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Story

정부, 설탕과의 전쟁

Andrei Niemimäki, flickr (CC BY)

“조준목표가 너무 달콤합니다” 정부, 설탕과의 전쟁 선포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1차 당류저감 종합계획(2016~2020)'을 발표했습니다. 2020년까지 가공식품(우유 제외)으로 섭취하는 당류 비율을 하루 열량의 10%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겁니다. 이 10%라는 기준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비율에 따른 건데요. 이에 따르면 하루에 총 2000㎉를 섭취하는 성인에게 적당한 당류 섭취 기준치는 약 200㎉입니다. 당 50g에 해당하는 것으로, 3g짜리 각설탕 16.7개입니다.

식약처, “그 힘든 걸 해냅니다, 제가”


식약처가 이번 계획을 내놓은 배경에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달달하게 먹는 습관을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죠. 식약처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 국민의 평균 가공식품 당류 섭취량은 8.9%입니다. 앞서 WHO가 제시한 기준치인 10%에 미치지 못하는 비율이긴 합니다.

문제는 이 수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젊은층은 이미 이 비율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점입니다. 전체 국민부터 살펴보면 전국민의 평균 당류 섭취는 꾸준히 늘어서 올해 10%를 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젊은층의 경우는 더 심각한데요. 어린이·청소년·청년층에 해당하는 3∼29세는 2013년에 이미 10%를 넘겼고, 2명 중 1명이 섭취기준을 초과해서 당류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개선코자 식약처는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당류 줄이기 교육, 국민 스스로 섭취량을 관리할 수 있도록 ‘칼로리 코디’앱 제공, 음료·과자 등의 식품유형군에 당류 비율 표시, 커피전문점의 디저트 및 자판기 음료에 자율적으로 당류 표기하기 등 다양한 계획을 내놨습니다.

설탕, “멜로하고 싶은데 블록버스터네요”


설탕과의 전쟁, 어떻게 보십니까. 찬반논란이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있습니다. 찬성의견부터 볼까요. 찬성 측에서는 설탕이 각종 성인병의 원인임을 지적합니다. 당류 섭취량이 하루 열량의 10%를 초과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비만 위험이 39%, 고혈압은 66%, 당뇨병은 41% 각각 높다는 분석이 근거인데요. 우리나라가 지출하는 비만 관련 의료비가 연간 4조 3454억 원, 당뇨병 관련 진료비는 1조 8000억 원에 달한다고 하니, 비용적 측면에서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죠. 더불어 ‘쿡방’ 열풍에 따라 설탕과잉섭취에 무감해진 현실도 설탕과의 전쟁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힙니다.

자유주의적 관점에 따라 반대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왜 정부가 국민의 입맛까지 규제하는가’란 주장입니다. 짜지 않게, 달지 않게 먹는 게 좋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겠죠. 그럼에도 ‘종합계획’ 같이 관료주의적인 접근은 국민을 계도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과 같다는 얘깁니다. 1970년대 혼·분식 장려 운동을 보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네요.

계획 자체는 찬성하지만 이번 조치는 미흡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와 대한비만학회는 설탕을 줄이기 위한 국가적 접근이 필요하지만, 이번 대책은 목적을 달성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개개인이나 식품업체의 ‘자율’에 맡긴 부분이 커 실효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영국 등 선진국들이 ‘설탕세’를 도입하는 등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음을 떠올리면, 이번 계획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사람들 입맛만큼이나 의견도 다양한 것 같습니다. 어떠신가요. 설탕, 당신에겐 아군인가요, 적군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