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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논란

제공=포커스뉴스

‘클린디젤’이란 말의 함정

지난 3일 정부가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세먼지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지시한 지 약 3주 만인데요. 어떤 대책인지 뉴스퀘어와 함께 살펴봅시다.

디젤차 꼼짝 마!


정부의 목표는 10년 이내에 서울 등 수도권의 미세먼지 수준을 유럽 주요도시 수준으로 개선하겠다는 겁니다. 지난 해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23㎍/㎥였습니다. 파리 18㎍/㎥, 런던 15㎍/㎥에 비해 높은 수준이죠. 따라서 이에 맞춰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도 2026년까지 18㎍/㎥로 낮추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입니다.

정부가 내놓은 다양한 대책들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경유차’에 관한 부분입니다. 아무래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일 텐데요. 정부는 미세먼지 주요 배출원인 경유차에 대해 환경규제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① 수도권 운행 제한 제도(Low Emission Zone·LEZ)' 신설, ② 경유차 저공해차 지정 기준을 강화해 경유차에 대한 수요 감소 유도 등이 눈여겨 볼만한 대책입니다.

우선 LEZ는 수도권에 등록돼 있는 노후 경유차(2005년 말 이전 생산) 중 저공해장치를 부착하지 않은 차량의 수도권 운행을 제한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서민 생계형 소형 차량은 예외로 뒀지만, 비교적 미세먼지 배출이 심한 노후 차량을 겨냥한 건데요. 현재 정부는 서울ㆍ경기ㆍ인천 등과 협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환경부는 2014년에도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려 했지만 지자체와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보류됐었습니다.

또한 정부는 경유차의 저공해차 기정 기준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저공해차로 지정됐을 때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없어지게 된다면 수요가 줄어들 거라는 겁니다. 그동안 저공해차로 지정된 경유차는 혼잡 통행료 감면, 공영 주차장 이용 시 요금할인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새로 경유차를 구입하는 경우 저공해차 기준이 휘발유차ㆍ가스차 수준으로 대폭 강화될 거라고 하니, 수요 억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신 정부는 2020년까지 신차판매의 30%를 친환경차로 대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언제는 ‘클린디젤’이라더니?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대책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2009년 정부는 ‘클린디젤’이라며 경유차를 친환경 자동차로 분류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로5 이상의 배출기준이 적용된 신차에 한해서는 환경개선부담금을 면제해주는 등 각종 혜택까지 줬었죠. 지난 대선에서는 ‘LPG 대신 디젤 택시 도입’이란 공약이 나오기도 했고,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디젤 택시를 장려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정부의 경유차 장려 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디젤차 비중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지난 해 기준 디젤차 비중은 44.7%로, 3%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국, 1% 미만인 일본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문제는 경유차가 친환경 차량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과거 정부의 경유차 장려를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데서 보듯, 정부의 오판이었습니다. 경유차가 휘발유차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산화질소, 미세먼지 등의 배출 수준이 더 높기 때문인데요. 지난 해 ‘디젤 게이트’ 사태로 인해 “클린디젤은 없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었죠. 디젤 차량을 더 이상 친환경 그린차로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유럽에서는 이미 이 같은 문제를 우려해 디젤 차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환경단체들은 디젤차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 때문에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본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부가 꼬인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