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 Stories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제공=포커스뉴스

한상균 위원장 1심서 징역 5년 선고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중심에서 열린 1차 민중 총궐기 대회에서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에게 징역 5년 벌금 50만 원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한 위원장의 주요 혐의 5개, 집시법, 일반교통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용문건손상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1심이기는 하지만 예상보다 강한 형량이다"라는 게 중론인데요. 재판부는 "민중 총궐기 당시 일부 시위대의 폭력적 양상이 매우 심각했고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서울 시내 중심부에서 대규모 폭력 사태를 일으킨 것은 법질서의 근간을 유린하는 행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한 위원장이 시위대를 대상으로 연설과 기자회견을 해 폭력 시위를 독려하고 선동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위원장의 변호인 측은 경찰 집회 금지 통고, 차 벽 설치, 살수차 운용 등이 모두 위법으로 이뤄졌으므로 당시 한 위원장과 시위대의 행동이 정상참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주최 측이 이틀 전에 경찰에 집회 신고를 했고, 경찰이 장소 변경을 제안했지만 민노총이 제안에 응하지 않아 금지 통고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청와대는 집시법상 절대적 집회금지장소인데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행진할 가능성이 높아 경찰이 이를 제지했다"​​

"​차 벽 설치, 살수차 운용 모두 경찰직무집행법과 운용 지침을 준수해 이뤄졌다"고 반박했습니다.

​판결이 내려진 직후, 민주노총은 법원 밖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는데요. 민주노총은 이번 판결에 대해 "사법부마저 청와대의 손바닥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 판결"이라고 혹평했습니다.

"​권력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석방판결을 내릴 수 있는 사법정의와 공안탄압, 노동탄압에 맞서 집회시위의 자유, 완전한 노동3권 쟁취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민주노총 성명

​이번 판결과 관련해 국제인권∙노동단체들이 공동 성명을 내 재판부의 결정을 비판한 일 또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국제인권연맹(FIDH), 국제노총(ITUC), 유럽노조총연맹(ETUC), 세계고문방지기구(OMCT) 등의 국제 단체는 성명에서 ​"'불법집회' 참석과 관련해 한국에서 그와 같은 중형이 선고된 것은 처음이다. 정부의 노동 정책과 노동권 침해를 비판하는 노조, 인권 활동가들에게 우려스러운 선례가 됐다. 한국에서 계속되는 노조 집행부에 대한 탄압과 위협, 가혹한 처벌을 비판한다. 한국은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처벌을 중단하고 노조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왜 수배자가 되었나?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16일부터 3주가 넘게 서울 종로의 조계사에 피신해 있습니다. 경찰은 '한상균 위원장 검거 전담반'을 꾸린 후 조계사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여기까지는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이죠.

​하지만 도대체 “왜” 한상균 위원장이 경찰에 쫓기고 있는지 아는 분 있으신가요? 지금부터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한상균 위원장이 이끄는 민주노총은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편에 반대하며 지난 5월 세월호 추모 집회와 노동절 집회를 주도했습니다. 검찰은 시위 과정에서 한상균 위원장이 불법 시위를 주도했단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로 그를 불구속 기소하는데요. 또한, 법원은 검찰의 요청에 따라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지난 6월 발부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후 약 10여 차례의 출석 요구가 있었지만 한 위원장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더불어 지난 7월과 9월, 10월에 열린 세 차례의 공판에도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 위원장은 11월 11일 예정된 4차 공판에도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4차 공판 전날인 지난 11월 10일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 사유서에서 한 위원장은 현재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이므로 현재 법원의 출석 요구에 응하기 어려우며 민주노총 주도의 노동시장 구조개편 반대 투쟁을 마무리하는 대로 법원에 출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한 위원장의 불출석 사유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에 따라 수배 상태가 된 한 위원장은 지난 11월 14일에 열린 ‘1차 민중총궐기’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경찰은 민중총궐기 긴급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한 위원장을 검거하기 위해 현장에 약 70여 명의 경찰을 배치하지만, 민주노총 회원들과의 충돌로 경찰의 한 위원장 검거 작전은 실패했습니다. 이후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전국노동자대회 무대에 잠시 얼굴을 비친 한 위원장은 금세 종적을 감췄습니다.

​민주노총은 이틀 뒤인 16일 밤 한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조계사로 피신했으며, 조계사 측에 한 위원장의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밝혔는데요. 19일, 조계사측은 한 위원장과의 비공개 면담을 통해 내부적으로 “강제 퇴거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우고 사실상 한 위원장의 신변보호를 승인했습니다.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9일 오후, 경찰이 조계사 내에 피신해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체포하기 위해 조계사 관음전 진입을 두 차례 시도했습니다. 체포 작전을 위해 경찰은 조계사 안팎에 약 7,500명의 경찰 병력을 배치했습니다.
​​
​경찰은 오후 3시 20분과 오후 3시 55분에 두 차례에 걸쳐 관음전 후문 진입을 시도했지만, 조계사 승려∙종무원∙민주노총 조합원 80~90명이 ‘인간벽’을 쌓아 경찰 진입을 막아섰습니다.

2015120900170749537 1 제공=포커스뉴스
9일, 경찰 병력이 조계사 관음전 진입을 시도하자 조계사 관계자들이 저지하며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오후 5시, 갈등이 커지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10일) 정오까지 한상균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해결할테니 경찰과 민주노총 모두 행동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조계종은 대화로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경찰이 한 위원장 체포영장 발부를 집행하는 것은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는 것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자승 스님, 긴급 기자회견 중

이후 경찰 측은 자승 스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한상균 위원장의 체포 작전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한상균 위원장이 몰래 탈출할 가능성을 염두해 여전히 조계사 주변에 병력을 배치해놓은 상황입니다.

​조계사 측이 한상균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이제 남은 선택지는 한상균 위원장의 자진출두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한상균 체포 시도 조계사 현장 2신

[#민중총궐기_후속] #한상균_체포_시도_조계사_현장 2신11월14일 13만명에 이어 12월5일에는 4만여명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60대 농민이 경찰의 진압으로 아직 의식불명 상태인데도, 어느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거리에 나온 이들을 IS 취급했습니다.경찰은 '폭력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체포에 이렇게 힘을 쏟기 전에, 백남기 농민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게 아닐까요.#경찰은_정권보호_대신_시민을_보호해야_합니다

Posted by 한겨레21 on 2015년 12월 8일 화요일

24일 만에 자진출두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24일의 조계사 은신을 끝내고 10일 오전 경찰에 자진 출두했습니다. 이번 자진 출두는 지난 9일 경찰이 조계사 진입을 시도하자 조계사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한 위원장의 거취를 10일 오전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에 따른 조치입니다.

​한 위원장은 “성소인 조계사 경내까지 경찰 공권력이 난입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자진 출두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날 오전 10시 25분께 조계사 관음전에서 나온 한 위원장은 대웅전으로 이동해 절을 올린 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으로 이동해 자승 스님과 면담했습니다. 이후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 출두 전 본인의 마지막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노동개악 추진 및 폭력 진압 규탄, 야권의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적극적인 개입,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총궐기투쟁 등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11시 20분쯤 ​기자회견이 끝마친 한 위원장은 조계사 밖으로 나갔으며, 경찰은 바로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현재 남대문 경찰서로 이송됐습니다. 경찰은 오는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한 위원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일반교통방해, 해산명령 불응,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용물건손상 등입니다.

한상균 위원장 기자회견 전문


잠시 현장을 따나지만 노동개악을 막아내는 총파업 투쟁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부처님의 자비의 품에 이땅 이천만 노동자의 처지를 의탁한 25일 동안 고통과 불편을 감내하여 주신 조계종과 조계사 스님, 신도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 2000만 노동자들의 생존이 걸린 노동개악을 막기 위한 활동에 함께 하겠다 하신 조계종과 조계사에 감사드립니다. 

어제는 종단의 우려와 경고에도 일각의 망설임 없이 청정도량이자 성소인 경내에까지 경찰 공권력이 난입하였습니다.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12월 9일은 대한민국 권력의 광기를 여과 없이 보여준 치욕의 날로 기록될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은 저를 체포하기 위해 수천 명의 경찰 병력을 동원하였습니다. 저는 살인범도 파렴치범도, 강도 범죄, 폭동을 일으킨 사람도 아닙니다. 저는 해고 노동자입니다. 

평범한 노동자들에게 해고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아이들은 꿈을 포기해야 하고, 단란했던 가정은 파탄났습니다. 불나방처럼 떠돌다 때로는 생과 사의 결단을 강요 받고 실제 생을 포기한 동료가 많았습니다. 누구의 잘못입니까?정부는 저임금 체계를 만들고 해고를 쉽게 할 수 있어야 기업과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노동자가 죽어야 기업이 사는 정책이 제대로 된 법이고 정책입니까? 

저는 해고를 쉽게 하는 노동개악을 막곘다며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1급 수배자 한상균의 실질적인 죄명입니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나라입니까? 

저는 민주노총 위원장입니다. 여기 계신 많은 언론들이 민주노총을 못 잡아먹어 안달을 내는 기사를 연일 쏟아 내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변하지 않는 귀족 노동자들의 조직이라고 합니다. 과연 그렇습니까? 진실입니끼? 

98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글의 세상에서 생존경쟁을 벌이며 희망 없는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새누리당의 비정규직 악법은 그나마 2년 뒤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소박한 꿈과 기회마저 없애 버리겠다는 것입니다. 

규제 없는 파견 확대로 합법적인 사람 장사인 파견 노동으로 좋은 일자리를 뺏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나이 50이 넘으면 당연히 파견 노동을 해야하는 법안이기도 합니다. 민주노총이 귀족 노동자 조직에 불과하다면 왜 비정규직 악법을 막기 위해 온갖 탄압과 피해를 감수하며 총궐기 총파업을 하는지 물어보기라도 해야할 것입니다. 

11월 14일 폭력시위를 이야기합니다. 국가 공권력의 폭력진압은 왜 이야기 하지 않습니까? 살인 물대포에 69세 백남기 농민이 병원에 사경을 헤매고 누워 계신데 왜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까? 이 분이 쇠파이프를 들었습니까? 이 분이 경찰에게 폭력을 휘둘렀습니까?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습니까? 왜 사과 한마디 하지 안습니까? 

민주노총을 폭력 집단으로 낙인찍고 한상균을 폭력 집단의 괴수로 몰고, 소요죄를 들먹거리며 단 한 번의 집회로 수백 명을 소환, 체포, 구속시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권의 살인 폭력을 덮으려는 것입니까? 이 시대의 가장 큰 죄인은 1차 2차 총궐기로 표출된 이대로는 못살겠다는 민심을 확인했듯이 민생파탄의 책임을 져야 할 박근혜 정권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껍데기 뿐이었던 민주주의마저 죽어가고 있는데 왜 아무도 어떤 언론도 말하지 않습니까? 

저는 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진출두합니다. 저에게는 도로교통법과 집시법위반으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있습니다. 정권이 짜놓은 각본에 따라 구속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니 피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법정에서 광기어린 공안탄압의 불법적 실체를 낱낱이 밝힐 것입니다. IS 복면 불법시위. 소요죄 협박으로 공안 몰이를 하려다 꽃과 가면으로 조롱을 당하니까 혼돈에 빠진 불의한 정권의 민낯을 까발릴 것입니다. 

정권에 경고합니다. 
위원장을 구속시키고 민주노총에 대한 사상 유래 없는 탄압을 한다 하더라도 노동개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재벌들이 공식 요청한 저임금, 비정규직 확대, 자유로운 해고, 노조 무력화를 완수하기 위한 노동개악을 경제를 살리는 법이라며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습니다. 

재벌들에게 주는 선물 상자를 노동개혁 포장지를 씌웠다 해서 노동개악이 개혁이 되지 않습니다. 노동자 서민을 다 죽이고 재벌과 한편임을 선언한 반노동 반민생 새누리당 정권을 총대선에서 전민중과 함께 심판할 것입니다. 

민주노총은 노동재앙 국민 대재앙을 불러올 노동개악을 막기 위해 이천만 노동자의 생존을 걸고 총파업에 나설 것입니다. 이것이 이천만 노동자의 바람이고 민주노총에 주어진 역사적 책임입니다. 노동개악을 막기 위한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전 국민이 지지하고 전민중이 함께하는 투쟁으로 벌어나갈 것입니다. 

야당에도 요구합니다.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며 노동개악을 밀어붙이고 있는 지금 언제까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저울질 할 것입니까. 재벌 자본을 살릴 것인지 노동자를 살릴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단 말입니까. 당대표 원내 대표가 수차례 당론이라 밝히고 있지만 국민은 여전히 당신들의 입장이 무엇이냐 묻고 있습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노동개악법안 처리 중단을 선언해야 합니다. 당리당략으로 또다시 정부여당과 야합하려 한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 
죄송합니다. 동지들이 저에게 부여한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 투쟁을 완수하지 못하고 공권력에 의해 잠시 현장을 떠나게 됐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구속된다 하더라도 노동개악이 저지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입니다. 감옥과 법정에서도 투쟁을 계속 할 것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12월 16일 총파업을 시작으로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 총궐기 투쟁을 위력적으로 해냅시다. 

감옥 안에서라도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 투쟁 승리 소식만은 꼭 듣고 싶습니다. 승리할 수 있고 승리해야만 하는 역사적인 투쟁입니다. 저는 누구보다 조합원 동지들을 믿습니다. 현장에서 민주노총을 지키고 있는 자랑찬 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 사랑합니다. 총파업 투쟁승리로 이천만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켜냅시다 투쟁! 

전국민주노동조합 총연맹 위원장 한상균

한상균 위원장, 소요죄 추가 적용

경찰이 조계사를 나와 자진 출두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소요죄를 추가 적용하고 이 사건을 검찰로 넘겼습니다. 한 위원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금지통고 집회 주최∙금지장소 위반∙해산명령 불응∙주최자 준수사항 위반∙일반교통방해∙특수공무집행방해∙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특수공용물건손상 등 총 8개였는데요. 이번에 소요죄가 추가로 적용되면서 9개로 늘었습니다.

여기서 형법 115조 ​‘소요죄’란 ​다중이 집합하여 폭행, 협박 또는 손괴의 행위를 한 것으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사정기관이 소요죄 위반을 적용한 것은 1986년 '5∙3 인천사태’ 이후 29년만입니다. 5∙3 인천사태는 지난 1986년 5월 인천의 재야인사와 학생들이 전두환 정권의 ‘직선제 개헌’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129명이 구속된 사건입니다. 당시 검찰은 구속된 이들에게 소요죄를 적용했습니다.

​경찰이 한 위원장에게 소요죄를 적용한 이유는 민주노총이 주도한 민중총궐기 1차 집회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폭력 시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이 민중총궐기 준비를 지난 2월부터 민주노총 산하 단체가 약 25차례의 회의를 개최했고, 한 위원장이 이를 기획∙주도했다고 여깁니다.

​더불어 경찰은 현재 체포 영장을 발부한 민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과 배태선 조직쟁의실장의 신병 확보에 나섰고, 이후 이들에게 소요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집중 수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경찰은 민중총궐기 1차 집회 당시 폭력 행위를 한 민주노총 산하 일부 위원장에 대한 소요죄 적용도 검토 중입니다.

한 위원장 구속 기소, 소요죄 적용은 없었다

5일,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용물건손상,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습니다. 수사 막판에 경찰이 추가로 적용한 소요죄는 적용 법조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소요죄 적용은 보완수사가 필요해 앞으로 추가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이 한 위원장에게 소요죄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는 이번 사건에 29년 만에 소요죄를 적용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논란에 비해 실익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소요죄를 적용할 경우 한 위원장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물리는데요. 지난 29년간 적용된 적이 없는 소요죄를 통해 유죄를 받아내야 한다는 게 검찰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겠죠. 더불어 검찰이 한 위원장의 소요죄를 입증하더라도 징역보다는 벌금형에 처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검찰은 민주노총 본부 압수수색을 통해 이번 시위가 사전에 조직적으로 계획됐다는 충분한 정황을 포착했는데요. 이를 통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증명에 집중한다면 유죄는 물론이거니와 징역까지 처벌 수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소요죄가 적용 법조에 포함되지 않자 경찰은 영 섭섭한 눈치입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5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검찰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소요죄 적용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한 위원장을 검찰에 송치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지난해 11월 14일 폭력시위가 오래전부터 기획됐고 시위의 정도를 넘어서 폭력이 표출된 점 등으로 미뤄 소요죄를 적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

강신명 경찰청장

​이에 대해 민주노총 측은 논평을 발표해 검∙경이 한 위원장에 대한 소요죄 적용을 통해 민주노총을 폭도집단으로 매도하고 여론재판을 벌이려 했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여론효과를 노린 대표적인 사례가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소요죄 적용이다. 무지막지한 혐의를 유포시켜 민주노총 등을 폭도집단으로 매도해 여론재판을 벌이고자 했던 것이다. 그렇듯 이번 검찰의 발표에선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소요죄 적용이 공소사실에서 빠졌다. 이는 소요죄 적용이 정권의 독재성의 반영임은 물론 전혀 근거가 없는 공안탄압 공세였음을 반증한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1심서 징역 5년 선고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중심에서 열린 1차 민중 총궐기 대회에서 불법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에게 징역 5년 벌금 50만 원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한 위원장의 주요 혐의 5개, 집시법, 일반교통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용문건손상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1심이기는 하지만 예상보다 강한 형량이다"라는 게 중론인데요. 재판부는 "민중 총궐기 당시 일부 시위대의 폭력적 양상이 매우 심각했고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서울 시내 중심부에서 대규모 폭력 사태를 일으킨 것은 법질서의 근간을 유린하는 행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한 위원장이 시위대를 대상으로 연설과 기자회견을 해 폭력 시위를 독려하고 선동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위원장의 변호인 측은 경찰 집회 금지 통고, 차 벽 설치, 살수차 운용 등이 모두 위법으로 이뤄졌으므로 당시 한 위원장과 시위대의 행동이 정상참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주최 측이 이틀 전에 경찰에 집회 신고를 했고, 경찰이 장소 변경을 제안했지만 민노총이 제안에 응하지 않아 금지 통고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청와대는 집시법상 절대적 집회금지장소인데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행진할 가능성이 높아 경찰이 이를 제지했다"​​

"​차 벽 설치, 살수차 운용 모두 경찰직무집행법과 운용 지침을 준수해 이뤄졌다"고 반박했습니다.

​판결이 내려진 직후, 민주노총은 법원 밖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는데요. 민주노총은 이번 판결에 대해 "사법부마저 청와대의 손바닥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 판결"이라고 혹평했습니다.

"​권력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석방판결을 내릴 수 있는 사법정의와 공안탄압, 노동탄압에 맞서 집회시위의 자유, 완전한 노동3권 쟁취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민주노총 성명

​이번 판결과 관련해 국제인권∙노동단체들이 공동 성명을 내 재판부의 결정을 비판한 일 또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국제인권연맹(FIDH), 국제노총(ITUC), 유럽노조총연맹(ETUC), 세계고문방지기구(OMCT) 등의 국제 단체는 성명에서 ​"'불법집회' 참석과 관련해 한국에서 그와 같은 중형이 선고된 것은 처음이다. 정부의 노동 정책과 노동권 침해를 비판하는 노조, 인권 활동가들에게 우려스러운 선례가 됐다. 한국에서 계속되는 노조 집행부에 대한 탄압과 위협, 가혹한 처벌을 비판한다. 한국은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처벌을 중단하고 노조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