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의 돌팔매는 거인을 쓰러뜨릴 수 없다

기욤 쿠르투아 '다윗과 골리앗'

이스라엘 무장 군인, 돌팔매질한 11세 소년 과잉 진압 논란

구약성서 〈사무엘〉에는 베둘레헴의 어린 목동이 이스라엘과 반목하는 블리셋(팔레스타인) 거인 골리앗을 돌팔매질로 무찌른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소년은 고대 이스라엘의 2대 왕 ‘다윗 왕’이 됩니다. 이후 다윗의 돌팔매는 ‘강자를 무찌른 약자의 기술’로 회자됩니다.

30일(현지시각) 미국 CNN 방송은 이스라엘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나비 살레 마을에서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위 사진을 보도했습니다. 무장한 이스라엘 군인이 부러진 팔에 깁스를 한 11세 소년의 목을 조르며 진압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소년이 군인을 향해 돌을 던져 체포하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소년은 유대인 정착촌 건설 반대 시위를 조직한 활동가의 아들로 알려졌는데요. 서안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당연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인들의 중요한 생계 수단인 올리브 농지를 빼앗기도 합니다.

이스라엘 군인에게 진압되는 팔레스타인 소년의 사진을 보도한 CNN
이스라엘 군인이 돌팔매질한 소년을 연행하는 것을 막는 가족

이스라엘 정부는 돌팔매질을 심각한 범죄 행위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AP통신에 따르면 돌팔매질에 대한 이스라엘의 사법 시스템은 팔레스타인 소년과 이스라엘 소년에 각각 다르게 적용됩니다.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에 사는 유대 주민은 민법의 적용을 받지만, 팔레스타인 주민은 군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입니다.

AP통신이 지난해 7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돌팔매로 체포된 이스라엘인은 53명, 팔레스타인인은 1,142명입니다. 체포된 인원 중 이스라엘인은 11%(6명)가, 팔레스타인인은 46%가 기소됐습니다. 기소된 팔레스타인인은 전원 유죄 선고를 받았고, 이스라엘인 4명은 선고유예, 1명은 무혐의로 풀려났으며, 당시 기준 나머지 1명의 선고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은 팔레스타인 청소년의 돌팔매 범죄 건수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스라엘 의회는 지난 7월 20일 돌팔매를 처벌할 수 있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개정안은 직무 수행 중인 경찰관 등을 향해 돌을 던지는 자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할 수 있고, 고의성이 증명될 경우 최고 20년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스라엘 서안 지구 등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이 형법 개정안이 “팔레스타인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돌팔매질은 정착촌 건설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청소년의 유일한 저항 수단이며, 뿌리 깊은 ‘저항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1987년과 2000년에 발생한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반 이스라엘 봉기) 당시에도 팔레스타인 청년들은 이스라엘의 탱크에 저항해 돌팔매질을 했습니다.

유대인의 조상인 다윗은 블리셋인 거인 골리앗의 이마에 돌을 박고, 그의 목을 베어 죽였습니다. 3천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대인은 블리셋인과 반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