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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 재점화

최근 재벌개혁이라는 말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지만, 그 실체적 목표와 실행 계획은 아직 모호한 듯 들립니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 오래된 이야기이며, 완수되지 못한 과제입니다.

pictures of money, flickr(CC BY)

재벌개혁, 그 오래된 이야기 속으로

1997년 우리 경제에 외환위기의 파도가 덮쳐왔습니다. 이른바 IMF 사태입니다. 당시 외환위기의 주범으로는 ‘재벌 기업’이 지목됐습니다. 재벌 기업의 총수 중심 지배구조와 선단식 경영(a.k.a. 문어발 확장), 과도한 차입이 금융부실과 외환위기를 키웠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 후보는 ‘민주적 시장경제’와 ‘재벌개혁’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된 김대중 당시 당선자는 1998년 12월 8일 대기업 총수들과 ‘대기업 구조조정 5대 원칙’에 합의했습니다. △경영투명성 제고 △상호보증채무 해소 △재무구조 개선 △업종 전문화 △경영자 책임 강화 등입니다.

이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재벌 개혁의 3대 보완책을 발표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 경제 최대 문제점인 재벌의 구조개혁 없는 경제개혁을 완성시킬 수 없다”며 △제2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순환출자 및 부당내부거래 억제 △변칙상속 차단을 주창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김대중 정부 재벌개혁 정책의 상징인 ‘5+3’ 원칙입니다.

그러나 재벌개혁은 아직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국민의 정부가 임기 동안 성공적으로 집행한 정책은 ‘상호지급보증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뿐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대중 정부의 재벌개혁 실패 원인을 ‘잘못된 문제 인식과 목표 설정’에서 찾았습니다. 김대중 정부가 재벌 기업의 ‘지배 구조’에 천착한 나머지, 근본적인 총수 경영권 전횡 문제, 내부 불공정거래, 재벌 경제력 집중과 그로 인한 경제 양극화 현상 등에 손을 대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김대중 정부는 2001년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행사 허용 ▲출자총액제한제도 예외 확대(지주회사의 자회사 출자에 대해서는 출자 총액 한도 미적용, 구조조정 중인 기업에는 예외 적용 등) ▲대기업 집정제도 완화 ▲금융계열사의 계열기업에 대한 주식보유한도 완화 정책을 펼쳐, 재벌개혁이 일부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노회찬 전 의원은 2012년 “김대중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은 재벌을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이나 총수의 교체 등 재벌체제를 변형된 형태로 재생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