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CANADA

Tony Webster, flickr (CC BY)

캐나다 1등 신문은 시리아 난민을 이렇게 환영했다

Canada press2

(번역) 캐나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우리는 가족을 맞이하는 것처럼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은 평화와 기쁨이 가득한 크리스마스 시즌을 더욱 밝게 빛내주셨습니다.

토론토 시민들은 앞으로 몇 달에 걸쳐 우리나라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시리아인 2만5천 명 가운데 첫 번째로 도착하시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여러분이 새 삶을 살 곳으로 여기를 선택해주셔서 또한 무척 기쁩니다. 길고 힘든 여정이었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이제 여러분은 더 이상 난민이 아닙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이에게 쏟아지는 시선과 차별을 감내하며 버텨야 했던 나날은 이제 과거의 일입니다.

여러분은 이제 캐나다 영주권을 얻었습니다. 그에 걸맞은 모든 권리와 보호, 혜택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

토론토는 아마 여러분 가운데 많은 분의 고향일 다마스쿠스나 알레포보다 조금 더 큰 도시일 겁니다. 무엇보다 날씨가 훨씬 더 추울 겁니다. 하지만 모두가 친절하고 따뜻하게 여러분을 맞이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토론토 시민들은 무엇보다도 다양성을 소중히 여깁니다. 다양성은 다른 무엇보다도 강력한 우리의 강점이니까요. 캐나다 국민 모두가 여러분의 나라가 내전으로 분열되고, 시민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기조차 싫은 끔찍한 경험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다 지난 일입니다. 여러분의 새로운 출발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있다면 토론토 시민들은 누구나 여러분을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나저나 오늘은 날씨가 좀 따뜻하네요. 오늘 하루 온화한 날씨에 속았다가는 정말 큰일 납니다. 두꺼운 파카 점퍼, 털장갑, 부츠는 꼭 준비해두셔요. 아마 오랫동안 입게 되실 테니까요. 아이들은 스키, 스노우보드, 아이스 스케이트, 썰매까지 있어야 하겠죠? 여기 사람들은 춥다고 겨우내 웅크리고 있지 않습니다. 그럴수록 밖으로 나와서 겨울 속에 몸을 내던집니다.

아랍어를 말할 줄 아는 사람들이 꽤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혀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외국어를 하는 사람들이 길거리에는 훨씬 더 많을 겁니다. 토론토는 사실 현지 발음으로는 ‘터라너(Tronna)’에 가깝고요, 모두가 사랑하는 아이스하키팀 이름은 리프스(Leafs)입니다. 메이플 리브스(Maple Leaves)가 아니니 주의하세요. 이파리가 결국은 새싹에서 나온 셈이니, 그냥 버즈(Buds)라는 별칭으로 부르셔도 됩니다. 우리 도시의 대중교통에는 레드 로켓(Red Rocket)이라는 별명이 붙어있고요, 여기서 루저를 지칭할 때는 호저(hoser)라고들 합니다. 누군가 짜증 나게 할 때는 “치즈드(cheezed)”됐다고 하고요, 답답하고 좀 난처한 상황을 벗어나 커피나 사러 갈 때는 티미스 런(Timmy’s run)을 간다고들 말합니다. 그리고 말끝마다 꼭 에(eh)를 붙이고는 합니다.

어디 보자, 일단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그 정도인 것 같네요, 에…

다시 한 번 환영합니다.

원문 : To the newcomers from Syria: Welcome to Canada: Editorial

파리와 샌버나디노에서의 테러 이후 미국, 유럽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경계, 이슬람에 대한 근거 없는 혐오와 비난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복스>는 <토론토 스타>의 사설을 언급하며 미국과 유럽의 국수주의를 짐짓 꾸짖고 있는 듯하다는 평가를 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 10월, 파리와 샌버나디노에서 테러가 나기 전 총선이 있었습니다. 당시 보수당의 스티븐 하퍼 총리는 국제 유가 하락으로 캐나다 경제가 고전하는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이슬람을 비난하며 반사이익을 얻으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고 선거에서 패했습니다. 정권 교체를 이뤄낸 자유당 소속 저스틴 트루도 신임 총리는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의 정치 문화에서 다양성은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루도 총리의 발언 가운데 가장 급진적인 것을 꼽자면, 캐나다는 이제 유럽 어느 나라, 혹은 어느 지역 출신 이민자의 나라가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출신 배경을 지닌 이들이 모두 모여 각각의 정체성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나라라고 정의했다는 점이다. 모든 문화로부터의 유산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면, 트루도 총리는 자신의 아버지이자 캐나다의 전 총리였던 피에르 트루도의 화신 같기도 하다.

“캐나다에는 핵심 정체성, 주류와 비주류라는 게 없습니다. 대신 열린 자세, 서로에 대한 존중, 연민과 공감, 그리고 근면·성실함, 서로를 도우려는 의식, 평등과 정의를 추구하는 덕성과 같은 공공의 가치가 있을 뿐입니다. 이런 가치가 바로 캐나다를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첫 번째 탈민족 국가(postnational state)로 만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캐나다는 처음부터 프랑스계 이민자와 영국계 이민자가 섞여 살고 공존해 온 나라기 때문에 단일한 민족주의나 국가주의가 뿌리내리기가 쉽지 않았던 나라이기도 합니다.

캐나다 정부의 시리아 난민 수용이 곧 시작된다고 발표하는 트뤼도 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