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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노동개혁

"우리나라 백수 얘들은 착해요. TV 보니까 프랑스 얘들은 일자리 달라고 다 때려 부수던데, 우리나라 백수 얘들은 다 지 탓인 줄 알아요. 자기가 못나서 그런 줄 알고. 다 정부가 잘못해서 그런 건데"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에서 삼류건달 동철이 옆집 취업준비생에게 한 말입니다.

혁명의 나라, 시위의 나라 프랑스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시위에 17만 명이 참가하며, 광장에선 연일 밤샘 시위를 벌이는 등 정부의 ‘친기업적 노동법 개정안’에 대한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거셉니다.

Yann Caradec, flickr (CC BY)

노동개혁의 딜레마

프랑스는 1789년 대혁명으로 자유, 평등, 박애라는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인식을 정립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노동자에 대한 권리 보호도 어느 나라보다 높습니다. 노동법전이 현재 총 3,809쪽에 달하죠.

노동법 개정을 주창하고 나선 건 줄곧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주장해왔던 진보 정당의 입이었습니다. 그만큼 이번‘노동법 개정안’에는 경제 위기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고심이 담겨있습니다.

프랑스는 각종 경제위기를 모범적으로 극복한 나라로 평가됩니다. 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프랑스를 "부러운 생활수준이다. 불평등이 과도하지 않고, 지나친 고통 없이 금융위기를 헤쳐왔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실질적 경제 지표들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먼저 프랑스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0.5%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성장률은 2.8%에 불과합니다. 실업률 또한 유럽연합의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높습니다. 프랑스의 평균 실업률은 10.2%이며, 청년 실업률은 24.6%에 달합니다.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자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의 원인을 '경직된 노동시장'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과도한 노동시장 규제가 프랑스 청년층과 계약직 일자리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정부와 기업은 주장합니다.

즉 기업들은 상황에 따라 인원을 조정하기 힘드니 아예 고용을 늘리지 않고, 사람을 채용하더라도 임시직만 쓴다는 겁니다. 현재 프랑스 신규 고용의 무려 80%는 3개월 이하 임시 계약직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한 번 비정규직이 되면 정규직이 될 가능성도 요원합니다. 임시직 근로자 중 3년 안에 정규직으로 편입되는 사람은 5명 중 1명꼴로 영국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프랑스 정부는 고용에 있어 기업의 부담을 덜어준다면 고용률은 올라가고, 일자리를 얻은 노동자들의 소득은 안정되고, 소비가 늘어나면 기업들이 다시 생산과 투자를 늘리고 고용도 하는 경제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있습니다. 마냥 허황한 주장이라고 치부하기는 힘듭니다.

독일 역시 진보 성향의 사회당 집권 시절 '노동시장 유연화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기업의 임시직 고용을 위한 활로를 열어주고, 소득이 월 400유로 이하인 미니잡 등 신규 일자리 창출을 장려했습니다.

다행히 독일의 실업률은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낮은 임금을 바탕으로 독일은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고,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습니다.

물론 통일 후유증 극복, 유로존 통합으로 인한 통화 혜택 등의 다양한 요소가 독일 경제를 견인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오히려 노동개혁으로 인해 노동시장 양극화가 더 심해졌고 노동자들의 실질적 삶의 질은 하락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프랑스식 노동개혁 "해고는 쉽게, 노동시간은 길게"

지난 5월 1일,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인 노동총동맹(CGT)과 노동자의힘(FO) 주도로 노동절 사회당 정부의 '친기업적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집회에는 연일 '밤샘 시위'를 이어온 대학생들도 함께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취업과 관계가 먼 10대들마저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노동절 단 하루 동안, 8만4천 명이 집회에 참여하는 등 ‘친기업적 노동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프랑스 전국을 달궜습니다.

시위에 참여한 노동자와 학생은 "협상 불가! 노동법 개정안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해나갔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위 참가자들과 경찰 간 충돌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한 파리지엔의 말에 의하면 “40년간 메이데이 행진을 봐 왔지만, 최루탄이 날아든 건 처음이다”라고 말할 만큼, 노동법을 둘러싼 갈등은 첨예해 지고 있습니다.


노동자뿐만 아니라 고등학생까지 길거리로 나와 반대하고 나선 '노동법 개정안'.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걸까요? 한마디로 "해고는 쉽게, 노동시간은 길게"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왠지 모르게 눈에 익은 내용입니다만...

진보 성향의 사회당 정부는 10%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을 해소하기 위해 △쉬운 해고 △근로시간 확대 △노조 영향력 약화 이상 세 가지 내용을 주 골자로 하는 노동법 개정안을 내놓았습니다.

개정안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먼저 근로시간을 대폭 늘리도록 계획돼 있습니다. 프랑스는 2000년 일자리를 늘린다는 명분으로 임금 삭감 없이 법정 근로시간을 주당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줄였습니다. 일자릴 나누기의 일환이었죠. 하지만 일자리 나누기 효과는 없이 기존 노동자들에게 초과근무 수당만 더 주는 제도로 변질됐다고 기업들은 불만을 토로합니다. 따라서 '주 35시간 근로제'를 최대 주 46시간까지 늘리되, 각 기업 단위에서 노사합의로 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개정법이 시행되면 노조의 협상력은 약화됩니다. 지금은 노조가 조합원의 30% 이상을 대변하면 노사협상 결과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개정안은 이 기준을 50%로 올려 놓았습니다.

만약에 50% 이상을 대변하지 못할 경우 기업은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투표할 수 있으며, 노조는 그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프랑스 노동계는 노조의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의도라며 저항하고 있습니다.

근무시간은 늘지만, 연장근무수당은 줄어들게 됩니다. 현행 노동법에서는 초과근무 수당의 할증률이 최소 25%이지만 개정안은 이를 최소 10% 이상으로 낮췄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해고 요건과 절차도 간편해집니다. 직원을 해고하려면 기업이 경영상 치명적 위기와 같은 '경제적인 이유'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법원에 증명해야 합니다. 반면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업은 요건이 대폭 완화돼, 일감이 줄거나 영업이익이 감소하면 직원들을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게 됩니다.

노동개혁의 딜레마

프랑스는 1789년 대혁명으로 자유, 평등, 박애라는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인식을 정립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노동자에 대한 권리 보호도 어느 나라보다 높습니다. 노동법전이 현재 총 3,809쪽에 달하죠.

노동법 개정을 주창하고 나선 건 줄곧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주장해왔던 진보 정당의 입이었습니다. 그만큼 이번‘노동법 개정안’에는 경제 위기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고심이 담겨있습니다.

프랑스는 각종 경제위기를 모범적으로 극복한 나라로 평가됩니다. OECD는 최근 보고서에서 프랑스를 "부러운 생활수준이다. 불평등이 과도하지 않고, 지나친 고통 없이 금융위기를 헤쳐왔다"고 평가합니다.

하지만 실질적 경제 지표들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먼저 프랑스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0.5%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성장률은 2.8%에 불과합니다. 실업률 또한 유럽연합의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높습니다. 프랑스의 평균 실업률은 10.2%이며, 청년 실업률은 24.6%에 달합니다.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자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의 원인을 '경직된 노동시장'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과도한 노동시장 규제가 프랑스 청년층과 계약직 일자리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정부와 기업은 주장합니다.

즉 기업들은 상황에 따라 인원을 조정하기 힘드니 아예 고용을 늘리지 않고, 사람을 채용하더라도 임시직만 쓴다는 겁니다. 현재 프랑스 신규 고용의 무려 80%는 3개월 이하 임시 계약직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한 번 비정규직이 되면 정규직이 될 가능성도 요원합니다. 임시직 근로자 중 3년 안에 정규직으로 편입되는 사람은 5명 중 1명꼴로 영국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프랑스 정부는 고용에 있어 기업의 부담을 덜어준다면 고용률은 올라가고, 일자리를 얻은 노동자들의 소득은 안정되고, 소비가 늘어나면 기업들이 다시 생산과 투자를 늘리고 고용도 하는 경제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있습니다. 마냥 허황한 주장이라고 치부하기는 힘듭니다.

독일 역시 진보 성향의 사회당 집권 시절 '노동시장 유연화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기업의 임시직 고용을 위한 활로를 열어주고, 소득이 월 400유로 이하인 미니잡 등 신규 일자리 창출을 장려했습니다.

다행히 독일의 실업률은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낮은 임금을 바탕으로 독일은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고,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습니다.

물론 통일 후유증 극복, 유로존 통합으로 인한 통화 혜택 등의 다양한 요소가 독일 경제를 견인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오히려 노동개혁으로 인해 노동시장 양극화가 더 심해졌고 노동자들의 실질적 삶의 질은 하락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