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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 도입하나

무려 14년간 국회를 떠도는 법이 있습니다. 바로 테러방지법인데요. 전세계에서 테러가 일어날 때마다 그 필요성이 거론되지만 항상 국회의 벽 앞에 멈춰섭니다.

제공=포커스뉴스

발의 15년만에 국회 본회의 통과

테러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법안 표결을 막기 위해 38명의 의원이 192시간 26분 동안 무제한 토론을 진행했는데요. 야당은 선거구 획정 지연이라는 현실적 부담감에 필리버스터를 종료했고, 곧 이은 표결에서 테러방지법이 가결됐습니다. 야당이 삭제 또는 수정을 요구한 문제의 ‘독소조항’은 그대로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일 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김종인 더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비대위에서 “저희가 테러방지법에 대한 내용을 소상히 알리고 수정을 끝까지 주장했지만,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여러 가지 정치 일정을 감안하고 오는 4월 13일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이 정도에서 필리버스터를 중단한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테러방지법 표결을 막기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는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1시간 4분),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7시간 28분), 심상정 정의당 대표(1시간 33분), 이종걸 더민당 원내대표(12시간 31분)의 연설을 마지막으로, 8박 9일 만에 종료되었습니다.

2일 저녁 9시 33분, 김영환 국민의당 의원을 제외한 모든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테러방지법 표결이 진행됐습니다.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이 제출한 테러방지법은 재적 의원 157명 중 156명의 찬성(김영환 국민의당 의원 반대 표결)으로 가결됐습니다.

이번에 통과된 테러방지법은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테러대책위원회를 신설하고 총리실 산하에 대테러방지센터를 설치하는 한편, 국가정보원장에게 테러위험 인물에 대한 출입국·금융거래·통신 정보수집 권한을 줍니다. 이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테러대책위원회에 인권 보호관 1명을 두도록 합니다.

“테러위험인물”은 UN이 지정한 테러단체의 조직원이나 테러단체 선전, 테러자금 모금·기부, 기타 테러 예비·음모·선전·선동을 하였거나 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를 가리키는데요.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라는 규정이 폭넓게 적용될 수 있어 법안 남용의 우려가 제기됩니다.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에 따라, 국정원장은 “국가 안전 보장에 대한 상당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통신제한조치(감청)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통비법 7조에 따라, 내국인이 포함된 경우 고등법원 수석 부장판사의 사전 허가(통상적으로 ‘영장’을 가리킴)를 받아야 하고, 외국인이면 대통령의 서면 승인을 얻어야 합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도 개정됩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정원장은”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조사 업무”에 관해 금융정보분석원(FIU)로부터 특정 금융정보를 받을 수 있습니다.

테러방지법은 돌아오는 거야!

박근혜 대통령이 ‘테러방지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주문했습니다. 테러방지법은 2001년 미국 9.11 테러 후 여러 차례 발의됐다 폐기됐는데요.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IS가 프랑스 파리 테러를 감행하자,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받고 있습니다

“(테러방지법이) 14년 동안 통과가 안 돼 가지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기본적인 테러방지법조차도 없구나 그러면 이게 전 세계에 알려진 것”

박근혜 대통령, 7일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만남에서

테러방지법이 국회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01년 9월 11일 무장조직 알카에다가 항공기를 공중 납치해 미국 월드트레이드센터와 펜타곤(국방성) 등에 추락시킨 9.11 테러 이후입니다. 국가정보원이 주도해 테러방지법을 발의했지만, 인권 침해 및 국정원 권력 비대화 우려로 16대 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 바 있습니다. 이후 17대·18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됐지만, 현재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유일한 대테러 관련 규정은 1982년 대통령 훈령으로 제정된 ‘국가대테러 활동지침’인데요. 법률이 아닌 행정지침이기 때문에 강제성이나 처벌조항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대테러 대응을 법률로써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겁니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테러 사건은 테러방지법 찬성론자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 김기종 씨에게 흉기로 습격당해 얼굴을 심하게 다쳤는데요. 이때 새누리당 의원들이 발의한 테러방지법이 다시 주목을 받았습니다. 11월 테러의 위협에서 멀게만 느껴졌던 프랑스 파리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나자 테러방지법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습니다.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테러 사건도 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13년 3월 20일 우리나라의 주요 기업 및 언론사의 전산망이 마비되는 ‘3.20 전산 대란’이 발생했는데요. 정부는 3.20 전산 대란이 북한 정찰총국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원전반대그룹’이라고 주장하는 조직이 원자력 발전소와 한국수력원자력 관련 자료를 인터넷에 배포하며 원전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적도 있습니다.

이 중에 네 취향이 하나쯤은 있겠지

새누리당은 17대, 18대 국회에 이어 계속해서 테러방지법을 발의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과 정부가 19대 국회에 제출한 테러방지 관련 법안은 12개인데요. 법안의 주요 골자는 대테러 컨트롤타워인 국가대테러센터 및 국가사이버안전센터를 ‘국가정보원’ 소속에 두는 것입니다. 이외에 테러 위협을 감지하기 위해 통신업자에게 감청 장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 금융정보분석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및 테러 관련 특정 금융 정보를 국정원에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개정안 등이 있습니다.

테러방지 기본법


『국가대테러활동과 피해보전 기본법』(송영근 의원 ‘13.3.27 발의)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안』(이병석 의원 ‘15.2.16 발의)
『테러예방 및 대응에 관한 법률안』(이노근 의원 ‘15.3.12 발의)

현행 국무총리 소속인 ‘국가테러대책회의’를 대통령 소속으로 격상하고, 국가정보원장 소속으로 ‘국가대테러센터’를 설치하는 것이 세 법안의 골자입니다. 대테러센터는 대테러활동과 관련한 국내외 정보의 수집·분석·배포, 테러단체 지정 및 해제, 테러위험 인물에 대한 정보수집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사이버테러 방지 법안


『국가 사이버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안』(하태경 의원 ‘13.3.26 발의)
『국가 사이버테러 방지에 관한 법률안』(서상기 의원 ‘13.4.9 발의)
『사이버테러 방지 및 대응에 관한 법률안』(이노근 의원 ‘15.6.24 발의)
『사이버위협정보 공유에 관한 법률안』(이철우 의원 ‘15.5.19 발의)

사이버 안전 관리 및 테러 방지에 관한 3개 법률안은 사이버 공격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국가사이버안전센터’를 국가정보원장 소속으로 설치하는 내용입니다. 이철우 의원이 발의한 사이버위협정보 공유 관련 법안은 사이버위협 정보 공유를 위해 국정원장 소속으로 사이버위협정보 공유센터를 설치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기타 개정안


『통신비밀보호법(개)』(박민식 의원 ‘15.6.1 발의)
전화, 인터넷, SNS 등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전기통신사업자에 감청협조설비 구비를 의무화하고 수사기관이 수사 목적의 감청을 요구하면 협조해야 한다는 감청 법안입니다.

『특정금융거래정보의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박민식 의원 ‘15.3.6 발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내란·외환죄, 군사기밀 보호법, 국가보안법 및 대테러·방첩 관련 금융거래정보를 수사기관 및 국정원에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법안입니다.

『출입국관리법안』(정부 ‘15.10.26 발의) - 탑승자 사전확인 시스템 도입 등
『항공보안법(개)』(하태경 의원 ‘15.7.3 발의) - 운항 중인 항공기 내 소란행위 처벌 강화
『항공보안법(개)』(이노근 의원 ‘15.5.4 발의) - 항공기 내 소란행위 및 흡연 처벌 강화

야당이 테러방지법을 반대하는 이유

테러방지법은 처음 발의된 2001년과 재발의 된 17, 18대 국회에 이어 19대 국회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불분명한 ‘테러’의 범위와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권력 비대화, 인권 침해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기 때문입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테러방지법의 필요성에는 원칙적으로 공감했습니다. 다만 여당이 발의한 법안이 ▲국정원을 초법적 감시 기관으로 만들고 ▲인권 침해의 우려가 크며 ▲전시 상황이 아닌데도 군 병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개입용 댓글 공작, 스마트폰 해킹, 간첩 조작, ‘좌익 효수’ 등 극우파 직원 중용 등의 모습을 보여준 국정원이 이런 역할을 할 능력이 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며 국정원을 대테러 대응의 중심 기관에 놓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의 대안은 대테러 컨트롤타워를 청와대 소속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또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두는 것입니다. 사이버테러 대응을 위해 변재일 새정치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기반보호법』은 민·관·군을 종합한 국가정보통신기반안전센터를 미래창조과학부 아래에 설치하도록 합니다.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사이버테러방지법은 ‘국가사이버안전센터’를 국정원장 소속으로 설치하도록 합니다.)

43년만의 필리버스터 불러온 독소조항은 무엇?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테러방지법의 표결을 막기 위해, 19대 국회의 첫 필리버스터가 시작됐습니다. 24일 오후 4시 현재, 4명의 국회의원이 20시간째 무제한 토론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테러방지법의 일부 독소조항이 국정원을 무소불위의 권력 기관으로 만들 수 있다며 이번 국회 회기가 끝나는 다음 달 10일까지 릴레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수 있다고 운을 띄웠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테러방지법을 23일 국회 본회의에 직권 상정했습니다. 정 의장은 최근 이슬람국가(IS)와 북한의 도발이 ‘전시 사변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에 해당하므로 직권상정의 요건이 충족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정 의장이 직권상정한 법안은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이 이날 수정 발의한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안’입니다.

새누리당이 원내 157석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표결이 시작되면 테러방지법은 본회의를 통과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테러방지법의 도입에는 찬성하지만, 독소 조항은 삭제해야 한다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 의사진행 방해)을 시작했습니다.

“테러방지법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우리 당도 같은 의견이지만, 새누리당이 제출한 안은 인권침해를 가져오는 독소조항이 너무 많아 반대하는 것”

“(필리버스터는) 끝까지 가면, 3월 10일까지도 갈 수 있다”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23일 국회 기자간담회

야당이 주장하는 문제의 독소조항은 무엇일까요? 각 조항에 대해 야당이 우려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제9조 4항
국정원장은 대테러활동이 필요한 정보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테러위험 인물에 대한 추적·조사권을 갖는다

  • 국정원이 정보수집권에 이어 추적권과 조사권까지 보유하게 되면 법안 남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추적·조사권은 국민안전처 산하 대테러센터에 이관해야 한다.

 
부칙 제2조 1항
<특정 금융 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국정원장이 테러위험인물의 금융 거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 국정원이 영장 없이 특정 금융거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부칙 제2조 2항
<통신비밀보호법>을 개정해,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부수사기관의 장이 통신제한조치(감청)를 할 수 있는 경우를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상당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에서 '테러방지법 제2조 6호의 대테러 활동이 필요한 경우’를 포함하도록 확대한다

  • 해당 조항이 테러의 경중을 따지지 않아, 경미한 테러 징후에도 감청권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을 받아,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필리버스터를 요구했습니다.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의 동의가 필요하므로, 새누리당이 이를 중단할 수는 없습니다.

23일 오후 7시 6분경 정보위·국방위 소속 김광진 더민주 의원이 필리버스터의 첫 주자로 나섰습니다. ▲김광진 더민주 의원(5시간 33분) ▲문병호 국민의당 의원(1시간 49분) ▲은수미 더민주 의원(10시간 18분: 국내 최장 발언) ▲박원석 정의당 의원 (발언 중)

앞으로 유승희, 최민희, 강기정, 김경협 의원 등이 무제한 토론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4일 “야당의 필리버스터는 그 자체가 국민 안전에 대한 테러”라며 “지금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는 국가와 국민, 안보도 없는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정치쇼”라고 비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회기가 종료하는 다음달 10일까지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나 26일 본회의에서는 여야가 합의한 선거구 획정의 법안 처리를 해야 하므로, 사실상 이날까진 필리버스터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 관련 사설 읽기

필리버스터 장기화와 의원들

테러방지법에 대한 여야의 이견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필리버스터 정국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선거구획정위가 26일까지 획정안을 내놓지 못한 만큼, 다음 본회의 일인 29일이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 25일 테러방지법 중재안을 내놨는데요. 정 의장의 중재안은 국정원의 감청권을 ‘국가 안위’에 관한 사안으로 제한해, 사실상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을 따르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테러방지법을 1~2년 한시법으로 시행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이미 ‘마지노선’이라며 정 의장의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26일 밤늦게 이뤄진 2+2 회동도 소득 없이 끝났습니다.

“정의화 의장이 국민의 큰 피해가 예상되는 감청 관련 부칙 조항에 대해 중재안을 제시했다. 우리는 그것이라도 받겠다.”

“우리는 대테러기구를 국민안전처 중심으로 (구성)하는 안을 내지만, 국정원이 하는 것도 용인하겠다는 것”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6일 비상대책위·선거대책위 연석회의

“테러방지법을 더 이상 손댈 수 없다. 마지노선”

“(정 의장의 중재안은) 내용이 좋지 않다. 테러가 발생하면 즉시 출동하고 조치를 해야 하는데, 이것이 위기가 상당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는 것은 안 된다”

원유철 원내대표, 26일 국회 간담회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테러방지법(주호영 정보위원장 수정안) 표결을 막기 위한 야당 의원들의 릴레이 필리버스터는 29일 새벽 현재 120시간을 돌파했습니다.

▲더민주 김광진(5시간 34분) ▲국민의당 문병호(1시간 50분) ▲더민주 은수미(10시간 18분) ▲정의당 박원석(9시간 29분) ▲더민주 유승희(5시간 20분) ▲더민주 최민희(5시간 21분) ▲정의당 김제남(7시간 3분) ▲더민주 신경민(4시간 46분) ▲더민주 강기정(5시간 4분) ▲더민주 김경협(5시간 7분) ▲정의당 서기호(5시간 16분) ▲더민주 김현(4시간 18분) ▲더민주 김용익(2시간 1분) ▲더민주 배재정(3시간 32분) ▲더민주 전순옥(3시간 32분) ▲더민주 추미애(2시간 32분) ▲더민주 정청래(11시간 39분) ▲더민주 진선미(9시간 16분) ▲더민주 최규성(2시간 52분) ▲더민주 오제세 (3시간 30분) ▲더민주 박혜자(2시간 36분) ▲국민의당 권은희(3시간) ▲더민주 이학영(10시간 33분) ▲더민주 홍종학(발언 중)

당초 여야가 선거구획정안을 처리하기로 한 26일 본회의가 필리버스터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선거구 획정위는 26일까지 선거구획정안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필리버스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28일 오전 선거구 획정위가 최종 확정안 내놨으므로, 다음 분수령은 29일 본회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발의 15년만에 국회 본회의 통과

테러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법안 표결을 막기 위해 38명의 의원이 192시간 26분 동안 무제한 토론을 진행했는데요. 야당은 선거구 획정 지연이라는 현실적 부담감에 필리버스터를 종료했고, 곧 이은 표결에서 테러방지법이 가결됐습니다. 야당이 삭제 또는 수정을 요구한 문제의 ‘독소조항’은 그대로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일 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김종인 더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비대위에서 “저희가 테러방지법에 대한 내용을 소상히 알리고 수정을 끝까지 주장했지만,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여러 가지 정치 일정을 감안하고 오는 4월 13일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이 정도에서 필리버스터를 중단한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테러방지법 표결을 막기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는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1시간 4분),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7시간 28분), 심상정 정의당 대표(1시간 33분), 이종걸 더민당 원내대표(12시간 31분)의 연설을 마지막으로, 8박 9일 만에 종료되었습니다.

2일 저녁 9시 33분, 김영환 국민의당 의원을 제외한 모든 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테러방지법 표결이 진행됐습니다.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이 제출한 테러방지법은 재적 의원 157명 중 156명의 찬성(김영환 국민의당 의원 반대 표결)으로 가결됐습니다.

이번에 통과된 테러방지법은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테러대책위원회를 신설하고 총리실 산하에 대테러방지센터를 설치하는 한편, 국가정보원장에게 테러위험 인물에 대한 출입국·금융거래·통신 정보수집 권한을 줍니다. 이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테러대책위원회에 인권 보호관 1명을 두도록 합니다.

“테러위험인물”은 UN이 지정한 테러단체의 조직원이나 테러단체 선전, 테러자금 모금·기부, 기타 테러 예비·음모·선전·선동을 하였거나 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를 가리키는데요.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라는 규정이 폭넓게 적용될 수 있어 법안 남용의 우려가 제기됩니다.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에 따라, 국정원장은 “국가 안전 보장에 대한 상당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통신제한조치(감청)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통비법 7조에 따라, 내국인이 포함된 경우 고등법원 수석 부장판사의 사전 허가(통상적으로 ‘영장’을 가리킴)를 받아야 하고, 외국인이면 대통령의 서면 승인을 얻어야 합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도 개정됩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정원장은”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조사 업무”에 관해 금융정보분석원(FIU)로부터 특정 금융정보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