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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발화점, 갤노트7

지난 8월 24일,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발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삼성전자의 발 빠른 대응으로 전량리콜이 결정되었지만, 그 전후 진행 과정 속에서도 갤노트7은 수많은 경제 이슈에 대한 발화점이 되고 있습니다. 갤노트7, 삼성전자에 대해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경제뉴스를 뉴스퀘어가 간략하게 정리해봤습니다.

삼성전자의 '책임인척 책임 아닌 reset 같은' 행보

지난 9월, 삼성전자는 신속한 리콜 선택으로 브랜드 가치만큼은 지켜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10월 5일, 교체품에서 또 다시 발화 사고가 일어납니다. 이번 발화 사고만큼은 돌아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재발화 사고는 더 이상 '중국산 부품', '외부충격' 탓이 아닌, 품질 관리를 못한 삼성전자의 탓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삼성전자는 야심 차게 출시했던 제품 단종 발표를 했습니다. 대량 리콜과 교체를 하면서까지 지켜내고자 한 갤노트7이지만, 출시일로부터 약 54일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3원칙이 신속·일관·개방이다. 여기에서 개방성은 사실을 소비자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유재웅 을지대학교 교수·위기관리 전문가

언론들이 입 모아 말했던 책임경영도 만능 해결사는 아니었는데요. 신속한 대처라는 칭찬을 받았을지 몰라도 그 외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발화 원인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가 되었죠. 당시에도 폭발의 원인이 '중국의 특정 배터리 제조사의 배터리' 때문이라는 발표에 언론과 전문가들은 폭발의 인과 관계를 추가적으로 조사하거나 유추했는데요. 삼성전자가 사고 원인을 보다 정확히 짚어줬다면 애초에 이런 소모적인 과정이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아직까지도 발화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첫 발화사고 조사 때, 실제 원인을 은폐하려는 움직임이 있지 않았나' 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루머의 진위 여부에 대해선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그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확실한 것은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는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느끼는 것은 소비자들뿐인 것일까요?

그 충격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삼성전자는 홀로 훌훌 털고 일어난 듯한 발표를 연이어 하고 있습니다. 갤노트7의 인기 컬러였던 '블루코랄'을 갤럭시 S7의 새 컬러로 출시하고, 서둘러 출시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갤럭시 S8의 조기 등판을 예고하는 등 다소 의아한 모습입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갤럭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인데요. 갤럭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란 삼성전자가 발표한 소비자 피해보상 프로그램입니다. 갤노트7 소비자들이 갤럭시 S7 또는 S7 엣지로 교환한다면, 추후에 나올 갤럭시 S8이나 노트8의 할부금을 50% 면제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보상 프로그램이 20~30%에 그치고 있는 갤노트7의 교환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갤노트7 소비자들의 '타 제품에 대한 불만족', '높은 브랜드 충성도'가 저조한 교환율의 원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소비자들은 갤럭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도리어 자신들을 '호갱' 취급하는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갤노트7 교환율이 낮은 이유가 실질적인 교환 과정에서 '재고 부족'이나 '복잡한 절차'와 같은 문제 때문이라는 겁니다. 오로지 교환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 삼성전자는 이러한 문제점부터 개선했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소비자들이 보기엔 삼성전자의 보상책은 책임을 위한 것이 아닌, 그들의 재도약을 위한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보상안은 할인 정책이 아니다. (생략) 삼성전자의 보상안이 발표되고 난 후 고객들은 더 화가 나서 이틀동안 700여 명이 넘게 소송에 참여했다.

고영일 가을햇살법률사무소 변호사

어떠신가요? 삼성전자가 발표한 '우리를 위한 보상책들'. 과연 삼성전자가 말한 '우리'는 소비자일까요 삼성전자 자신일까요?

"5 다음은 6?", 갤노트7 배터리 풀충전은 100%?

지난 6월, 미국의 IT 연구 및 자문 회사인 가트너가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앞으로 한자릿수에 그칠 것을 전망했습니다. 샤오미의 저조한 매출 성장 등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에 대한 우려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8월 23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갤럭시 S7에 이은 갤럭시 노트7의 순항으로 사상최고가를 경신하여 169만 원선을 넘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의 고공행진은 그 날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바로 다음날 갤럭시 노트7이 충전 중 폭발했다는 제보 글이 올라오자, 하루 만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휘청했는데요. 발화 사고에 대한 삼성전자 측의 전량 리콜 결정이 발표된 후에도 경제 뉴스에서는 약 한 달에 걸쳐 그 여파가 남아있습니다. 결국 가트너의 예측대로 스마트폰 시장 성장의 저하는 피할 수 없는 것일까요?
후에 살펴볼 경제 이슈들의 가장 첫 발화점인 갤노트7 발화 사고를 정리해봤습니다.

"5 다음은 6?"

아마 다들 한 번 즈음 들어본,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이죠.
바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티저 광고에 나왔던 문구인데요.

'스마트폰 시장 정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무색하게 예약판매 40만대 달성뿐만 아니라 출시와 동시에 갤노트7의 품귀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삼성전자의 주가와 영업이익이 상승했습니다. 8월 후반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삼성전자 주가, 사상최고가 경신"이라는 주제의 경제뉴스가 줄이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8월 24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갤럭시 노트7이 충전 중 폭발했다는 제보와 함께 삼성전자의 주가 고공행진이 막을 내렸습니다. 제보에 대해 삼성전자 측에서 제품을 입수하여 조사를 시작했으나, 그 사이에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폭발에 대한 제보 글이 올라왔습니다. 결국 9월 2일 오후 5시, 삼성전자는 '배터리 셀 문제로 판단된다'는 공지와 함께 갤노트7 전량 리콜 결정을 발표했습니다.

   7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 <www.samsung.com>

현재까지 배터리 셀 제조공정상 미세한 오차로 인해 소수의 배터리 셀 내부 극판눌림 등으로 음극과 양극이 접촉되는 현상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과열이 발생해 소손(燒損)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 제출 삼성전자 제품사고 발생보고서

사용자들이 폭발 제보글에 반신반의하며 그렇게도 기다렸던 삼성전자 제품사고 발생보고서에 따르면, 발화 사고의 원인은 갤노트7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였습니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곧 발화 사고를 예방하고 리튬이온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온도관리를 위한 과충전을 방지해야 한다고 공식 발표를 했는데요. 문제는 배터리 과충전의 기준이 60%라는 것입니다.

완충은 100%? NO.

마치 갤노트7 광고 문구를 떠올리게 하는 소식인데요.

간단히 말해 리튬이온 배터리는 내부서 양극(+)과 음극(-) 사이의 리튬이온 이동에 의해 에너지를 발생 또는 축적하는 원리를 갖고 있습니다. 이 때, 만약 두 개의 전극이 배터리 셀 안에 갇혀있는 상태로 물리적 접촉을 하게 되면,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에너지에 의해 발화 사고가 일어나게 됩니다.

결국 보고서에 따르면, 갤노트7 배터리 내 두 개의 전극 간 접촉을 방지 및 리튬이온의 이동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분리막이 문제가 되어 발생한 사고라는 뜻이죠. 그리고 삼성전자 측은 결함 가능성이 있는 배터리는 60%까지의 충전(했을 때의 최대 온도)은 안전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지난 12일 삼성전자는 추가사고 예방을 위한 긴급 처방으로 배터리 충전 최대치를 60%로 제한하는 강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침에 대해 이동통신사들의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약 한 달 만에 갤노트7이 제품 교환을 시작을 알리며 시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발화 사고에 대한 삼성전자 측의 대처는 얼추 마무리 지어지는 듯하지만, 이 행보가 또 다른 경제 이슈의 발화점이 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갤노트7, 국내 책임경영에 마중물되나?

지난 12일 삼성전자의 갤노트7 소프트웨어 강제 업데이트 대안과 함께, 또 하나의 중요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 날 이사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결정된 건데요.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에 따르면 이사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임명했습니다.

변화무쌍한 IT 사업환경 아래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 기업문화 혁신 등이 지속 추진돼야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삼성전자 이사회

이 뿐만이 아닙니다. 이 부회장이 갤노트7 전량 리콜과 책임자 사과 등을 지시했음이 알려지면서,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오너 일가의 '책임 경영'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갤노트7’과 관련한 한국의 뉴스 중에서 유독 ‘책임경영’에 대한 기사가 많습니다.

이미 삼성전자의 실질적 리더 역할을 해 온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소식. 미국경제전문지 블룸버그(Bloomberg) 등 외국 언론 매체들도 ‘이제서야’, ‘예상했듯이’, ‘오히려 너무 오래 걸렸다’란 반응을 내놨는데요. 이에 비해 한국사회에선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마치 특별한 일인양 바라보고 있죠. 이유가 무엇일까요?

도대체 ‘등기이사’란 무엇이며, 얼마나 이례적인 일이기에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것일까를 정리해봤습니다.


등기이사, 그게 뭐길래?

  
등기이사는 비등기이사와 달리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 직책입니다. 이사회는 주식회사의 경영상 중요한 사항들을 결정하는 기구인데요. 사업계획 수립, 주주총회 소집, 투자 등이 대표적입니다. 모두 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결정들이죠.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건에 있어 주목할만한 점은, 앞으로 회의록을 통해 이 부회장의 경영방침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안건에 대해 등기이사들의 찬반의견이 갈릴 경우 그 회의록은 공개될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찬반이 갈리는 특정 사항에 한해선 회의록을 통해 이 부회장의 의견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처럼 이사회의 권한이 막강한 탓에 등기이사 선임이 무조건 좋은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등기이사는 권한 못지않게 엄격한 책임을 부여받습니다.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의 결정이 실패로 판명난 경우 등기이사는 이에 대한 배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습니다. 등기이사로서 임무에 소홀했다간 손해배상을 물어야 할 수도 있고요, 연봉도 공개해야 합니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이 부회장의 연봉도 공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성에 변화를 불러일으킬까?

 
등기이사로서 전면에 나서 경영을 하게 될 이 부회장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가 큽니다. 그에게 당면한 과제는 무엇일까요?

우선 가장 시급한 문제는 갤노트7 발화 사고로 인해 실추된 삼성전자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일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문가들은 이번 갤노트7 발화 사고에 대한 리콜조치를 도요타 자동차 리콜 사태와 비교하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과 도요타 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인데요. 둘 다 창업자의 손자이고 리콜 사태 당시 경영 전면에 나섰다는 점,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리콜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비슷합니다.

현재 이 부회장은 문제를 은폐하지 않고 발 빠르게 ‘전량 리콜’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습니다. 브랜드 신뢰도에 대한 타격을 최소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삼성전자는 품질’이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타격이 적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등기이사로서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모두가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선택과 집중’ 투자를 이어나가, 삼성의 사업 구조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사석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에 대한 투자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미래 사업 분야 발굴 및 조직개편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 이 부회장의 선택이 주목받는 이유

국내 언론 대부분은 이 부회장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들이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당연한 조치라고 인식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국내 언론의 반응은 사뭇 다른데요.

이러한 배경에는 그간 국내 재벌 총수들이 보여준 '무책임'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등기임원의 5억원 이상 보수를 공개하기로 하면서, 많은 재벌 일가가 등기임원에서 물러났습니다. 연봉을 공개하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고 추정됩니다. 하지만 재벌 총수의 연봉은 곧 대외적으로 경영 투명성을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입니다. 오너 일가가 등기이사 선임을 꺼리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판단은 상당히 이례적인 편에 속하는 겁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등기이사 지위에 공식 등재됨으로써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에 상응하는 법적 의무와 책임을 부담하게 되는 것은 책임경영의 차원에서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한다. 이제야 비로소 이재용 부회장은 자신의 행위로서 시장과 사회의 평가를 받게 되는 출발점에 서게 된 것이다. (생략) 이제부터 시장과 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가야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 감시의 눈초리와 비판의 목소리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경제개혁연대 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

일각에선 이 부회장의 선택에 대해 '당연한 일이다', '진작 했어야 한 일이다' 라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갤노트7 발화사고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책임경영’에 대한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줬다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삼성전자의 '책임인척 책임 아닌 reset 같은' 행보

지난 9월, 삼성전자는 신속한 리콜 선택으로 브랜드 가치만큼은 지켜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10월 5일, 교체품에서 또 다시 발화 사고가 일어납니다. 이번 발화 사고만큼은 돌아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재발화 사고는 더 이상 '중국산 부품', '외부충격' 탓이 아닌, 품질 관리를 못한 삼성전자의 탓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삼성전자는 야심 차게 출시했던 제품 단종 발표를 했습니다. 대량 리콜과 교체를 하면서까지 지켜내고자 한 갤노트7이지만, 출시일로부터 약 54일 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3원칙이 신속·일관·개방이다. 여기에서 개방성은 사실을 소비자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유재웅 을지대학교 교수·위기관리 전문가

언론들이 입 모아 말했던 책임경영도 만능 해결사는 아니었는데요. 신속한 대처라는 칭찬을 받았을지 몰라도 그 외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발화 원인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가 되었죠. 당시에도 폭발의 원인이 '중국의 특정 배터리 제조사의 배터리' 때문이라는 발표에 언론과 전문가들은 폭발의 인과 관계를 추가적으로 조사하거나 유추했는데요. 삼성전자가 사고 원인을 보다 정확히 짚어줬다면 애초에 이런 소모적인 과정이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아직까지도 발화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첫 발화사고 조사 때, 실제 원인을 은폐하려는 움직임이 있지 않았나' 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루머의 진위 여부에 대해선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그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확실한 것은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브랜드 이미지는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느끼는 것은 소비자들뿐인 것일까요?

그 충격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삼성전자는 홀로 훌훌 털고 일어난 듯한 발표를 연이어 하고 있습니다. 갤노트7의 인기 컬러였던 '블루코랄'을 갤럭시 S7의 새 컬러로 출시하고, 서둘러 출시하지 않을 예정이라는 갤럭시 S8의 조기 등판을 예고하는 등 다소 의아한 모습입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갤럭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인데요. 갤럭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란 삼성전자가 발표한 소비자 피해보상 프로그램입니다. 갤노트7 소비자들이 갤럭시 S7 또는 S7 엣지로 교환한다면, 추후에 나올 갤럭시 S8이나 노트8의 할부금을 50% 면제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보상 프로그램이 20~30%에 그치고 있는 갤노트7의 교환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갤노트7 소비자들의 '타 제품에 대한 불만족', '높은 브랜드 충성도'가 저조한 교환율의 원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소비자들은 갤럭시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 도리어 자신들을 '호갱' 취급하는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갤노트7 교환율이 낮은 이유가 실질적인 교환 과정에서 '재고 부족'이나 '복잡한 절차'와 같은 문제 때문이라는 겁니다. 오로지 교환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 삼성전자는 이러한 문제점부터 개선했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소비자들이 보기엔 삼성전자의 보상책은 책임을 위한 것이 아닌, 그들의 재도약을 위한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보상안은 할인 정책이 아니다. (생략) 삼성전자의 보상안이 발표되고 난 후 고객들은 더 화가 나서 이틀동안 700여 명이 넘게 소송에 참여했다.

고영일 가을햇살법률사무소 변호사

어떠신가요? 삼성전자가 발표한 '우리를 위한 보상책들'. 과연 삼성전자가 말한 '우리'는 소비자일까요 삼성전자 자신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