의혹과 가족회사 ‘정강’의 횡령 혐의를 검찰에 수사의뢰하기도 했죠.

너무 열심히 한 탓이었을까요?

8월 16일,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겨냥하는 'MBC 단독보도'가 방송됩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특정 언론사 기자(이후 조선일보 '이명진 기자'로 밝혀짐)에게 감찰 내용을 유출'했다는 내용의 보도였습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기자의 대화 중 문제가 된 부분은 특별감찰관법 제22조를 위반한 ‘감찰내용 누설’ 부분감찰조사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조직적인 방해 부분으로 나뉩니다.

우선 ‘감찰내용 누설 부분’의 대화 내용은 이렇습니다.

  •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아들 운전병 인사랑 정강이다. 마세라티(우병우 처가 타고 다니는 차)는 그것도 정말 웃기는게... 그것도 리스회사 명의로 돼 있잖아.”

  • “그건(농지법 위반 혐의) 아무리 봐도 우리 감찰 대상 법에는 해당 안 되는 것 같더라.”

  • “다음 주부터 본인과 가족에게 갈 건데 소명하라고. 지금 이게 감찰 대상이 되느냐 뭐 전부 이런 식인데 버틸 수도 있다. 계속 그런 식이면 버티면 우리도 수를 내야지. 우리야 그냥 검찰에 넘기면 되지. 검찰이 조사해버리라고.”

다음은 ‘감찰조사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조직적인 방해’ 의혹이 제기된 대화 내용입니다.

  • “경찰에서 자료 좀 달라고 하면 하늘 쳐다보고 딴소리 하고 그래. 민정에서 목을 비틀어 놨는지 꼼짝도 못한다.”

  • “(경찰 상대로) 어떻게 사람을 불러도 처음엔 다 나오겠다고 하다가 위에 보고하면 딱 연락이 끊겨. 저렇게 (우 수석을) 현직으로 놔두고는 어떻게 할 수 없어.”

8월 19일, 청와대는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내용 유출을 크게 문제삼고 나섰습니다. 특별감찰관 법 제 22항을 어겼다는 것이 청와대 입장의 골자였습니다. 청와대는 이석수의 유출 행위를 ‘국기문란’이라고 비난했으며, 한 보수단체는 이석수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검찰은 곤란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의뢰한' 우병우와 '보수단체가 정보유출혐의로 고발한' 이석수를 둘 다 수사해야하는 상황이 오게 된 거죠.

8월 23일, 결국 검찰은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을 꾸려 둘을 동시에 수사하기로 합니다.

8월 29일, 직책을 유지한 채 수사를 받을 수 없었던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자진 사퇴하면서 본격적인 수사 정국이 막을 올리게 됩니다.

결말 - 특별수사팀 본격 수사 시작

8월 30일, 검찰 특별수사팀이 이석수의 집무실과 우병우의 가족회사 ‘정강’, 조선일보 이명진 기자의 자택 및 휴대폰·컴퓨터 수색에 나서면서 우병우 논란은 일단락되었습니다.

현재, 검찰은 우병우, 이석수를 포함하여 진경준, 김정주, 우병우의 처, 우병우 처의 자매들, 이상철 서울지방경찰청 차장, 조선일보 기자, MBC 기자, 부동산 명의 제공 의혹을 받는 이 모씨 등을 전방위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의혹만큼 수사해야 할 인물들도 한 트럭입니다. 상반기 정국을 뒤흔든 '정운호-진경준-우병우 게이트'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