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 Stories

북한 DMZ 지뢰 도발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남북 관계 개선에 힘 쓰고 있었는데요. 그간의 노력이 허사가 되어버리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북한의 '지뢰 도발' 때문입니다.

통일부

'유감' = '그렇게 당해서 안 됐습니다'

지난 2일, 북한이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여 남북 공동보도문에 담긴 ‘유감’ 표명은 ‘사과’의 뜻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유감'이란 '그렇게 당해서 안 됐습니다' 하는 식의 표현에 불과하다. 남조선 당국이 유감이라는 문구를 북조선식 사과로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는 것은 조선 글자의 뜻과 단어의 개념 자체도 모르는 무지의 산물이다.”

북한 대변인 담화 내용 중

더불어 북한은 이번 공동보도문 합의를 두고 남한 측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묘사하는 것은 ‘천박하고 비루한 일’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대변인 담화 발표를 북의 사과를 받아냈다고 주장하는 우리 정부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만은 없습니다.

지난 몇 주간 북한과의 마찰이 있고 우리 정부는 북한 핵무기 사용 징후 포착 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계획’을 수립했고, 북한 유사시 한미 군 전력이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을 제거하고 북한이 공격 시 즉시 반격하는 '작전계획 5015’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세간에 알려졌습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북한의 심기를 불편케 한 것이죠.

하지만 이번 북한의 담화 발표가 ‘8.25합의' 파기 등의 극단적인 상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의 입장 표명이 국방위원회 성명이나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보다 격이 낮은 대변인 담화라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북한은 그저 자신들의 불편한 심기를 우리 쪽에 알리는 목적으로 담화 발표를 한 셈입니다.

또한, 담화 마지막 부분에 '우리는 남조선당국의 차후 움직임을 그 어느 때보다 더 각성 있게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되어 있는데요. 합의 파기 등에 대한 내용이 없고, ‘주시하겠다’는 표현이 사용된 것을 보면 ‘8.25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의견 피력에 대해 담담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지금은 합의 이행을 위해서 서로 노력할 때이지, 이렇게 말 가지고 다툴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공동보도문에 지뢰도발에 대한 유감표명과 관련된 문항이 들어갔다는 것이 정답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DMZ 지뢰 폭발 "북한 소행 맞다"

지난 4일, 오전 7시 35분경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방목리 육군 1사단 11연대가 담당하는 DMZ 내 추진철책 통문 부근에서 지뢰 폭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공개한 지뢰 폭발 당시 영상

이 사고로 당시 추진철책 통문을 지나던 1사단 수색대 병사 두 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통문을 지나던 하모(21) 하사가 지뢰 폭발로 두 다리를 잃었고, 하 하사를 후송하며 통문을 건너 남측으로 돌아가던 김모(23) 하사 또한 지뢰를 밟아 오른쪽 발목이 잘렸습니다.

이후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지뢰 폭발이 사고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북한의 도발로 인한 것인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10일 발표된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지뢰 폭발 사건은 북한이 의도적으로 남측 병사들이 지나다니는 추진철책 통문 근처에 목함지뢰를 3개를 설치하며 발생한 것이라고 합니다.

합동조사단은 추진철책 통문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목함지뢰가 설치되어 있었다는 점 폭발물 잔해를 분석한 결과 이것이 북한 측의 사용하는 목함지뢰와 일치했다는 점 2008년 추진철책 설치 공사과정에서 이 지역의 지뢰 제거가 철저히 이뤄졌다는 점 주변 지형 변화로 미루어볼 때 폭우로 인해 유실된 지뢰가 폭발됐을 가능성이 없다는 점 등을 통해 북한이 의도적으로 사건을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폭발물은 북한군이 사용하는 목함지뢰가 확실하며, 아군의 활동과 폭발물 잔해를 분석한 결과 아군을 위해할 목적으로 적이 의도적으로 매설한 것이 확실하다."

"북한의 비인도적 도발행위에 대해 혹독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도록 할 것이며, 앞으로도 적 도발에 대비한 DMZ 작전을 철저하게 수행해 나갈 것이다."

합동조사단 안영호 부단장

북한의 도발로 인해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화해 무드를 조성하려던 남북 사이에 먹구름이 드리웠습니다.

우리 군,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 시행

우리 군이 지난 10일 오후 5시 이후부터 군사 분계선 일대(서부전선) 대북(對北)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습니다. 이번 확성기 방송은 지난 4일 발생한 북한의 지뢰 도발에 대한 첫 대응 조치입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지난 2004년 6월 남북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합의한 이후 11년 만에 재개되었습니다.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을 것을 우려해 확성기를 설치해 방송을 재개한 지역 부근에 무인정찰기, 토우 대전차미사일, 대공방어무기, 대포병탐지레이더 등의 전력을 보강했으며, 해당 지역에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발령했다고 합니다.

​군 당국은 지난 2010년 천안함 사태의 대응 일환으로 5·24 조치를 시행했으며, 이에 따라 중단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북측에 경고했는데요. 이후 북한은 확성기 방송 지역에 조준사격을 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만약 북한의 추가 도발이 발생한다면 우리 군은 즉각 응사하여 보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뢰 도발, 우리 아니다" 발 뺌 하는 북한

14일, 북한 국방위원회는 정책국 담화를 발표하여 지난 4일 일어난 DMZ 목함 지뢰 폭발 사건과 북한은 전혀 연관이 없다며 우리 정부가 이번 사건의 범인을 북한으로 지목한 것에 대한 반박을 내놓았습니다.

북한은 이번 사건이 남한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내놓은 ‘증거’를 하나하나 반박하며, 본인들의 소행임을 증명할 수 있는 동영상을 제시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지뢰폭발에 대하여 북 도발이라고 괴뢰 군부가 떠들고 괴뢰합동참모본부가 줴쳐대고 청와대가 악청을 돋구고 나중에는 유엔까지 합세하여 우리를 걸고 드는 조건에서 그대로 침묵하고 있을 수가 없게 되였다."

"만약 우리 군대의 소행이라고 그렇게도 우겨대고 싶으면 그를 증명할 수 있는 동영상을 제시하라. 그것이 없다면 다시는 북 도발을 입밖에 꺼내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담화

북한은 우리 정부가 북한을 범인으로 지목하며 내놓은 근거에 대해 일일이 반박했습니다. 반박 내용을 살펴보니 주장이 논리적이진 않습니다.


1. 지뢰 잔해에서 나는 송진 냄새

우리 정부 : 지뢰 잔해에서 강한 송진 냄새가 난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새로 제작한 지뢰를 설치한 것이다.

북한 : 남한은 폭발한 지뢰가 수지라는 재질로 만들어졌다고 발표했다. 부서지고 타버린 잔해에서 냄새를 찾는다면 화약 냄새일 것이다. 또한, 묻을 지뢰가 없어 지뢰를 새로 만들어 매설했겠는가?

2. 북한제 목함지뢰

우리 정부 : 폭발물의 잔해를 분석한 결과 북한군이 사용하는 목함지뢰와 일치한다.

북한 : 남한이 폭우로 떠내려온 지뢰들을 제거하지 않고 보관해뒀다가 여러 곳에 매몰한 후 모략극을 날조한 것이다. 폭발이 일어났다면 지뢰 내부 용수철이 부러졌거나 휘어졌어야 할 텐데, 남한이 증거라고 내놓은 용수철은 매우 멀쩡하다. 이 또한 수상하다.

3. 해당 지역의 지뢰 매설 여부

우리 정부 : 폭발 지역은 2008년 추진철책 설치 공사 과정에서 지뢰 제거가 철저히 이뤄진 지역이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지뢰를 설치한 것이다.

북한 : 사건이 발생하기 전 이 지역에는 150mm의 폭우가 쏟아져 내렸다. 우리 지역이 아닌 남한 헌병초소 주변에 매몰해놨던 반보병지뢰가 떠내려왔을 뿐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담화를 접한 이후 북한군 총참모부에 반박 전통문을 보냈습니다. 합참은 전통문에 “DMZ 지뢰 도발은 북한의 목함지뢰에 의한 것이며 책임을 회피하고 재차 도발을 감행하면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북한에 경고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남북의 확성기 배틀이 시작됐다

우리 군은 지난 10일부터 군사 분계선 서부전선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뉴스1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 또한 이에 맞서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고 합니다.

북한의 확성기 방송은 현재 동부전선 일부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확성기 방송에는 주로 '북한 체제 선전'과 ‘남한 비방’이 담겨 있습니다.

북한이 사용하는 확성기는 성능이 매우 낡아, 방송한다 하더라도 남측에서는 그 내용이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북한은 확성기 방송을 심리전 용도로 사용하기보다는, 우리가 북한 쪽을 향해 실시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 소리를 상쇄해 북한 주민이나 병사들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잘 들을 수 없도록 하는 용도로 활용한다고 합니다.

남북 모두가 확성기 방송을 재개함에 따라 2004년 6월 군사회담을 통해 합의됐던 '상호 간 확성기 방송 중단’ 조항은 사실상 파기되었습니다.

북한은 지난 15일 우리 군에 ‘공개 경고장’을 보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하라고 위협을 가한 바 있는데요. 17일부터는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됩니다. 이에 따라 남북 관계는 당분간 급격히 경색될 전망입니다.

이젠 지뢰가 아닌 포격

20일 오후 3시 53분, 북한군이 경기도 연천군 중면 지역의 야산으로 고사포 1발을 발사했습니다. 20여 분 뒤인 4시 12분, 북한은 또다시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 남쪽 700m 지점에 직사포 3발을 발사했습니다. 이에 따른 우리 측 인명 재산 피해는 다행히도 없었습니다.

우리 군은 북한의 1차 포격이 있고 한 시간이 지난 오후 5시 4분께 북한의 군사분계선 북쪽 500m 지점에 155mm 포탄 20여 발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측의 대응 또한 북한에 이렇다 할 피해를 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군은 지난 2010년 일어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한의 도발이 있으면 도발 원점을 타격할 것이라고 다짐했는데요. 이번 포격 도발에 즉각 대응하지 않은 것과 더불어 도발 원점이 아닌 군사경계선 부근에 대응 포격을 한 것에 대해 ‘적절치 않은 대응’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이에 대해 국방부는 탐지 장비에 가끔 허상이 잡히는 경우가 있어 적의 포격이 실제 있었는지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이야기했으며, 도발 원점 타격과 관련해서는 '우리 측 인명 재산 피해가 없었고, 현장 지휘관의 판단하에 이뤄진 대응이기 때문에 군사경계선 부근으로 대응 포격을 한 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의 포격 도발이 있고 두 시간 뒤인 오후 6시 정부는 대통령 주재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회의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는 상임위원회 형태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박 대통령이 직접 NSC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회의에서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을 우리 군에 지시했다’고 합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포격 도발 직후 방송을 내보내 ‘48시간 안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심리전 수단을 전면 철거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군사적 행동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북한 준전시상태 돌입, 높아지는 한반도 긴장

북한의 포격 도발이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남북 간 갈등은 점차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17시부터 최전방 지역에 한해 준전시상태를 선포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군은 21일 오전부터 북한군이 방사포 등 휴전선 일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화력 무기를 전방 지역으로 전방 배치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대북감시태세 ‘워치콘’을 격상했다고 합니다. 워치콘 격상에 따라 대북 정보 감시 자산이 증강 운영됩니다.

​이와 더불어 경기도 연천 지역을 방어하고 있는 6군단에는 북한의 이상징후나 관련한 위험상황이 발생했을 때 발령하는 조치 중 가장 높은 단계에 해당하는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으며, 연천, 파주, 강화 지역의 일부 주민들을 혹시 모를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대피한 상황입니다.
​​
남북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점차 고조되자 ​우리 군은 21일 오전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합동참모본부 명의의 전통문을 북으로 전송했습니다.

​"북측의 지난번 지뢰도발과 이번 불법적 포격도발은 정전협정과 남북불가침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불법적이고 중대한 도발임을 엄중히 경고했다. 또한 북측이 무모한 경거망동을 완전히 포기할 것으로 촉구한다. 자위권 차원에서 응징할 것이고 이로 인해 야기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측에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힌다.”

합동참모본부 명의 전통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2일 오후 5시 이후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든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도발에 대비할 수 있는 철저한 경계 태세를 전 군에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 도발을 전면전으로까지 확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남한에는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진행 중인데요. 한미 전력이 모여 있는 이 때 대 놓고 전면전을 벌이는 것은 북한에 있어 큰 부담입니다. 현재 한미 양국 군은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연합작전체제를 가동해 군 수뇌부 간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협의하고 있습니다.

길어지는 남북협상(현재까지 상황 정리)

북한의 최후통첩을 두 시간 앞둔 22일 오후 3시, 남북은 가까스로 남북 고위급 접촉에 합의하고 이날 오후 6시 30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만남을 가졌습니다. 우리 측에서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참석했으며, 북측에서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석했습니다.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된 회담은 다음 날 새벽 4시 15분까지 이어졌는데요. 회담은 ‘정회’라는 형태로 중지되었으며, 23일 오후 3시 30분부터 다시 시작됐습니다. 남북 입장 차이가 상당해 결과 도출에 진통을 겪고 있지만, 회담이 아예 결렬되지 않은 것을 보니 남북 모두가 이 기회를 통해 위기 상황을 돌파하고자 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 측이 북측에 내놓은 요구사항은 지난 4일 DMZ에서 발생한 목함지뢰 도발과 20일 발생한 서부전선 포격 도발에 대한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입니다. 반면, 북한은 우리 군이 DMZ 목함지뢰 도발을 계기로 시작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현재 북한이 목함지뢰 도발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고, 북한이 특정 도발이나 군사적 행동을 두고 유감을 표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회담이 북한의 사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 때문에 현재 회담이 계속 길어지고 있는 것이겠죠.

만일 이번 회담에서 제대로 된 결말이 맺어지지 않는다면 남북이 일단 임시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준전시상태 해제를 통해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이후 추가 회담을 꾸준히 진행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회담 와중에도 국지전을 염두한 듯 전력을 최전방에 배치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한쪽에서는 대화하면서도 한쪽에서는 군사적 행동을 통해 상대방을 압박하는 전형적인 북한식 ‘화전양면’ 전술입니다. 우리 정부 또한 이에 대응해 서부전선을 비롯한 최전방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한미 연합 전력의 대응 체계를 공고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44시간 만에 극적 타결

지난 22일부터 25일 새벽까지 43시간 이상 진행됐던 남북고위급 당국자 접촉이 극적 합의로 마무리됐습니다. 남북은 25일 새벽 0시 55분 회담을 종료했으며, 총 6개 항에 합의했습니다.

​25일 새벽 2시, 당국자 접촉을 끝마치고 돌아온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진행했습니다. 남북이 합의한 공동보도문 6개 항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당국 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안에 개최하며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2.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데 대하여 유감을 표명했다.

3.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터 중단한다.

4.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해제한다.

5. 남과 북은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적십자 실무접촉을 9월 초까지 하기로 했다.

6.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북한 또한 비슷한 시간에 남북 합의 소식과 더불어 공동보도문 내용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하였습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준전시상태 해제

25일 새벽 타결된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에 따른 첫 번째 합의 이행이 이뤄졌습니다.

우리 측은 합의 내용에 따라 25일 낮 12시부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으며, 우리 시간 기준으로 12시 30분에 북한 또한 준전시상태를 해제했다고 합니다. 북한은 지난 8월 15일 광복절부터 독자적인 표준시인 ‘평양시’를 적용했는데요. 이에 따라 북한 표준시는 한국과 일본보다 30분 늦습니다.

"오늘 낮 12시부로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북한이 그 시각에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기 때문에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상응하는 조치를 한 것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단 우리 군은 아직 확성기 시설을 철거하진 않았습니다. 이후 북한 동향을 관찰해가며 확성기 시설 철거, 워치콘 하향 등을 탄력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첫 합의 이행이 이뤄지면서 충돌 직전까지 갔던 남북 교착 상황은 진전 국면으로 접어들었는데요. 이후 남북은 당국자 회담 개최, 이산가족 상봉 등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해나갈 방침이라고 합니다.

긴장 끝내고, 대화로 넘어간 남북

지난 25일, 남북의 합의를 통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및 준전시상태를 해제한 것에 이어 긴장 상황을 유지하던 대부분의 남북 경계 태세가 해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목함지뢰와 포격 도발로 최전방 부대에 하달된 최고경계태세와 적의 국지적 위협이 고조될 때 내려지는 ‘진돗개 하나’가 모두 해제됐다. 지금은 대비태세가 평시 수준으로 전환됐다.”

군 관계자

​더불어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종료되면서,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북한군에 내려졌던 특별경계근무도 해제되었다고 합니다.

​남북은 공동보도문에 합의한 대로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진행합니다. 첫 번째 적십자 실무접촉은 다음 달 7일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유감' = '그렇게 당해서 안 됐습니다'

지난 2일, 북한이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여 남북 공동보도문에 담긴 ‘유감’ 표명은 ‘사과’의 뜻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유감'이란 '그렇게 당해서 안 됐습니다' 하는 식의 표현에 불과하다. 남조선 당국이 유감이라는 문구를 북조선식 사과로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는 것은 조선 글자의 뜻과 단어의 개념 자체도 모르는 무지의 산물이다.”

북한 대변인 담화 내용 중

더불어 북한은 이번 공동보도문 합의를 두고 남한 측이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묘사하는 것은 ‘천박하고 비루한 일’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대변인 담화 발표를 북의 사과를 받아냈다고 주장하는 우리 정부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만은 없습니다.

지난 몇 주간 북한과의 마찰이 있고 우리 정부는 북한 핵무기 사용 징후 포착 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계획’을 수립했고, 북한 유사시 한미 군 전력이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을 제거하고 북한이 공격 시 즉시 반격하는 '작전계획 5015’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세간에 알려졌습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북한의 심기를 불편케 한 것이죠.

하지만 이번 북한의 담화 발표가 ‘8.25합의' 파기 등의 극단적인 상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의 입장 표명이 국방위원회 성명이나 국방위원회 정책국 성명보다 격이 낮은 대변인 담화라는 점을 미루어 봤을 때, 북한은 그저 자신들의 불편한 심기를 우리 쪽에 알리는 목적으로 담화 발표를 한 셈입니다.

또한, 담화 마지막 부분에 '우리는 남조선당국의 차후 움직임을 그 어느 때보다 더 각성 있게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되어 있는데요. 합의 파기 등에 대한 내용이 없고, ‘주시하겠다’는 표현이 사용된 것을 보면 ‘8.25합의'가 여전히 유효하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의견 피력에 대해 담담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지금은 합의 이행을 위해서 서로 노력할 때이지, 이렇게 말 가지고 다툴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공동보도문에 지뢰도발에 대한 유감표명과 관련된 문항이 들어갔다는 것이 정답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