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 청문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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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청문회법은 어떻게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는가?

청문회 활성화 법이란 무엇일까?

지난주, 여야는 국회법 개정안(상시 청문회법)을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상시 청문회법, 청문회 활성화법 등으로 불리는 이 법은 말 그대로 국회에서 청문회를 항상 열 수 있도록 한 법입니다.

현행 국회법 65조에는 '중요한 안건의 심사', '국정감사 및 국정조사에 필요한 경우'로 청문회 개최 요건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통과한 상시 청문회법에는 '국회 상임위원회가 소관하는 현안 조사'라는 항목이 추가됐는데요. 이에 따르면 국회는 각종 사회 주요 현안에 대한 청문회를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실시할 수 있습니다. 최근 화제가 된 강남역 살인 사건,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진상 파악, 대책 마련 등을 위한 청문회가 열릴 수 있게 된 것이죠.

소관 현안 조사를 목적으로 하는 청문회 개최 요건은 '해당 상임위 위원 과반 이상의 동의'입니다. 곧 시작하는 20대 국회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여소야대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 청문회를 개최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청와대와 여당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어떻게 통과될 수 있었을까?

상시 청문회법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 국회법 개정안은 정의화 국회의장의 제안으로 시작됐습니다. 새누리당 측은 상시 청문회 조항을 무력화한 국회법 개정안 수정안을 제출하는 등 국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국회는 표결이 모든 것을 결정하죠. 지난 19일 열린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원안은 재석 의원 222명 중 117명의 찬성을 확보해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새누리당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 수정안은 부결됐죠.

곰곰 생각해보면 이상합니다. 최근 여소야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만, 이는 30일 시작되는 20대 국회에 한한 이야기입니다. 19대 국회의 1당은 여전히 새누리당인데요. 20대 국회에서 여소야대라는 성적표를 맞아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상시 청문회법을 결코 반길리 없고, 이게 곧 표결로 이어졌다면 국회법 개정안은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을 겁니다.

다시 국회법 개정안 원안에 대한 표결 내용을 살펴 볼까요. 재석 의원 22명 중 찬성표는 총 117표였습니다. 찬성표 안에는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의 표가 10표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최근 새누리당 지도부 구성을 놓고 벌어진 친박과 비박의 갈등으로 이탈표가 발생한 것입니다. 만약 새누리당 내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고 10명의 비박 의원들이 반대를 찍거나 기권을 했다면 찬성이 107명이 됐겠죠. 당시 출석 과반수가 112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국회법 개정안 표결은 무산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새누리당의 내부 갈등이 자승자박을 초래할 단초가 됐는데요. 넋 놓고 있던 청와대는 뒷통수 한 대 쎄게 얻어맞은 기분이었을 겁니다. 20대 국회 시작 전부터 정국 주도권을 빼앗긴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순탄하지 않을 게 뻔합니다. 결국 궁지에 몰린 정부가 빼든 카드는 '대통령 거부권'이었는데요.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