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in 아프리카

Mark Fischer, flickr (CC BY)

여러모로 쉽지 않은 아프리카의 산업화

이코노미스트의 <More a marathon than a sprint>를 번역한 글입니다.


중국의 고도 성장기를 발판으로 삼아 산업화 대열에 동참했던 아프리카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중국에 원자재와 같은 상품을 납품하던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경제 상황이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는 것입니다. 일례로, 35만 명 이상의 인력을 고용하던 나이지리아의 섬유 업계는 현재 10분의 1도 되지 않은 인력만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리값은 최고가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IMF는 지난 15년간 5% 이상의 평균 경제 성장률을 기록해온 아프리카 국가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4%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잠시 주춤하는 경제 성장도 문제겠지만, 아프리카의 더 큰 위기는 사실 다른 곳에 있습니다. 충분한 경제 성장을 이룩하기도 전에 이미 탈산업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인데,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부족한 사회기반시설로 인하여 상품 제조 비용이 솟구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010년 기준으로 아프리카의 전력 비용은 남아시아의 경쟁국들과 비교할 때 세 배 이상 비쌌습니다. 열약한 도로망과 혼잡한 항구 역시 제조 비용을 솟구치도록 하는 원인이 되고 있죠.

둘째는 풍부한 천연자원이 오히려 산업화에 독이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천연 자원에 의존해 급성장을 이룩한 아프리카 경제가 물가 상승 및 통화가치 상승으로 제조업에서는 오히려 경쟁력을 잃고 있습니다. 익히 네덜란드 병(Dutch Disease)이라 불리는 자원의 저주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나타나고 있는 형국입니다.

마지막은 지리적인 요인입니다. 아시아 국가들의 연이은 산업화 성공은 이 지역의 산업화를 연쇄적으로 끌어냈던 일본의 선구적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한 일본의 제조업을 한국과 대만이 넘겨받고 이를 다시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되넘기는 구조가 마련되면서 아시아 전체는 산업화의 수혜국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아직 일본과 같이 아프리카 대륙 전체로 성공한 산업화 모델을 전수할 만한 국가가 탄생하지 않았죠.

물론 아프리카에서도 성공적인 산업화 사례는 있습니다. 특정 경제특구에 사회기반 시설을 집중적으로 투자한 에티오피아는 많은 해외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2006~2014년 연평균 10% 이상 성장했습니다. 1997~2012년까지 평균 7.5%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한 탄자니아(Tanzania)의 의류 사업은 대규모 항만 시설과 산업 특구를 조성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고요.

하지만 아프리카 산업은 여전히 세계 수요의 2%만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며, 충분히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광범위한 산업화를 이끌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프리카가 아시아의 산업화 성공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회기반시설에 좀더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해외 선진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유인책들을 마련하고 현지 업체들이 이들과 협업하는 구도를 구축하여 현지 제조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