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이란

구조조정,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기업에 내려지는 쓰디 쓴 약인데요. 구조조정이란 말이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건 1997년 외환위기입니다.

Tudor Barker, flickr (CC BY)

엥 구조조정? 그거 IMF 때나 하는 거 아니냐?

최근 좀비기업 구조조정이니,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이니 기업 및 산업 ‘구조조정’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까진 ‘구조조정’하면 1997년 외환위기, 이른바 IMF 사태와 ‘명퇴(명예퇴직)’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그 시절과는 다르게 상시적 구조조정, 기업 주도 자율적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구조조정 개념이 도입된 계기는 1997년 외환위기입니다. 부실 대기업이 외환위기를 불러온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된 겁니다.

구조조정(Restructuring)이란 기업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합니다. 기업, 채권단 또는 법원이 기업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기업의 법적 구조, 소유 구조, 영업 구조, 재무 구조, 인력 구조 등을 최적화합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축소·철수하거나 M&A의 매물로 내놓고, 보유 자산을 매각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1997년엔 더더욱) 대규모 인력 감축이 포함되기도 해 ‘구조조정’하면 자연스럽게 ‘명예퇴직’ 및 ‘대량해고’가 연상되는 것이지요.

기업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지만,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구조조정을 주도하기도 합니다. 기업에 자금을 빌려준 채권단으로서는 여신을 회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금융당국은 한정된 경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구조조정에 참여합니다. [▷▷기업구조조정제도 현황 및 개선방향(우리금융연구소)]

구조조정은 외환위기 이후 점차 활발하게 진행됐는데요. 외환위기 직후 현대, 대우, 쌍용, 기아가 구조조정이 된 것으로 시작해, 03년도 신용카드 사태 당시 LG카드 ·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조선사가 구조조정을 받았습니다.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구조조정 풀 코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구조조정’이라는 개념은 관련 제도를 정비하면서 자율 부문과 제도 부문으로 정형화되었습니다. 구조조정은 그 강도에 따라 자율협약-워크아웃-법정관리 3단계로 나뉩니다. 기업회생에 실패한 회사는 파산 및 청산 절차를 밟게 됩니다.

◆채권단 자율협약


자율협약은 일시적 유동성 위기 때문에 흑자 기업이 도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과 채권단이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구조조정을 뜻합니다. 구조조정촉진법이나 통합도산법 등 제도적 장치 아래 이뤄지는 기업회생절차(워크아웃, 법정관리)와는 달리 법적 강제성은 없습니다.

경영난에 빠진 기업이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요청하면, 여신을 내준 채권 은행 등이 기업 회생 가능성을 검토한 후 지원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자율협약 절차에 돌입하면 채권단이 채무 면제, 출자전환, 만기연장, 금리 인하, 추가 자금 대출 등 지원책을 내주는 대신 자산 매각, 인력 감축, 사업 정리, 대주주 사재 출연 등 구조조정을 요구합니다.

자율협약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고 채권단과 기업의 결정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법적인 근거나 강제성이 없고 채권단 만장일치로 의사결정이 이뤄져 이해관계의 조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워크아웃


워크아웃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에 따라 진행되는 상시적·제도적 구조조정입니다. 기업신용위험 정기평가’에서 C등급(부실징후 평가)을 받은 회사는 검토 후 ‘경영정상화계획안’을 수립해 주채권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자율협약 중 채권단 사이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경우에도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워크아웃은 자율협약과 달리 채권단의 75%가 동의하면 구조조정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율협약에 비해 기업의 대외신인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고 △금융당국의 입김이 미칠 가능성이 크며 △이미 부실징후를 보인 기업들에 대한 ‘사후적 구조조정’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법정관리


통합도산법에 근거한 법정관리는 기업 구조조정제도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클 경우, 강제력을 동원해 채권단과 주주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적 이해관계를 조정합니다.

그러나 법정관리는 앞선 두 구조조정 방식에 비해 회수 기간이 길고 회수자금이 적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채권단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고, 기업 자체 자산 및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현금흐름만으로 채권 변제 및 기업 회생을 도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현 경영진의 경영권을 보장하기 때문에, 기업의 위기를 초래한 경영진들이 법정관리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기업의 청산가치가 계속가치보다 크거나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법원은 기업의 법정관리 신청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기업은 파산 절차에 돌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