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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학내 분규 사태

불교 조계종과 동국대학교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그로 인해 커진 학생들의 분노

미래를 여는 동국 공동추진위원회

"보광이 끝판王인가?"

동국대학교 이사회는 총사퇴를 결정했고, 학생들은 이사회의 결정을 받아들여 단식∙농성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동국대학교 학내 분규 사태는 일단락되는듯하지만 아직 갈등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습니다.

​현직 총장인 보광 스님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보광 스님의 이사 임기는 지난 12월 4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이사회가 현직 이사회 전원 사퇴를 결정한 날이 12월 3일이므로 보광 스님은 현직 이사회 안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보광 스님은 이사, 총장직을 모두 유지합니다.

​이에 대해 ‘미래를 여는 동국 공동추진위원회'(제47대 총학생회∙제48대 총학생회(준)∙제31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보광 스님의 총장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광 스님은 학생 측의 요구에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사회 사퇴 후 어떤 방법으로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세워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학교법인 측은 이사회 전원이 한번에 물러나면 이사 공백 상황과 더불어 교육부가 임시이사(관선이사)를 파견할 가능성이 있어 신임 이사를 선출한 뒤 순차적인 이사회 사퇴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순차적인 이사진 교체 과정에서 또 다시 종단이 개입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동국대학교 총학생회 측은 신임 이사회 선임이 완료되고 종단 개입 방지 및 학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충분한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학교법인 측과 대화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입니다.

동국대학교는 왜 단식촌이 되었는가?

지난주 뉴스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대학교, 바로 동국대학교입니다. 동국대학교 이사장인 일면 스님과 총장인 보광 스님의 퇴진을 요구하며 학생, 교수, 직원이 들고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천막 농성을 하던 부총학생회장 김건중 씨는 약 50일간 단식을 이어갔고, 대학원 총학생회장 최장훈 씨는 이사회(지난 3일)까지 일면 스님, 보광 스님을 이사직에서 해임하지 않으면 투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3일 있었던 이사회에서 이사장 일면 스님을 포함한 이사 전원이 사퇴 의사를 결정하며 동국대학교 학내 분규 사태는 일단락됐습니다. 단식을 이어가던 김건중 씨는 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 갔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이사회가 사퇴 조건으로 학생, 교수, 직원의 농성과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하면서 김건중 씨는 단식을 중단한 상황입니다. 자살을 예고한 후 잠적해 많은 이들을 걱정케 했던 최장훈 씨 또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이사회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단식 종료 후 김건중 씨가 본인의 페이스북 계정에 남긴 글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지금부터 그 이유를 파헤쳐보겠습니다.

​​2014년 말, 동국대학교 신임 총장 선거에 김희옥 총장, 보광 스님, 조의연 교수가 총장 후보로 나섭니다. 하지만 김희옥 총장과 조의연 교수가 '종단이 총장 선임 과정에 개입했다'고 밝히며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학내는 술렁이기 시작합니다. 종단이 이사회에 압력을 가해 보광 스님을 총장직에 앉히려 했단 사실이 알려진 것입니다.

​‘종단이 이사회를 통해 학내 의사결정에 관여했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국대학교의 특수성을 파악해야 합니다.

​동국대학교는 한국 불교 최대 종파종 하나인 조계종 스님들과 신자들이 지난 1906년 설립한 이른바 종립 대학교입니다. ‘종립’은 '특정 종파가 세웠다'는 의미로 국립, 사립, 공립 등의 단어와 비교하면 그 뜻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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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의 전신인 명진학교 교사(원흥사)

​조계종이 설립한 대학교이기 때문에 동국대학교의 학내 의사결정 구조 또한 조계종 중심입니다. 동국대학교 이사회 11명 중 7명이 승려인데요. 아무리 공평하다 한들 사실상 이들 모두 조계종 출신이기 때문에 종단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승려 7명이 힘을 모으면 이사회의 어지간한 의사결정은 대부분 처리 가능합니다. 동국대학교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 자치단체는 이사회 의사결정 구조 개선과 더불어 종단 개입 최소화를 꾸준히 주장해왔지만, 학교 측은 이들의 목소리를 오래도록 무시해왔습니다.

​이번 보광 스님 사건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동국대학교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의혹 규명과 총장 후보 교체를 요구했지만, 동국대학교 이사회는 지난 5월 이사회를 열어 보광 스님을 총장에 선임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총장 선임 과정 중 보광 스님이 작성한 논문 30편 중 18편이 표절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도덕성 논란이 입니다. 하지만 이사회 측은 이는 총장 후보에서 사퇴할 정도의 흠이 아니라며 보광 스님의 총장 후보 자격을 유지합니다.

​총장 선출 과정에서 이사회가 보광 스님을 총장으로 앉히려 한 정황이 확실시되자 동국대학교 학생, 교수, 직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학교 측의 결정에 반발합니다. 최장훈 대학원 총학생회장의 고공농성, 학생들의 릴레이 108배, 교수들의 릴레이 강의 등이 벌어지고, 2015년 9월에는 15년 만에 동국대학교 학생총회가 성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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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 일면 스님의 퇴진을 요구하는 동국대학교 학생들

사실 이때만 해도 동국대학교 학내 분규 사태는 언론에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부총학생회장 김건중 씨의 단식이 40일째를 넘기면서 언론과 대중은 사태에 주목하기 시작합니다.

​김건중 씨의 단식이 50일째를 맞던 날, 이사회는 결국 언론의 집중포화를 이겨내지 못한 채 '이사회 전원 사퇴' 결정을 내립니다. 동국대학교 구성원들의 끈질긴 투쟁이 결실을 본 겁니다.

"보광이 끝판王인가?"

동국대학교 이사회는 총사퇴를 결정했고, 학생들은 이사회의 결정을 받아들여 단식∙농성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동국대학교 학내 분규 사태는 일단락되는듯하지만 아직 갈등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습니다.

​현직 총장인 보광 스님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보광 스님의 이사 임기는 지난 12월 4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이사회가 현직 이사회 전원 사퇴를 결정한 날이 12월 3일이므로 보광 스님은 현직 이사회 안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보광 스님은 이사, 총장직을 모두 유지합니다.

​이에 대해 ‘미래를 여는 동국 공동추진위원회'(제47대 총학생회∙제48대 총학생회(준)∙제31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보광 스님의 총장직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광 스님은 학생 측의 요구에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사회 사퇴 후 어떤 방법으로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세워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학교법인 측은 이사회 전원이 한번에 물러나면 이사 공백 상황과 더불어 교육부가 임시이사(관선이사)를 파견할 가능성이 있어 신임 이사를 선출한 뒤 순차적인 이사회 사퇴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순차적인 이사진 교체 과정에서 또 다시 종단이 개입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요. 동국대학교 총학생회 측은 신임 이사회 선임이 완료되고 종단 개입 방지 및 학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충분한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학교법인 측과 대화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