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 Stories

쟁점법안 처리 난망

제공=포커스뉴스

선거구 획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으로 19대 국회 "사실상 마무리"

2일과 3일 새벽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이 통과됐습니다. 남은 5개의 쟁점법안은 사실상 20대 국회의 몫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선거구 획정안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남은 쟁점법안은 서비스산업발전법, 노동개혁 4법(근로기준법, 파견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입니다. 해당 법안들은 모두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새누리당은 2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3월 10일 전에 다시 한 번 본회의를 열고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에서 “남은 임시국회 동안 민생, 경제, 일자리 법안 처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노동개혁과 서비스산업 육성을 비롯해 우리 경제 체질을 개혁하고 수십만 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혁신과제가 아직도 기득권과 정치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법안 처리를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대 국회의 입법 활동은 지난 2, 3일의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이 이어집니다. 상임위에 계류된 쟁점법안에 대한 여야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고, 상임위 통과 후에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고려하면 2월 임시 국회 안에 처리하기엔 물리적으로 역부족이라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4.13 총선을 약 한 달여 앞두고 각 당이 경선 및 총선 체제에 돌입해, 지도부의 법안 협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집니다.

4.13 총선 이후 임시 국회를 열고 법안을 처리하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총선 결과에 따라 소집 여부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임시 국회 개회 여부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나머지 쟁점법안은 20대 국회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말 많고 탈 많은' 쟁점 법안은 무엇?

최근 선거구획정안과 9개 쟁점법안을 사이에 둔 정치권 갈등이 거셉니다.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하면 성을 갈겠다”는 발언까지 했는데요. 문제의 9개 법안은 무엇이고, 왜 통과되지 않고 있는 걸까요?

선거구획정안


국회가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축소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이행하지 못하면서 2016년 1월 1일 0시부터 현행 선거구가 모두 증발했습니다. 20대 총선을 3달여 앞두고 후보 등록을 하지 못한 예비후보들의 소송이 빗발치지만, 여야는 아직도 선거구획정안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새누리당은 현행 『지역구 246석+비례대표 54석』인 국회의원 정수를 『지역구 253석+비례대표 47석』으로 줄이는 안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축소를 받아들이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선거연령 하한을 18세로 조정하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요. 룰에 따라 예상 의석수가 갈리는 탓에 논의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선거구 헌법불합치」 자세히보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청와대와 정부가 입법을 요구한 ‘경제활성화법’ 중 하나입니다. 이 법안은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 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 수립 ▲서비스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지원, 세제지원 제공 ▲서비스기업 국외 진출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데요.

더불어민주당은 이 법안이 ‘의료 영리화’의 발판으로 이용될 수 있으므로 법안이 정의하는 ‘서비스산업’의 범위에서 의료·보건 분야를 제외하고, 의료공공성을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경제활성화법」 자세히보기)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원샷법은 기업이 인수·합병(M&A) 등 사업 재편을 활발히 추진할 수 있도록 상법과 공정거래법의 특례 패키지를 제공하는 법안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안 적용대상에서 공급과잉 업종 외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원샷법이 재벌에 특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입니다. 또한, M&A의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소수 주주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며 일부 조항의 절충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원샷법」 자세히보기)

북한인권법


북한인권법은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을 위한 법안입니다. 미국이 2004년, 일본이 2006년에 도입했지만, 우리나라는 2005년 처음 발의된 이후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요. 주요 내용은 북한 인권 개선, 인도적 지원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외교부에 북한 인권대사 설치, 통일부에 북한 인권자문위원회 설치, 국가인권위원회에 북한 인권기록보존소 설치, 북한 인권을 위한 기금 설치 등입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북한인권법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북한 인권을 위해 노력한다”는 수준의 원칙을 고수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증진과 조화롭게 추진돼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은 북한인권법이 대북전단 살포나 기획 탈북 활동을 하는 대북 민간단체를 지원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요. 이 같은 활동이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고 북한 주민의 인권 향상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4일 성명에 따르면, 현재 북한인권법은 “북한인권 재단과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회의 구성 방식 등 지엽적인 의견 차이”를 제외하면 상당부문 이견이 좁혀진 상태라고 합니다.

테러방지법


지난해 11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IS가 프랑스 파리 테러를 감행하자,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테러방지법의 주요 골자는 대테러 컨트롤타워인 국가대테러센터 및 국가사이버안전센터를 ‘국가정보원’ 소속에 두는 것입니다. 이외에 테러 위협을 감지하기 위해 통신업자에게 감청 장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 금융정보분석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및 테러 관련 특정 금융 정보를 국정원에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개정안 등이 있습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테러방지법의 필요성에는 원칙적으로 공감했습니다. 다만 여당이 발의한 법안이 ▲국정원을 초법적 감시 기관으로 만들고 ▲인권 침해의 우려가 크며 ▲전시 상황이 아닌데도 군 병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절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테러방지법」 자세히보기)

노동5법


노동 5법은 지난 9.15 노사정 합의 이후 정부와 여당이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해 추진하는 입법안입니다.

  1. 근로기준법: 휴일근로(16시간/주)를 연장근로(12시간/주)에 포함해,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정상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축소

  2. 기간제법: ‘원하는 사람에 한해’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

  3. 파견법: 32개 업종으로 제한된 파견 허용 대상에 55세 이상 고령자와 고소득 전문직 추가

  4. 고용보험법(실업급여 기준 변경) : 실직 전 임금의 50%→60% 지급 / 지급 기간 90~240일→30일 연장

  5. 산업재해보상보험법: 통근버스 출퇴근에만 적용되는 산재보험을 대중교통과 도보 출퇴근까지 확장

더불어민주당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대한 이견이 크지 않습니다. 다만, 파견법과 기간제법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불법 파견을 용인하는 법안으로,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을 악화시키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나머지 3개 법안만 우선 처리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초 새누리당은 노동5법 일괄처리 원칙을 고수했으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3일 대국민담화에서 기간제법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자고 한 발 물러섰습니다.

(▷▷「노동시장 구조개혁」 자세히보기)

여·야가 결론 못 낸다면 국회의장에게

국회에서 쟁점법안 교착 상태가 지속되자, 청와대가 직권상정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경제 관련 법안을 우선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 건데요. 정의화 국회의장은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왜 못한다는 걸까요?

지난달 15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정의화 국회의장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정 의장을 찾은 현 수석은 “국민이 원하는 법을 먼저 통과시켜주고, 선거법을 (나중에)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대화 내용을 밝혔는데요. “국민이 원하는 법”이란 노동 5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테러방지법을 가리키며, 청와대는 이들 법안을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해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그러나 정의화 국회의장은 바로 다음 날 기자회견을 열고 “(직권상정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고 항변했습니다. 국회법 85조(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의장이 법안의 심사기일을 지정할 수 있는 경우는 ▲천재지변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하는 경우로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정 의장은 “지금 경제 상황을 전시나 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보는 데에 동의할 수 없으며, 법률 자문 전문가들의 의견도 그렇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오히려 청와대가 처리를 미뤄달라고 요구한 선거구획정안에 대해선 “선거구가 없어지는 것은 입법 비상사태로 지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나름의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과의 16일 오찬자리에서 “법안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서 내년 각종 악재를 이겨내기 위한 대비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요즘은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말하며 거듭 법안 처리를 압박한 겁니다.

정 의장은 지난달 18일 故 이만섭 전 국회의장 영결식에서 “투철한 신념과 원칙으로 어렵게 지켜내신 의회민주주의와 삼권 분립이 흔들리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의장님 빈자리가 더욱 커 보인다"며 청와대의 직권 상정 요구를 ‘삼권분립 훼손’에 비유했습니다.

국회의장이 결론 못 낸다면 국민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쟁점법안 처리를 위해 거리로 나갔습니다. 지난달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압박한 효과가 없자, 국민에게 직접 호소한다는 전략을 펼친 건데요. 대통령 대 국회의 프레임을 국민 대 국회 프레임으로 변경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 13일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에서 이미 ‘국민’이 등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쟁점법안 처리에 국민이 직접 나서주길 호소했고, 20대 총선에 대한 ‘국민 심판’ 카드도 내보였습니다.

“이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도 아니고 국회를 움직이는 정치권도 아니다. 바로 국민 여러분이다. 우리 가족과 미래 후손을 위해 여러분이 앞장서서 나서주길 부탁한다”

“진실한 사람이란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국회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20대 국회는 19대 국회보다 나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 일주일 후, 박 대통령은 직접 거리로 나섰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가 주도하는 ‘민생 구하기 입법촉구 1,000만 서명운동’에 직접 서명한 겁니다. 해당 서명운동은 교착상태에 빠진 국회에 서비스산업발전법,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 노동 5법 입법을 압박하는 운동입니다.

박 대통령은 서명 후 “얼마나 답답하면 서명운동까지 벌이겠는가”라며 “힘을 보태주려고 참가하게 됐다”고 서명의 변을 밝혔습니다.

대 국회 서명운동에 직접 참여한 박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오죽하면 그러겠느냐’는 평가가 나옵니다. 야당과 국회의장을 설득할 수 없자, 대국민 현실 정치로 노선을 변경했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국회를 제대로 설득해보지도 않고 대의민주주의를 무력화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국정을 총괄하고 지휘할 책임을 망각한 것”이라며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에 자주 있었던 관제 데모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경제인 단체와 대기업들도 국회 압박에 나섰습니다. 삼성그룹은 18일부터 서초사옥 앞에 서명 부스를 설치했고, LG그룹은 21일부터 임직원들에게 온라인으로 서명 참여를 독려하기로 했습니다.

원샷법·북한인권법 처리 무산

기업활력제고법(이하 ‘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을 처리하기로 한 29일 본회의가 무산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선거구획정안을 우선 처리하자고 요구했기 때문인데요. 새누리당은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거대책위원장의 합의 파기를 강력하게 비난하며,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촉구할 방침입니다.

지난 23일, 여야 지도부는 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을 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29일 본회의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원샷법은 지난 26일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북한인권법은 법안 제2조 2항 문구 중 “함께”라는 단어의 위치에 대한 여야의 의견 차이로 상임위에 계류 중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의원총회를 열고, 새누리당에 원샷법과 선거구 획정의 연계 처리를 요구했습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원샷법에 대한 강경론이 제기됐고, 경제민주화의 아이콘인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처음 통과시키는 법이 원샷법이어서는 안된다는 말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일 중요한 법안이 사실 선거법”

“그래서 선거법을 1차적으로 처리하고 그다음에 그동안 합의했다는 원샷법을 처리해도 큰 무리가 없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장, 29일

새누리당은 야당의 ‘합의 파기’를 강력하게 비난했습니다. 선거법 연계는 기존 합의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 야당이 일방적으로 선거법 처리를 주장하며 합의를 파기했다는 겁니다.

새누리당은 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을 처리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근거로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촉구할 방침입니다.

"先민생 後선거" vs "선거법 인질극"

헌정사상 초유의 선거구 공백 사태가 40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선거구 획정안이 쟁점법안 처리의 '볼모'가 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야는 이미 큰 틀에서 선거구 획정에 대한 의견 접근을 이룬 상황입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더민주)는 지역구를 7석 늘리고 비례대표석을 줄이는 ‘253석+47석’에 잠정적으로 합의했습니다. 더민주는 선거구 획정안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주장을 철회했습니다. (정의당은 아직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남은 쟁점은 시도별 증감 의석 배치, 선거구 획정을 위한 인구 산정 기준 시점 결정 등 지엽적인 조정 사항입니다. 원내 의석수가 달린 만큼 여야의 수 싸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는 진짜 이유는 쟁점법안을 사이에 둔 여야의 ‘샅바 잡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5일 원내 대책회의에서 “선거구 획정만 하고 다른 법안은 처리하지 않는 그런 19대 국회는 있을 수 없다”며 “선 민생, 후 선거가 우리 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 뒤에는 선거구 획정안을 지렛대로 활용해 야당에 7개 쟁점법안 처리를 압박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또한 반대로, 선거구획정안을 먼저 처리하면 야당 측이 쟁점법안 처리에 협조할 유인이 줄어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더민주는 '선거구 우선 획정'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쟁점법안 처리를 압박할 수 있는 선거구 카드를 새누리당의 손에서 일찍 빼오기 위함입니다. 원샷법은 결국 지난 4일 처리됐지만, 더민주는 한 때 선거구 획정 없이는 원샷법을 처리할 수 없다며 기존 약속을 뒤집기도 했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1일까지 여야가 선거구 획정 합의안을 내놓지 못하면, 국회의장의 직권으로 253+47석 안을 선거구획정위에 보낼 방침입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10일 오후, 쟁점법안과 선거구 획정을 논의하기 위한 3+3 회동에 나섰습니다.

선거구 획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으로 19대 국회 "사실상 마무리"

2일과 3일 새벽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이 통과됐습니다. 남은 5개의 쟁점법안은 사실상 20대 국회의 몫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선거구 획정안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남은 쟁점법안은 서비스산업발전법, 노동개혁 4법(근로기준법, 파견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입니다. 해당 법안들은 모두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새누리당은 2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3월 10일 전에 다시 한 번 본회의를 열고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에서 “남은 임시국회 동안 민생, 경제, 일자리 법안 처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노동개혁과 서비스산업 육성을 비롯해 우리 경제 체질을 개혁하고 수십만 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혁신과제가 아직도 기득권과 정치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법안 처리를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9대 국회의 입법 활동은 지난 2, 3일의 본회의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이 이어집니다. 상임위에 계류된 쟁점법안에 대한 여야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고, 상임위 통과 후에도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고려하면 2월 임시 국회 안에 처리하기엔 물리적으로 역부족이라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4.13 총선을 약 한 달여 앞두고 각 당이 경선 및 총선 체제에 돌입해, 지도부의 법안 협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집니다.

4.13 총선 이후 임시 국회를 열고 법안을 처리하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총선 결과에 따라 소집 여부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임시 국회 개회 여부가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나머지 쟁점법안은 20대 국회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