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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북한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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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응수는 남북관계 전면 단절

지난 8일, 우리 정부는 금융 제재와 해운 통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독자 대북 제재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빠르고 강렬했는데요. 10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정부의 독자 제재 추진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사람들은 《돈줄》이니 뭐니 하며 북남관계를 모조리 차단한 괴뢰들의 광대놀음에 조소를 금치 못하며 침을 뱉고있다. 이번 《제재》발표놀음은 우리의 주체탄,통일탄폭음에 완전히 얼혼이 나간 역적패당의 단말마적발악이며 스스로 섶을 지고 불속에 뛰여드는 정신병자들의 어리석은 망동이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 중

단순 비난뿐만이 아닙니다. 북한은 대변인 담화에서 남북 경제협력, 교류사업과 관련한 모든 합의를 무효로 하고, 북측 지역 내, 즉 개성공단에 있는 입주 기업 공장 시설과 기관 사무소들을 완전히 청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청산’ 조치는 그동안 동결했던 개성공단 내 우리 자산들을 모두 처분하겠다는 의미로 이는 곧 개성공단을 없애버리겠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번 북한의 조치는 곧 남북관계의 전면 단절을 뜻합니다. 북한이 국제 사회 차원이나 우리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대북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마당에 교류를 통한 국면 돌파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른 북한의 반(反)정부 대남공세와 군사적 도발은 점차 거세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9일 ‘핵탄두 경량화’를 발표하며 관련 사진을 함께 공개했고, 하루 만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 상에 발사했는데요. 오는 4월 30일까지 역대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되어 있어, 북한의 도발은 계속 그 수위를 높여갈 전망입니다.

북한의 네 번째 핵실험

미국 지질조사국(USGS),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 중국지진센터, 기상청 등에 따르면 6일 오전 10시 30분 북한 양강도 백암군 승지백암에서 19km, 길주 북서쪽 48km, 청진 남서쪽 약 80km 떨어진 지역에서 규모 4.8(기상청 기준)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지진 진원의 깊이가 0km이며, 진앙지가 북한 함경북도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이기 때문에 이번 지진의 원인이 핵실험 등을 포함한 폭발로 인한 것이라는 추측이 오갔습니다.

​지진 관측 이후 약 2시간 뒤인 오후 12시 30분, 북한 조선중앙TV는 특별 중대방송 형식으로 자신들이 '수소탄 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지난 2006년, 2009년, 2012년에 이어 4차 핵실험을 진행한 셈입니다.

포괄적핵실험금지기구(CTBTO)의 국제감시시스템이 관측한 지진 발생 지점 - 위도 41.27, 경도 129.10

​다만, 이번 북한의 핵실험이 원자폭탄의 수십 배 위력을 지닌 수소폭탄 실험이 맞는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중국 포털 사이트 중국 신랑망(新浪∙Sina.com)은 이론적으로 규모 5.0의 지진은 TNT 폭약 2만2천t(22kt)의 폭발량과 맞먹으며, 이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이번 핵실험에 사용된 폭탄을 수소폭탄으로 보기에는 지진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일반적인 수소폭탄의 위력은 TNT 폭약 100만t(1Mt∙메가톤) 수준입니다.

​현재 한국, 미국, 일본 등은 북한의 수소탄 성공 여부 파악과 더불어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데 정신없는 모습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강력한 국제적 대북제재 조치 등을 통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미국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이 지역 우방국과 긴밀한 협력 하에 현재 상황을 계속 분석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북한의 주장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어떠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도 규탄하며 북한이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아베 총리 또한 북한 핵실험 소식이 알려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실험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 강하게 비난한다. 지금까지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핵 비확산 노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라고 말하며 북한의 핵실험을 심각한 도발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더불어 우리 정부의 소집 요청에 따라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현지시간으로 6일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인데요. 이 자리에서 안보리 이사국들은 북한의 결의안 위반에 따른 추가 대북제재를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핵실험 받고, 확성기 방송 쏜다

​지난해 8월 남북은 공동보도문 6개 항에 합의하며 최고조에 달한 갈등 국면을 타개했는데요. 남북이 합의한 6개 항 중 하나가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터 중단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우리 측은 합의에 따라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군은 8일 정오를 기해 최전방 11곳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이라는 ‘비정상적인 사태’를 일으켰기 때문인데요.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8.25 남북 공동보도문 합의가 파기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확성기 방송에는 고정식 확성기 10여 대와 고성능 이동식 확성기 6대가 투입된다고 합니다. 우리 군은 대북심리전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불규칙한 방송을 진행할 예정인데요. 확성기 방송은 심리전 FM 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송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일기예보, 라디오, 드라마, 최신가요 등과 같은 연성 콘텐츠도 함께 포함한다고 합니다.

​확성기 방송 재개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32번째 생일에 맞춰 이뤄졌습니다. 더불어 방송 내용 중 북한 체제를 직접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북한이 강한 반발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군은 만일에 있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확성기 시설 지역의 경계 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으며, 감시 태세도 강화했습니다. 또한, 확성기를 운영하는 장병들의 안전을 위해 음향 송출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확성기 주변에 은엄폐 시설을 구축해놓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안보리 대북 제재'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분주해졌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습니다. 안보리는 긴급 이사회에서 앞으로 “추가적인 중대한 조치(further significant measures)”를 취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안보리는 아래에 설명할 세 영역의 대북 제재에 집중합니다. 모두 북한이 가지고 있거나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대량파괴무기(WMD)의 생산∙판매∙중개 등을 막는 것과 관련 있습니다.

첫째는 금수 조치(Embargo)입니다. 이 조치는 북한이 핵미사일, 생화학무기, 중장거리미사일 등의 대량파괴무기와 관련한 금수 품목의 공급, 판매, 이전, 중개할 수 없도록 막는 내용입니다.

둘째는 화물 검색, 선박∙항공기 차단입니다. 안보리 대북 제재에 참여한 국가들은 제재 결의에 위반되는 화물을 실은 선박의 입항, 항공기의 이착륙을 거부할 수 있으며, 항공기가 자국 영공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결의 위반 품목이 담겨 있거나 담겨 있을 것으로 의심받는 화물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금융 제재입니다. 안보리 대북 제재 참여국들은 대량파괴무기, 대북 제재 결의 위반 활동과 관련한 금융 서비스를 북한에 제공하지 말아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이러한 안보리 대북 제재는 대량파괴무기의 확산을 막는 데 초점 맞춰져 있을 뿐, 북한 정권 붕괴 등을 부추길 만큼 파괴력이 있지는 않습니다. 이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내에 중국과 러시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을 원하지 않는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여론에 호응하되, 북한에는 큰 타격이 가지 않을 수준의 대북 제재안을 원합니다. 만약 대북 제재 수위가 너무 높다고 생각되면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특권인 ‘거부권’을 행사합니다. 따라서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은 항상 적당한 선에서 채택될 수밖에 없습니다.

새롭게 나올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북 원유 공급 전면 중단이나 제3자 제재(Secondary boycott) 등의 강력한 제재 방안을 포함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재 방안은 북한 김정은 정권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확률은 100%에 가깝죠. 여기서 제3자 제재란 북한과 금융 거래를 하는 제3국의 은행이나 기업을 제재하는 방식인데요. 이는 중국의 반대뿐만 아니라 국제법 위반 소지까지 있어 원유 공급 전면 중단보다 더 현실성 없는 제재라는 평을 듣곤 합니다.

‘적당한’ 수준의 제재에 웃는 이가 있다면 화나는 이도 있는데요. 한미일 3국은 미지근한 안보리 대북 제재가 답답한듯 독자 제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현재 의회에서 계류 중인 대북 제재 강화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으며, 일본 역시 대북 송금, 현금 반출 등의 제한을 강화하는 독자적인 대북 제재안을 검토 중입니다. 더불어 한국은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이후 미국과 공조하는 형태로 독자 제재를 진행할 전망입니다.

합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

대북제재를 놓고 벌어진 미국과 중국의 끝장토론, 끝장을 보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지난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과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외교장관 회담을 했는데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양국의 외교 사령탑이 처음 만나는 자리였기 때문에 이날의 회담은 전 세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날 오전 9시 45분(현지시간)께 시작된 회담은 무려 5시간이 지나서야 끝났습니다. 오전 11시 30분으로 예정된 공동 기자회견은 오후 3시 45분에야 시작됐죠. 다만 긴 회담 시간이 무색하게 결과는 별것 없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대북제재에 대한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는데요.

케리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유엔의 새 제재안에 대해 합의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양국이 대북제재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사실상 어떠한 구체적 합의에도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이번 회담에 대한 외교가의 평가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중국이 안보리 대북 제재 수위를 높이는데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국제사회에 큰 위협이 되는 북한에 징벌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주장이었죠. ‘북중 간 교역 부분'이 유엔이 새롭게 취할 수 있는 대북 제재 영역이라며 아주 구체적으로 중국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특별한 능력을 믿는다."

"모든 국가와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국가들은 그런(북한의) 위험에 대처할 의무가 있다."

"북한의 핵 개발은 전 지구적 도전이자 전 세계에 대한 위협이다. 미국은 미국과 전 세계 우방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것이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중국 왕 부장은 추가적인 대북제재는 동의하지만, 미국이 원하는 강경하고 징벌적인 제재는 참여할 뜻이 없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중국은 자신들의 전략적 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이 대북제재에 지나치게 휘둘려 정치∙경제적 혼란을 겪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를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 ‘한반도 문제 3대 원칙’인데요.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안정이라는 3가지 원칙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진다면 대북제재에 동참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지나친 제재로 인해 북한이 협상장에 오르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에 어긋난다고 보는 것이죠. 이번 미-중 회담에서도 중국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도록 북한을 촉구하거나 압박하는 수준에서 대북제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핵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하며, 그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새로운 핵실험에 대한 '필요한 반응'을 보여줘야 한다. 동시에 제재는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이 아니며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반도 핵 문제를 협상의 궤도에 되돌려 놓는 것이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중국이 대북제재 수위를 합의하지 못하면서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고강도 대북제재가 현실이 될 확률은 희박해졌습니다. 케리 장관은 협의를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중의 견해차가 워낙 큰 상황이라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북한의 새해 선물은 장거리 미사일...?

북한이 새해를 기념해 국제사회에 보낸 선물은 ‘미사일’이었습니다. 7일 오전 9시 30분,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는데요. 4차 핵실험을 하고 한 달만에 국제사회를 향한 강력한 도발을 감행한 셈입니다.

앞서 북한은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에 오는 8일~25일 사이에 ‘광명성’으로 명명한 ‘지구관측위성’을 발사한다고 통보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6일 북한은 갑작스레 발사 예정일은 7일~14일로 수정해 통보했는데요. 그리고 바로 다음 날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단순 위성 발사가 무슨 그리 큰 대수냐?”라고 할 수 있지만, 미사일에 위성 대신 핵탄두를 탑재하면 이는 사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다를 바 없습니다. 때문에 국제사회는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뜯어말리는 와중에도 꾸준히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해왔습니다. 북한이 2012년 12월에 발사한 은하 3호의 인공위성 ‘광명성 3호’를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주장하면서 국제사회는 긴장했는데요. 아직 광명성 3호의 흔적이 지구 궤도 어디에서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북한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1, 2단 추진체의 잔해가 예상 구역에 떨어진 것은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접어들었음을 방증합니다.

그리고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더욱 경계할 만합니다. 북한은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을 ‘광명성호’이며, 미사일에는 ‘광명성 4호’라는 인공위성이 탑재돼 있다고 주장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오후 12시 30분 특별 중대보도를 통해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를 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완전히 성공했다’고 밝혔죠.

아직 한미 정보 당국의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현재 정황으로는 이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이 미사일의 1단 추진체, 페어링, 2단 추진체 분리까지 모두 성공했다고 발표했으며, 한미 양국은 공동 1차 조사 결과 북한의 위성 또한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단순 위성체를 궤도에 올려놓은 것만이 아니라, 장거리 미사일의 성능이 전체적으로 좋아졌을 가능성 또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동창리 발사대의 길이가 50m에서 67m로 늘어난 것을 근거로 광명성호의 사거리가 1만3천여km로 늘었으리라 추정했습니다. 지난 2012년에 발사한 은하 3호의 사거리가 1만여km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발전인 셈인데요. 특히 1만3천여km란 사거리는 미국 동부 지역까지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미국은 이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더욱 신경 쓰는 눈칩니다.

현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 제재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또다시 도발 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강력한 도발을 통해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현재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로 북미관계 정상화를 이루고 핵보유국 지위도 인정받은 다음,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경제 발전을 추구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어쭈? 이래도 꿈쩍 안 한다고?”라는 태도로 오기를 부린다면 5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시나리오도 영 설득력이 없는 건 아닙니다.

북한 국제사회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제사회와 한미일 3국 또한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미일 3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공동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국제사회는 현재 논의 중인 대북제재안에 더욱 강력한 제재를 얹는 방법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일본 아베 총리는 현재 추진 중인 단독적인 북한 대북 제재 논의를 더욱 빨리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며, 한미 군사 당국은 북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최대 규모의 훈련을 올해 내에 실시하고, 미국 전략자산 전개를 통한 연합 무력시위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 국방부는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THAAD)'의 주한미군 배치를 공식 협의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례 없이 강력한' 대북 제재가 도착했습니다.

지난 24일, 미국과 중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 내용에 합의함에 따라 '전례 없이 강력한' 대북 제재가 머지않아 시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음날인 25일, 유엔 안보리는 전체회의를 열어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 내용을 회람했는데요.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전체회의 직후 결의안 초안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결의안 내용을 살펴보면 확실히 제재 수위가 그 전보다 높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존 대북 제재는 더욱 강화되고, 새로운 대북 제재 요소들이 추가됐는데요. 다만, 북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카드로 평가받던 ‘원유 공급 차단’, ‘세컨더리 보이콧’과 같은 제재들은 중국의 반대에 부딪혀 결의안에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의안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화물


▪︎ 의심 화물을 선적한 경우에만 했던 북한의 수출입 화물 검색을 모든 화물로 확대

▪︎ 금지, 불법 물품을 실었거나 연관된 것으로 의심되는 모든 항공기, 선박의 착륙∙기항 금지

군수


▪︎ 군수 물자로 볼 수 있는 항공유, 로켓 연료의 북한 수출 금지

▪︎ 대량살상무기와 유엔 재래식 무기 등록제도상의 7대 무기(전차, 장갑차, 대포, 전투기, 공격용 헬기, 전함, 미사일)뿐만 아니라 소형 무기 또한 북한 수출입 금지 품목에 포함. 사실상 북한의 모든 재래식 무기를 금수 조치

​광물


▪︎ 북한의 ​금, 티타늄 광석, 바나듐 광석, 희토류 등 광물 수출 금지. 단 석탄, 철, 철광석 수출은 ‘생계 목적’에 한해서 수출 허용

금융


▪︎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한 북한의 개인 17명, 기관 12곳 등에 대한 추가 제재(개인은 유엔 회원국 방문 시 비자 발급이 금지될 수 있고 입국 시 추방 조치 가능, 기관은 자산 동결 가능)

▪︎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등 북한의 불법행위과 관련한 북한 정부, 노동당 관련 단체의 자산 동결 가능

▪︎ 북한 은행이 유엔 회원국 영토에 지점을 내거나, 대리은행 관계를 맺는 것을 금지

▪︎ 유엔 회원국 금융기관이 북한에 새로운 사무실, 자회사, 지점을 내거나 은행계좌를 개설하는 것을 금지

▪︎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서 이미 하는 금융 활동이더라고 이 행위가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에 이바지한다는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이를 중단해야 함

​계획이 암만 거창해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입니다. 지금의 대북 제재 결의안이 그렇습니다. 유엔 회원국들이 제재 이행을 철저히 할 것인지가 이번 제재의 관건인데요. 결의안 내용 대부분이 각 회원국의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유엔은 사실상 이를 강제하기 힘듭니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눈총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결의안 내용에 일단 합의해놓고, 제대로 이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현재 안보리 15개 이사국은 결의안 초안을 본국으로 보내 최종 의견을 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이사국들이 결의안 초안에 이견이 없다고 결정하면, 그 이후 초안은 결의 채택을 위한 최종 상정안(블루 텍스트)이 돼 안보리 회의에 회부됩니다. 최종 상정안이 안보리 회의에 회부되면 24시간 이후 표결이 가능하므로 이르면 27일, 늦으면 29일에 결의가 채택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북 제재 결의안 만장일치 채택

지난 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 대표가 대북 제재 결의안 2270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습니다. 이번 결의안은 유엔 역사상 비군사적인 제재 중 가장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제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결의안은 애초 2월 내에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결의안 내용을 일부 수정해달라고 안보리 측에 요구하면서 채택이 늦어졌습니다. 러시아가 요구한 수정 사항은 '북한산이 아닌 외국산 석탄이 북한 나진항을 통해 수출되는 것을 예외로 인정해줄 것', '외국에서 북한으로 돌아가는 북한 민항기에 한해 재급유를 할 수 있도록 할 것' 등이었는데요.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JTBC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수정 요구를 받아들인 이유에 대해 "러시아는 결의안의 핵심을 건드리지 않았고, 결의안의 효력을 감소시키지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결의안의 주요 내용은 지난 24일 알려진 결의안 초안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결의안은 전문 12개 항, 본문 52개 항, 5개 부속서로 구성되어 있으며, ▲북한 수출입 화물 전수 검색 ▲금지, 불법 물품 적재 항공기, 선박의 착륙∙기항 금지 ▲북한의 모든 재래식 무기 금수 조치 ▲금수 대상 사치품 품목 확대 ▲항공유, 로켓 연료의 북한 수출 금지 ▲금, 티타늄 광석, 바나듐 광석, 희토류 등 광물 수출 금지 ▲북한의 개인 17명, 기관 12곳 등에 추가 제재 ▲북한 은행이 유엔 회원국 영토에 지점을 내거나, 대리은행 관계를 맺는 것을 금지 ▲유엔 회원국에서 영업하는 북한 은행의 지점을 90일 안에 폐쇄 등의 내용이 결의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더욱 자세한 제재 내용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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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안 채택 중인 안보리 이사국

주목할만한 점은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자살동결 대상에 북한 정부와 노동당이 지정된 점, 북한의 외화벌이를 총괄하는 '39호실’이 제재 명단에 직접 명시된 것인데요. 그만큼 이번 결의안이 북한의 고위 지도층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의안이 채택됐음에도 불구하고 안보리 내에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에 대한 입장차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독자 제재, 추가 제재 등으로 통해 앞으로도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것이 한국, 미국, 일본의 입장이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제재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발판이 되어야 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러한 입장을 결의안 채택 이후에도 견지함에 따라 대북 제재 성공 여부는 중국에 달렸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중국이 손을 들어 결의안 지지를 표현한 것은 단순히 결의안 자체에 대한 약속일 뿐 아니라 결의안의 이행을 약속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국제사회의 초강경 대북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저지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국방부에 따르면 3일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6발을 발사했다고 합니다. 이번 기습 발사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에 대한 반발 행위라고 볼 수 있는데요. 우리 군은 앞으로도 북한이 추가 도발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했습니다.

안보리 대북 제재에 정부 독자 제재를 한 스푼

8일, 우리 정부가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2270호의 후속 조치로 독자적인 대북 제재안을 발표했습니다. 정부의 독자 대북 제재안 내용은 크게 금융, 화물 분야 제재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북한과 관련한 금융제재 대상 확대

■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책임이 있는 북한 개인 40명과 단체 30개를 금융제재 대상자로 지정

■ 금융제재 대상자와 우리 국민 간의 외환거래, 금융거래를 금지하고 모든 국내자산 동결​

둘째, 북한과 관련한 해운 통제 강화

■ 외국 선박이 북한에 기항한 후 180일 이내 국내에 입항하는 것을 전면 불허

■ 제3국 선박의 남북 항로 운항을 금지

■ 북한의 제3국 편의치적(세금을 줄이고 값싼 외국인 선원을 승선시키기 위해 선주가 소유하게 된 선박을 자국에 등록하지 않고 제3국에 등록하는 것을 의미) 선박의 국내 입항 금지

셋째, 북한과 관련한 수출입 통제 강화

■ 북한산 물품이 제3국을 우회하여 국내로 위장반입 되지 않도록 현장 차단활동과 남북 간 물품 반출입 통제 한층 강화

■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특성을 감안한 실효적인 수출통제 기준 마련

넷째, 우리 국민, 재외 동포의 해외 북한식당 등 북한 관련 영리시설의 이용 자제 계도

​이번 우리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는 지난달 일본의 대북 독자 제재에 이은 두 번째입니다. 미국과 EU도 북한의 개인이나 단체 등을 자체 제재 대상 명단에 올리는 등 안보리 결의안 후속 조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응수는 남북관계 전면 단절

지난 8일, 우리 정부는 금융 제재와 해운 통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독자 대북 제재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빠르고 강렬했는데요. 10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정부의 독자 제재 추진을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사람들은 《돈줄》이니 뭐니 하며 북남관계를 모조리 차단한 괴뢰들의 광대놀음에 조소를 금치 못하며 침을 뱉고있다. 이번 《제재》발표놀음은 우리의 주체탄,통일탄폭음에 완전히 얼혼이 나간 역적패당의 단말마적발악이며 스스로 섶을 지고 불속에 뛰여드는 정신병자들의 어리석은 망동이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 중

단순 비난뿐만이 아닙니다. 북한은 대변인 담화에서 남북 경제협력, 교류사업과 관련한 모든 합의를 무효로 하고, 북측 지역 내, 즉 개성공단에 있는 입주 기업 공장 시설과 기관 사무소들을 완전히 청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청산’ 조치는 그동안 동결했던 개성공단 내 우리 자산들을 모두 처분하겠다는 의미로 이는 곧 개성공단을 없애버리겠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번 북한의 조치는 곧 남북관계의 전면 단절을 뜻합니다. 북한이 국제 사회 차원이나 우리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대북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마당에 교류를 통한 국면 돌파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른 북한의 반(反)정부 대남공세와 군사적 도발은 점차 거세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9일 ‘핵탄두 경량화’를 발표하며 관련 사진을 함께 공개했고, 하루 만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 상에 발사했는데요. 오는 4월 30일까지 역대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되어 있어, 북한의 도발은 계속 그 수위를 높여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