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인가? 조롱인가?

  • 2015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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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Memune

난민 꼬마의 죽음이 만평에 실렸다

지난 1월, 무함마드 관련 만평에 분노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습격을 받은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이 사건으로 샤를리 에브도 편집장을 포함해 12명이 숨졌습니다. 이 테러 사건 이후 샤를리 에브도는 언론 자유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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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난 9일, 샤를리 에브도가 추구하는 언론의 자유와 대중이 용인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가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샤를리 에브도가 9일 발행한 최신호에서 지난 2일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시리아 난민 아이 ‘쿠르디’를 조롱하는 투의 만평을 실었고, 이 사실이 SNS를 통해 급속도로 알려진 것인데요.

​이 만평에는 모래에 얼굴을 묻고 숨져 있는 쿠르디가 그려져 있고, 그 옆에는 ‘목적지에 거의 다 왔는데...”라는 문구가 함께 쓰여 있습니다. 그 뒤에는 ‘하나 값으로 어린이 메뉴 두 개’라고 쓰인 맥도날드 광고판도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Charliehebdo kurdi 1
쿠르디의 죽음을 묘사한 샤를리 에브도의 풍자

​만평에 반대하는 이들은 ‘난민들이 단지 햄버거 한 개를 먹기 위해 지중해를 넘어 유럽으로 탈출했다는 투의 묘사는 쿠르디의 죽음을 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같은 호에 실린 다른 만평 또한 논란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 만평에는 예수로 보이는 남자가 물 위를 걷고 있고, 그 위에는 ‘기독교인은 물 위를 걷는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 옆에는 물에 거꾸로 처박혀 다리만 내놓은 아이가 그려져 있고, ‘무슬림 아이는 가라앉는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 만평을 비판하는 이들은 '쿠르디를 포함한 무슬림 난민들이 유럽으로 건너와 목숨을 잃게 됐다는 종교 차별적인 뉘앙스가 만평에 담겨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Charliehebdo kurdi 2
종교 차별 논란을 일으킨 풍자

하지만 이러한 샤를리 에브도의 풍자가 쿠르디를 조롱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려진 것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는데요. 쿠르디의 죽음을 통해 비극을 미리 방지하지 못한 유럽 국가들을 조롱하는 것이 이번 만평의 주요 목적이라는 주장이죠. 더불어 맥도날드로 대변되는 현대 자본주의와 타 종교에 대한 배타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에 대한 풍자로 이번 만평을 해석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난민 문제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과 슬픔을 불러일으킨 비극적 사건을 풍자의 소재로 삼은 것 자체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반박 여론도 적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