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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찾아온 개헌론

개헌 논의가 또다시 찾아왔습니다. 2004년 김원기 당시 국회의장이 “제2의 제헌국회를 만들자”고 한 이래로, 매 국회마다 개헌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개헌이 뭐길래 자꾸 논의되는 걸까요? 뉴스퀘어와 함께 알아봅시다.

Republic of Korea, flickr (CC BY)

개헌이란 돌림노래

지난 13일, 정세균 신임 국회의장이 20대 국회 개원식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언제까지 외면하고 있을 문제도 아니다"라며 개헌의 당위성을 강조했는데요. 정 의장은 대표적 개헌론자인 우윤근 전 의원을 국회 사무총장에 임명하는 등 강력한 ‘개헌 드라이브’를 예고했습니다. 개헌, 도대체 뭐길래 20대 국회의 문을 열자마자 떠오른 걸까요?

87년 체제의 유효기간은 끝났다?!


개헌을 알기 위해선 먼저 ‘87년 체제’를 이해해야 합니다. 87년 체제란 1987년 9차 헌법 개정으로 마련된 정치 체제를 뜻합니다. 대통령 직선제와 대통령 5년 단임제가 87년 체제의 핵심인데요. 이 87년 체제는 전두환 군사정권에 맞선 민주화 투쟁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이면 만 30년을 맞이하는 87년 체제가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대통령 5년 단임제라는 시스템이 더 이상 한국 사회에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 ‘승자 독식제’라고 불릴 정도로 막강한 대통령의 권한을 내포합니다. 한 번의 대선 승리가 대통령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우리나라 대통령은 외교·국방같은 외치(外治) 뿐 아니라 내치(內治)도 담당하는 등 큰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중임제가 아닌 단임제인 탓에,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의 책임을 묻기가 힘들죠. 대통령이 잘못된 선택을 해도 표로 직접 심판할 순 없는 겁니다. 레임덕(권력 누수)도 문제입니다. 대통령 임기 중후반에 찾아오는 레임덕은 국정 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해왔습니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책임정치와 효율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대선후보군도 “개헌이 필요해”


대선 잠룡들도 개헌에 대해 공감하는 편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은 조금씩 다릅니다. 여권부터 살펴볼까요. 대통령이 외치를,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이원집정부제’의 대표주자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입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대통령 직선제에 내각제 요소를 가미하는 ‘대통령 직선 내각제’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반면 유승민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4년 중임제’를 주장합니다.

이에 비해 야권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대통령 4년 중임제’, 그리고 ‘분권형 개헌’을 지지합니다. 대통령 임기와 분권의 개혁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20대 국회의원 300명 중 250명(83.3%)이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정 의장은 개헌이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개원사에서 밝혔습니다. 그 ‘누군가’가 20대 국회가 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중요한 건, 결국 개헌을 추동하는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이겠죠. 국민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20대 국회의 개헌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