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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노벨상 수상자

2015년에도 어김없이 노벨상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인류의 복지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수여되는 노벨상. 어떤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인류에 공헌했는지 뉴스퀘어와 함께 알아봅시다.

by AlphaTangoBravo / Adam Baker, flickr (CC BY)

(경제학상)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소비를 알아야 한다

13일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소비와 가난, 복지에 대한 연구 공로를 인정해 2015년 노벨경제학상을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경제학자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에게 수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복지 증진과 빈곤 퇴치를 위한 경제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선 개인의 소비 선택을 이해해야 한다. 앵거스 디턴은 개별 소비에 대한 이해를 증진했으며, 개인의 선택과 총 결과를 연결한 그의 연구는 미시·거시·개발 경제학의 영역을 바꿔놨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디턴 교수의 연구가 소비자는 어떻게 여러 제품에 소비를 분배하는가, 한 사회의 소득은 얼마나 소비되고 저축되는가, 우리는 어떻게 복지와 가난을 잘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가 같은 물음에 해답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디턴 교수는 존 무엘바우어 옥스퍼드대 교수와 함께 ‘준이상수요체계(AIDS: Almost Ideal Demand System)를 개발해 1980년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재화의 가격과 소득 수준에 따른 개별 수요를 측정하는 이 모델은 현재 학술 연구와 실무 정책 평가에 고루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십 년간 디턴 교수는 개발도상국의 삶의 질과 빈곤 측정으로 연구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그는 2013년 저서 <위대한 탈출: 건강, 부, 그리고 불평등의 기원>에 “불평등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경제성장은 불평등을 완화한다”는 견해를 담았는데요. 이 저서는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의 <21세기 자본론>과 더불어 ‘불평등’에 관한 또 다른 화두를 던졌습니다.

디턴 교수는 인류가 이전보다 건강해졌고 부유해졌고 수명이 길어졌지만, 그 결과로 사람 간·국가 간 ‘불평등’이 초래됐다고 봤습니다. 그의 저서는 ‘위대한 탈출’을 완성하기 위해 저개발국가에 대한 원조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대안책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생리의학상) 기생충-말라리아 퇴치에 힘쓴 공로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각) 아일랜드 국적의 윌리엄 캠벨 미국 드루대학교 명예교수, 오무라 사토시 일본 기타사토대학교 명예교수, 중국 중의과학원 투유유 종신연구원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발표했습니다. 세 과학자는 주로 저개발 국가에서 발병하는 감염병 퇴치에 필요한 약물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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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윌리엄 캠벨 미국 드루대학교 명예교수, 오무라 사토시 일본 기타사토대학교 명예교수, 중국 중의과학원 투유유 종신연구원

캠벨 교수와 오무라 교수는 항생물질 아버멕틴(Avermectin)과 그 파생 물질 이베르멕틴(Ivermectin)을 발견했습니다. 이베르멕틴은 사상충증과 상피병(림프관 사상충증) 발병률을 현저히 낮추는 등, 현재 기생충 관련 질병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중국 출신의 투유유 연구원은 전통 약재로부터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이라는 물질을 발견했는데요. 아르테미시닌을 사용한 치료법은 성인 말라리아 사망률을 20%, 아동 사망률은 30% 이상 낮춰, 아프리카에서만 한해 10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투유유 연구원의 노벨상 수상에 열광하는 분위기입니다. 투 연구원이 중국 국적으로는 최초로 과학계열 노벨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전까지 과학계열 노벨상 수상자는 8명 모두 중국을 떠난 화교 출신이었습니다. 또한, 투 연구원이 중국 과학계 권위자에게 수여되는 명예호칭 ‘원사(院士)’ 선정에서 수차례 낙선하고, 박사학위와 유학경험이 없는 ‘삼무(三無) 과학자’로 불리기도 했다는 점에서 수상의 의미가 큽니다.

(물리학상) 중성미자에 질량이 있다

2015년 노벨 물리학상의 영광은 가지타 다카아키 일본 도쿄대 교수와 아서 B. 맥도널드 캐나다 퀸스대 명예교수에게 돌아갔습니다. 노벨 위원회는 6일(현지시각) “중성미자의 질량을 입증하는 ‘진동’을 발견한 공로”로 이들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중성미자(中性微子, neutrino)는 전하를 갖고 있지 않은 소립자로 우주 탄생 직후 만들어졌으며, 방사성 물질의 붕괴 · 태양 같은 항성 내부의 핵 융합 등에서도 발견됩니다. 결합하는 미립자에 따라 전자형, 뮤온형, 타우형 세 종류로 나뉩니다. 중성미자는 물질과의 작용이 거의 없으므로 관측하기가 굉장히 어려운데요. 지금도 수 많은 중성미자가 우리 몸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중성미자의 존재는 1930년대부터 예견되었지만, 실제로 중성미자가 관측된 것은 1950년대입니다. 중성미자의 질량은 0이거나 0에 가깝다고만 추측됐는데요. 가지타 교수와 맥도널드 교수는 중성미자가 진동을 통해 변환한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진동 변환은 서로 질량이 다른 경우에 일어나므로, 이는 곧 중성미자가 질량을 갖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Fig fy sv 15 superkamiokande 01 (자료=노벨위원회)
Fig fy en 15 sudburyneutrinoobservatory (자료=노벨위원회)

가지타 교수는 1998년 대기의 중성미자가 검출기에 도달하기 전 진동을 일으켜 또 다른 중성미자로 변환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중성미자는 굉장히 관측이 어려운 소립자인데요. 가지타 교수 연구팀은 일본 기후 현 폐탄광 지하 1km에 있는 ‘슈퍼 카미오칸데’라는 관측장비를 사용해 위 같은 현상을 관측했습니다.

맥도널드 교수는 2001년 태양에서 방출되는 전자중성미자 일부가 지구로 오는 도중 진동을 일으켜 뮤온중성미자로 바뀐다는 사실을 중수 실험을 통해 밝혀냈습니다.

기존 물리학의 ‘표준 모형’은 중성미자의 질량이 0이라는 가정 위에 세워졌습니다. 따라서 중성미자 질량 발견은 새로운 물리학 시대를 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중성미자는 다른 물질과 거의 작용하지 않으므로, 우주 탄생 초기에 발생한 중성미자 연구를 통해 우주의 기원을 분석할 수 있다고 기대됩니다.

(화학상) DNA 복구 원리 발견, 항암·항노화로 한 발짝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각) 토마스 린달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명예 수석 연구원, 폴 모드리치 미국 듀크대 교수, 터키 출신 아지즈 산자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를 2015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발표했습니다.

노벨 위원회는 “세포가 손상된 DNA를 복구하고 유전 정보를 보호하는 원리를 규명한 공로”로 세 과학자에게 노벨 화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습니다. 노벨 위원회는 “이들의 연구가 새로운 암 치료기법 개발에 사용된다”고 덧붙였습니다.

Fig ke en 15 dnastructure 01 (자료=노벨위원회)
이렇게 생겼답니다

DNA(Deoxyribonucleic Acid, 데옥시리보핵산)는 생물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물질입니다. 1869년처음 발견됐고, 1953년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처음으로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냈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DNA의 분자 구조는 굉장히 안정적이라고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DNA는 자외선이나 활성 산소, 발암 물질 등에 의해, 심지어 복제 도중에도 쉽게 손상된다는 것이 1970년대 밝혀졌습니다. DNA 손상이 누적되면 돌연변이가 일어나거나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요. DNA 구조의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오랫동안 이어져 올 수 있었던 것은 생체 세포가 손상된 DNA를 스스로 복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노벨 화학상을 받은 세 과학자는 살아있는 세포가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분자 단위의 원리를 밝혀냈습니다. 린달 연구원은 손상된 염기 하나하나를 잘라내고 새로운 염기로 대체하는 염기 절단 복구 (Basic Excision Repair) 원리를, 모드리치 교수는 DNA가 복제할 때 생기는 오류를 바로잡는 미스매치 복구(Mismatch Repair) 원리를, 산자르 교수는 자외선, 발암물질 등에 의해 손상된 부위를 통째로 들어내고 봉합하는 뉴클레오타이드 절단 복구(Nucleotide excision repair) 원리를 발견했습니다.

(문학상)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2015년 노벨 문학상의 영광은 벨라루스의 여성 논픽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에게 돌아갔습니다. 8일(현지시각) 스위스 한림원은 “다성적(多聲的, polyphonic) 글쓰기로 우리 시대의 아픔과 용기를 담아내는 데 기념비적인 공로를 세웠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습니다.

알렉시예비치의 현재 국적은 벨라루스이지만, 그녀는 1948년 현재 우크라이나 땅에서 우크라이나인 어머니와 벨라루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소련인으로 태어났다는 뜻이지요.

Img 201510089363946 b 문학동네

작가는 현재까지 5권의 책을 통해,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어두운 면을 조명했습니다. 작가의 첫번째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여성 200여명의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2차 세계대전사에서 배제됐던 참전 여성을 재조명하고, 여성의 시각에서 본 전쟁의 참상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1983년에 쓰였지만 당시 소련 정부의 검열로 출판 금지령을 받고, 1985년에 일부 내용이 삭제된 채 출간됐습니다. 이후 2002년이 돼서야 검열에서 걸러진 부분을 다시 추가해 재출간됐습니다. (이 책의 한국어판은 마침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은 8일 출간됐습니다)

이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마지막 증인》은 어린이의 눈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재구성했습니다. 1989년 출간된 《아연 소년들》은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한 폭로를, 1993년 작 《죽음에 매료되다》는 사회주의 몰락 이후 자살을 시도한 소련인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알렉시예비치는 1997년에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겪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체르노빌의 목소리》, 2013년엔 사회주의 붕괴 이후의 상실감과 적응기를 다룬 《세컨드핸드 타임》을 펴냈습니다.

노벨상 수상 후 열린 민스크의 기자회견에서 그녀는 “나는 문학과 발레의 나라 러시아는 사랑하지만, 베리야(소련 비밀경찰의 수장), 스탈린, 푸틴의 러시아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평화상) ‘아랍의 봄’은 한 계절로 끝나지 않았다

‘아랍의 봄’과 그를 불러온 ‘재스민 혁명’을 기억하시나요? 대부분 아랍 국가의 민주화 운동은 실패했지만, 가장 먼저 민중 혁명을 시작한 ‘재스민의 나라’ 튀니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튀니지는 지난해 민주 헌법을 채택하고, 자유 경선을 통해 민주 정권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015년 노벨 평화상의 영광은 ‘아랍의 봄’을 한 때의 짧은 계절로 끝내지 않도록 노력한 ‘튀니지 국민 4자대화기구’에 돌아갔습니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는 시리아 난민 수용에 전향적 정책을 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12년 만에 이란 핵 합의를 끌어낸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부 장관, 미국과 쿠바의 수교 재개를 중재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그 이름도 생소한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를 평화상 수상자로 결정했습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이들에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공로가 있습니다.

2010년 12월. 튀니지의 과일 노점상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26)는 경찰의 노점상 단속에 항의하며 지방 정부청사 앞에서 분신자살했습니다. 전태일 열사를 떠올리게 하는 이 사건은 곧 민중 봉기 ‘재스민 혁명’으로 이어졌고, 24년 동안 튀니지를 장기독재한 벤 알리 대통령은 축출됐습니다. “민중은 정권의 퇴진을 원한다”는 시위 구호는 압제에 시달리는 많은 아랍국가로 퍼져나갔습니다. 이것을 ‘아랍의 봄’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아랍의 봄’으로 실제 민주화를 일궈낸 국가는 많지 않습니다. 이집트의 무바라크, 리비아의 카다피, 예멘의 살레 대통령이 축출됐지만, 실제 ‘민주 정권’이 탄생하진 못했습니다. 시리아 반군은 대를 이어 시리아를 독재한 알 아사드 정권과 맞서고 있지만, 아시다시피 지리한 싸움이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아랍의 봄’을 이끈 튀니지는 달랐습니다. 시민의 기본권이 성별과 종교에 의해 차별받지 않고, 고문을 금지하고 재판을 받을 권리를 실은 헌법이 탄생했습니다. 노벨 위원회는 그 공로를 4자기구에 돌린 것입니다.

2011년 독재자 벤 알리 대통령이 물러났지만, 튀니지의 내부 상황은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이에 노동계를 대표하는 총노동연맹(UGTT), 산업계를 대표하는 산업·무역·수공업연맹(UTICA), 시민운동가들의 인권연맹(LTDH), 법조계를 대표하는 변호사회(ONAT)가 모여 ‘국민 4자대화기구’를 설립하고 튀니지의 마지막 민주화 단계를 주도했습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튀니지는 지난해 12월 역사상 첫 민선 대통령인 베지 카이드 에셉시 대통령을 선출했습니다.

(경제학상)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소비를 알아야 한다

13일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소비와 가난, 복지에 대한 연구 공로를 인정해 2015년 노벨경제학상을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의 경제학자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에게 수여한다고 밝혔습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복지 증진과 빈곤 퇴치를 위한 경제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선 개인의 소비 선택을 이해해야 한다. 앵거스 디턴은 개별 소비에 대한 이해를 증진했으며, 개인의 선택과 총 결과를 연결한 그의 연구는 미시·거시·개발 경제학의 영역을 바꿔놨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디턴 교수의 연구가 소비자는 어떻게 여러 제품에 소비를 분배하는가, 한 사회의 소득은 얼마나 소비되고 저축되는가, 우리는 어떻게 복지와 가난을 잘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가 같은 물음에 해답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디턴 교수는 존 무엘바우어 옥스퍼드대 교수와 함께 ‘준이상수요체계(AIDS: Almost Ideal Demand System)를 개발해 1980년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재화의 가격과 소득 수준에 따른 개별 수요를 측정하는 이 모델은 현재 학술 연구와 실무 정책 평가에 고루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십 년간 디턴 교수는 개발도상국의 삶의 질과 빈곤 측정으로 연구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그는 2013년 저서 <위대한 탈출: 건강, 부, 그리고 불평등의 기원>에 “불평등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경제성장은 불평등을 완화한다”는 견해를 담았는데요. 이 저서는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의 <21세기 자본론>과 더불어 ‘불평등’에 관한 또 다른 화두를 던졌습니다.

디턴 교수는 인류가 이전보다 건강해졌고 부유해졌고 수명이 길어졌지만, 그 결과로 사람 간·국가 간 ‘불평등’이 초래됐다고 봤습니다. 그의 저서는 ‘위대한 탈출’을 완성하기 위해 저개발국가에 대한 원조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대안책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