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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기업 구조조정

좀비는 부두교 주술 등으로 ‘되살아난 시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보통 ‘으아… 으워어어… 으워으워어…’라고 말하는데요. 기업들 사이에도 이 좀비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좀비기업 리스크가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됐습니다.

Blake Patterson, flickr (CC BY)

대기업 구조조정이 "또" 시작된다

금융감독원이 ‘2015년도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대기업 19곳이 구조조정 대상(C~D등급)으로 선정됐고, 이미 워크아웃을 결정한 동아원 등 상장사 3곳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30일 19곳의 대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부실 징후는 있지만 회생 가능한 ‘워크아웃 대상’ C등급 기업은 11곳, 법정관리 대상인 D등급 기업은 8곳입니다.

은행권은 이미 지난 7월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 35곳을 골라냈는데요. 이번에 발표된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 평가 결과’는 금융감독원의 주문으로 추가로 수행된 겁니다. 따라서 올해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은 총 54개이며, 이는 2010년 65개 이후 최다입니다.

“상반기 정기 평가 때보다 선정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했다”

“경제 여건이 어려워진 점과 그동안 구조조정 대상 선정을 미뤄온 기업이 있었던 점이 반영됐다”

양현근 금감원 부원장보

금감원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인해 금융권이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충당금이 1조 5천억 원 수준이므로,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조조정 대상에 물려있는 금융권 신용 공여액은 총 12조 5천억 원입니다.

문제는 내년 1월 1일부로 워크아웃의 법적 근거를 제공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이 만료되는 겁니다. 금감원은 기촉법 일몰을 고려해 주채권 은행을 통해 워크아웃 대상 기업에 C등급 선정 사실을 미리 알렸습니다. 4곳은 이미 워크아웃을 진행 중이고 다른 한 곳도 연내에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6곳은 기촉법 일몰 시한을 지나, 워크아웃 대신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할 전망입니다.


워크아웃과 채권단 자율협약의 차이, 그리고 기촉법의 역할은 《구조조정이란》에서 읽어보세요.

생명 연장의 꿈

1년에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익을 얻기는커녕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해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이 있습니다. 바로 ‘한계기업’인데요. 보통 3년 연속으로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00% 미만인 회사를 ‘한계기업’이라고 부릅니다. 한계기업은 대개 퇴출이나 구조조정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나 한계에 내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채권단의 만기연장, 이자 보조 등 금융지원으로 연명하는 기업을 ‘좀비기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같은 한계기업은 우리나라에 몇 곳이나 있을까요? 지난 6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외부감사 대상 기업에서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5.2%이며 개수로는 3,295개에 달합니다. 이 중 73.9%가 과거(2005~2013년 중) 한계기업 경험이 있는 ‘만성적 한계기업’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계기업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계기업이 우리 경제의 뇌관, 또는 내부의 적으로 떠올랐습니다. 한국은행은 같은 보고서에서 “부채 증가를 통해 생존을 이어가는 한계기업이 많을수록 기업 전체적인 수익성을 떨어뜨려 결과적으로 기업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많은 한계기업이 구조 조정되지 않고 정부와 금융기관의 지원을 통해 계속 연명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 더 큰 해를 끼칠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4년 하반기 경제전망 ‘부실기업 구조조정 지연의 부정적 파급효과’라는 보고서에서 “좀비기업이 한정된 시장수요를 잠식하고 노동 및 자본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정상기업의 고용 및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됨. 산업 내에 좀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할수록 정상기업의 고용 및 투자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죽은 기업을 살려내는 주문

전통적 경제주체는 가계, 기업, 정부죠. 날로 드리우는 가계부채의 짙은 그림자와 정부의 재정 건전성 악화에 이어 부실기업의 부채 문제도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떠올랐습니다.

은행은 대출이 제대로 회수될지 미리 점검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은행은 기업 채권 등 보유 자산의 건전성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의 5단계로 분류하고, 각 단계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쌓아놔야 합니다. 대손충당금은 회수할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 즉 예상되는 손실을 미리 적립해 놓는 것을 말합니다.

여신 분류 대손충당 비율 *은행업 감독 규정
정상 대출액의 0.85% 이상
요주의(1~3개월 연체) 7% 이상
고정(3~6개월 연체) 20% 이상
회수의문(6~12개월 연체) 55% 이상
추정손실(회수 불능 확신) 100%

채권은행은 기업 자체의 신용위험을 평가하기도 합니다. 은행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 제2금융권 여신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추리고, <A등급(정상)― B등급(일시적 유동성 위기)―C등급(구조적 유동성 문제가 있으나 회생 가능, 워크아웃 대상)―D등급(정리 대상)>으로 분류합니다.

그러나 평가 등급이 낮은 일부 기업들은 은행에서 만기연장 등의 혜택을 받아 퇴출을 피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좀비기업이 탄생하게 되는데요. 기업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아 채권 부실이 발생하면 그 책임은 은행의 몫입니다. 그런데도 은행이 부실기업 퇴출에 소극적인 이유는 뭘까요?

  1. 신용위험평가에서 C등급 이하를 받은 기업은 신규 대출까지 부실(고정이하여신)로 분류됩니다. 은행은 부실 대출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데요. 은행이 출혈을 감수하고 기업 퇴출에 나서야 하는 셈이죠.

  2. 대출받은 기업이 없어지면 그동안 빌려준 대출금을 전부 날리게 되는 것도 은행이 구조조정을 지체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떻게든 기업을 살려 남은 대출금을 회수하고 싶다는 거죠.

  3. 최근 대기업 계열사 중에도 이자보상배율이 낮은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대기업 우산을 쓰고 있으므로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금융당국은 더는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미룰 수 없다며 채권 은행에 ‘깐깐한 신용 심사’를 주문했습니다.

좀비기업, 너 나가!

금융당국이 연일 은행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채권은행에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부실기업을 솎아내고 충당금을 미리 쌓아 놓는 등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 건데요. 다음 달 발표되는 중소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와 내년 1월로 예상되는 대기업 신용위험 수시평가 결과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해 대비하기 위해 원활한 구조조정과 충분한 충당금 적립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기업 구조조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정확한 옥석 가리기’”

“회생 가능성이 없는 한계기업은 신속하게 정리하고, 살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해야 한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27일 10개 은행장 초청 조찬 간담회

은행들은 이미 지난 7월 신용공여액 500억 원 이상인 기업 572곳을 대상으로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를 진행했고, C등급(워크아웃 대상), D등급(퇴출 대상) 기업 35곳을 골라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부터 워크아웃 대상으로 통보받은 기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하지 않으면 신규 여신 중단, 만기 도래 여신 회수 등 고강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11월부터 연말까지 수시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다시 한 번 부실기업을 솎아내기로 했습니다. 턱걸이로 정기 평가를 통과했던 기업들이 긴장해야 할 때가 온 겁니다.

기간산업과 대기업 그룹의 구조조정은 고용, 협력업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정부가 별도로 구성할 협의체 내에서 추진 방향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평가는 진행 중입니다. 이달 말까지 평가를 끝내고 다음 달에 결과가 발표되는데요.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 여신담당 부장과 은행장 등을 만나 연일 ‘선제적 대응’에 대한 압박을 주는 것을 보면, 이번 정기 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175개 중소기업, 구조조정 대상 통보

중소기업 신용위험정기평가 결과, 한계기업 175곳이 구조조정 대상인 C~D등급으로 분류됐습니다. C등급 기업 70곳은 워크아웃, D등급 105개 회사는 법정관리 대상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총신용공여 500억 원 미만, 개별은행 50억 원 이상인 중소기업 17,594개에 대한 정기 신용위험평가 결과, 구조조정 대상기업 175곳을 골라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작년 125곳에서 50곳 늘어난 숫자인데요. 금감원은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기업 경영실적이 악화됐고 ▲신용위험평가 기준이 엄격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9월 말 현재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 175개 기업에 대한 금융권 신용공여액은 2조2204억 원입니다.

C~D등급에 여신을 내준 은행은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데요. 금감원은 은행들이 쌓아야 하는 대손충당금 액수가 7,524억 원이고 9월 말 현재 3,020억 원을 적립했으므로 약 4,504억 원의 추가 적립금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은행권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BIS)은 14.09%에서 14.06%로 소폭 하락합니다.

금감원은 “C등급 기업에 대해서는 신속한 금융지원 및 자구계획 이행 등을 통해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C등급 기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하지 않거나 경영정상화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권은행은 신규 여신을 중단하고, 만기가 돌아오는 여신을 회수하는 등 사후관리 조치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D등급 기업은 추가적인 금융지원 없이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거나 법원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대기업 구조조정이 "또" 시작된다

금융감독원이 ‘2015년도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대기업 19곳이 구조조정 대상(C~D등급)으로 선정됐고, 이미 워크아웃을 결정한 동아원 등 상장사 3곳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30일 19곳의 대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부실 징후는 있지만 회생 가능한 ‘워크아웃 대상’ C등급 기업은 11곳, 법정관리 대상인 D등급 기업은 8곳입니다.

은행권은 이미 지난 7월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 35곳을 골라냈는데요. 이번에 발표된 ‘대기업 수시 신용위험 평가 결과’는 금융감독원의 주문으로 추가로 수행된 겁니다. 따라서 올해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은 총 54개이며, 이는 2010년 65개 이후 최다입니다.

“상반기 정기 평가 때보다 선정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했다”

“경제 여건이 어려워진 점과 그동안 구조조정 대상 선정을 미뤄온 기업이 있었던 점이 반영됐다”

양현근 금감원 부원장보

금감원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인해 금융권이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충당금이 1조 5천억 원 수준이므로,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조조정 대상에 물려있는 금융권 신용 공여액은 총 12조 5천억 원입니다.

문제는 내년 1월 1일부로 워크아웃의 법적 근거를 제공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이 만료되는 겁니다. 금감원은 기촉법 일몰을 고려해 주채권 은행을 통해 워크아웃 대상 기업에 C등급 선정 사실을 미리 알렸습니다. 4곳은 이미 워크아웃을 진행 중이고 다른 한 곳도 연내에 워크아웃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6곳은 기촉법 일몰 시한을 지나, 워크아웃 대신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할 전망입니다.


워크아웃과 채권단 자율협약의 차이, 그리고 기촉법의 역할은 《구조조정이란》에서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