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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쓰레기 대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는 한때 아름다운 거리와 지중해의 따사로운 햇살을 자랑하는 ‘중동의 파리’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행정력 부재로 지독한 몸살을 겪고 있는데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극도로 치달아 제2의 재스민 혁명이 거론되기도 합니다.

Joelle Hatem, flickr(CC BY)

“쓰레기(같은 정부)를 치워라”

8일 우리 축구팀이 원정 경기를 갈 레바논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정부와 의회의 기능상실로 쓰레기 매립지를 구하지 못해 도심이 쓰레기로 뒤덮인 건데요. “쓰레기를 치우라”던 시위대의 구호는 “쓰레기 같은 정부를 치우자”로 바뀌었습니다. 노점상 단속 중 경찰관에게 폭행당한 튀니지 청년 무함마드 부아지지의 분신자살은 실업, 물가상승, 생활고에 고통받던 튀니지 민중을 봉기시켜 재스민 혁명, 그리고 아랍의 봄을 불러왔습니다. 레바논의 ‘쓰레기 시위’가 아랍에 두 번째 봄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레바논 대학 앞에 쌓인 쓰레기. 트위터에서 #YouStink로 검색하시면 더 많은 쓰레기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YouStink

 
7월 중순부터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거리 곳곳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사용하던 쓰레기 매립지의 계약이 종료됐지만, 정부가 다음 매립지 계약을 맺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는 사이 높이가 10m에 이르는 쓰레기 더미가 도심 여기저기에 쌓였고, 중동 여름의 열기에 더해 악취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YouStink(너 냄새 나) 시위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베이루트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정부에 쓰레기 수거를 요구한 겁니다. 그러나 행정력이 마비된 정부와 대립이 심각한 의회는 결국 매립지를 찾지 못했고, 시위는 하루하루 커져갔습니다. 지난달 22일에는 시위대와 경찰의 무력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가스, 고무탄으로 대응했고, 시위대 일부는 돌을 던졌다고 전해집니다. 지난달 29일 베이루트 ‘순교자 광장’에서 벌어진 시위에는 약 4~5만 명의 시민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일부 시위대는 이달 1일 환경부 청사를 잠시 점거해 환경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쓰레기들은 재활용돼선 안된다" …은(는) 정치인과 관료

시위가 진행되면서 시위대의 구호도 점차 바뀌었습니다. “쓰레기도 못 치우는 정부야말로 쓰레기”, “무능한 정부를 청소해야 한다”, “정부 관료와 정치인은 재활용 금지”라는 정치 구호가 나왔습니다. 리비아의 카다피, 이집트의 무바라크를 몰아낸 ‘아랍의 봄’ 당시 시위에 사용된 “민중은 정권의 퇴진을 원한다”는 구호도 나왔습니다.

이번 시위는 단순히 ‘쓰레기’에 관한 것은 아닙니다. 관료와 의회의 오래된 ‘무능’에 관한 시위이며, 쓰레기는 무능과 부패의 상징일 뿐입니다. 레바논 국민은 15년간의 긴 내전 이후, 전력 부족과 상수도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레바논 정부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이 내놓은 ‘2014년 국가경쟁력 지수’ 공공제도 부문에서 144개국 중 139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시리아 싸움에 레바논 등 터진다

레바논은 여기↑에 있는 국가입니다. 수도 베이루트는 지중해와 맞닿아 있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합니다.

미 정보기관 CIA의 ‘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레바논 인구의 27%는 수니파, 또 27%는 시아파, 그리고 40%는 기독교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독교인의 상당수는 고유 기독교 분파인 ‘마론파’입니다. 종교별 권력 균형을 위해 레바논의 대통령은 마론파 기독교인, 총리는 수니파, 국회의장은 시아파만 임명 가능합니다.

2011년 3월 시리아 내전 이후, 레바논의 정치적 시계(視界)가 제로로 변했습니다. 시리아 인구 70%가량이 이슬람교 수니파인데요. 시아파 분파 ‘알라위’파인 아사드 일가는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 전 대통령부터 바샤르 알 아사드 현 대통령까지 40년간 시리아를 지배해왔습니다. 독재에 대한 민중의 불만이 터져 나와 시리아 내전이 발발했습니다.

레바논 의회는 시리아의 알 아사드를 지지하는 계파와 반대하는 계파로 나뉘어 심각한 의견 대립을 겪고 있습니다. 시아파 무장정파인 헤즈볼라가 주축을 이룬 ‘3월8일 동맹’은 128석 의회 중 과반석을 차지한 ‘친 시리아 연합’입니다. 이와 반대로 ‘3월14일 동맹’은 반-시리아 연합인데요. 현재 레바논 의회에서 이 둘의 세력이 비슷해 원내 갈등이 끝 모르고 치닫고 있습니다.

심지어 레바논의 대통령도 공석입니다. 지난 5월 미셸 슐레이만 전 대통령의 5년 임기가 끝나 의회가 대통령을 선출해야 했지만, 계속되는 갈등으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대통령 선출이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총선도 오랫동안 치러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레바논 의회는 시리아 내전을 이유로 들어 이미 2013년 5월에 임기를 1년 5개월 연장했고, 지난해 11월에 또다시 2017년까지 임기를 연장했습니다.

레바논의 행정력 부족은 심각한 상태입니다.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으로 의회 기능이 상실된데다, 내전으로 인한 시리아 난민이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레바논은 자국 인구 350만 명의 4분의 1 수준의 시리아 난민을 끌어안고 있습니다.

“쓰레기(같은 정부)를 치워라”

8일 우리 축구팀이 원정 경기를 갈 레바논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정부와 의회의 기능상실로 쓰레기 매립지를 구하지 못해 도심이 쓰레기로 뒤덮인 건데요. “쓰레기를 치우라”던 시위대의 구호는 “쓰레기 같은 정부를 치우자”로 바뀌었습니다. 노점상 단속 중 경찰관에게 폭행당한 튀니지 청년 무함마드 부아지지의 분신자살은 실업, 물가상승, 생활고에 고통받던 튀니지 민중을 봉기시켜 재스민 혁명, 그리고 아랍의 봄을 불러왔습니다. 레바논의 ‘쓰레기 시위’가 아랍에 두 번째 봄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레바논 대학 앞에 쌓인 쓰레기. 트위터에서 #YouStink로 검색하시면 더 많은 쓰레기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YouStink

 
7월 중순부터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거리 곳곳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사용하던 쓰레기 매립지의 계약이 종료됐지만, 정부가 다음 매립지 계약을 맺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는 사이 높이가 10m에 이르는 쓰레기 더미가 도심 여기저기에 쌓였고, 중동 여름의 열기에 더해 악취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YouStink(너 냄새 나) 시위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베이루트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정부에 쓰레기 수거를 요구한 겁니다. 그러나 행정력이 마비된 정부와 대립이 심각한 의회는 결국 매립지를 찾지 못했고, 시위는 하루하루 커져갔습니다. 지난달 22일에는 시위대와 경찰의 무력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가스, 고무탄으로 대응했고, 시위대 일부는 돌을 던졌다고 전해집니다. 지난달 29일 베이루트 ‘순교자 광장’에서 벌어진 시위에는 약 4~5만 명의 시민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일부 시위대는 이달 1일 환경부 청사를 잠시 점거해 환경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쓰레기들은 재활용돼선 안된다" …은(는) 정치인과 관료

시위가 진행되면서 시위대의 구호도 점차 바뀌었습니다. “쓰레기도 못 치우는 정부야말로 쓰레기”, “무능한 정부를 청소해야 한다”, “정부 관료와 정치인은 재활용 금지”라는 정치 구호가 나왔습니다. 리비아의 카다피, 이집트의 무바라크를 몰아낸 ‘아랍의 봄’ 당시 시위에 사용된 “민중은 정권의 퇴진을 원한다”는 구호도 나왔습니다.

이번 시위는 단순히 ‘쓰레기’에 관한 것은 아닙니다. 관료와 의회의 오래된 ‘무능’에 관한 시위이며, 쓰레기는 무능과 부패의 상징일 뿐입니다. 레바논 국민은 15년간의 긴 내전 이후, 전력 부족과 상수도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레바논 정부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이 내놓은 ‘2014년 국가경쟁력 지수’ 공공제도 부문에서 144개국 중 139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