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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용찡

  • Economy
  • 국제유가 하락

혼돈의 국제유가, 새로운 국면 열릴까?

올 2월은 국제유가에 있어 주요한 터닝포인트로 기억될까요? 지난 2월 16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그리고 러시아의 석유장관이 만났습니다. 카타르 도하에서 회동한 이들은 지난 1월 11일 수준에서 산유량을 동결하는 데에 합의했습니다. 비록 감산이 아닌 동결 결정이지만 이 회동이 가지는 의미는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세계 1·2위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참여했다는 점이 이목을 끌었습니다. 또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베네수엘라)과 비회원국(러시아) 간 만남이라는 점도 이색적이었습니다.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한 데 모여 산유량 제한 합의를 한 건 15년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로써 국제유가 사수 의지가 비단 OPEC에만 있는 것이 아니란 점이 공식적으로 확인됐습니다. 모하메드 빈살레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이날 회동이 성공적으로 끝나 "향후 원유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다른 산유국들의 산유량 동결 논의 동참에 대한 기대감까지 내비쳤습니다. 그런데 이날 합의에도 불구,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0.40달러 하락한 배럴당 29.04달러로 마감했고,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1.21달러 내린 배럴당 32.18달러로 장을 마쳤습니다. 호조에도 불구 유가가 떨어진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시장의 실망입니다. 당초 시장은 4개국 회담 소식이 알려지자 이들이 산유량 감산을 합의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합의 결과가 감산 아닌 동결로 밝혀지면서 이에 따른 시장의 실망감이 국제유가에 반영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는 이란의 불참입니다. 지금 국제유가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건 바로 이란입니다. 최근 경제 제제에서 벗어나 원유 수출의 활로를 열게 된 이란은 모든 산유국 중 가장 강력한 원유 증산 의지를 보여왔습니다. 이란을 제외한 나머지 산유국이 전부 산유량 동결을 결정한다고 해도, 세계 3위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이란이 증산을 실현한다면 국제유가 시장의 공급과잉 현상은 지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장관에 따르면 이날 4개국의 산유량 동결 합의에는 ‘다른 원유 생산국들이 합의에 동참할 때 유효하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이란이 끝까지 동결하지 않겠다고 버티면 이번 합의는 사실상 물거품이 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하루 뒤인 17일, 국제유가가 반등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 원유 선물은 전날보다 1.62달러 오른 배럴당 30.66달러로 마감했고,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2.32달러 오른 배럴당 34.50달러로 장을 마쳤습니다. 하루 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란이 움직였습니다. 17일 이란은 카타르, 베네수엘라, 이라크 석유장관과 도하에서 만났습니다. 이날의 4자 회동이 끝난 후, 기자 앞에 선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이 “유가 인상을 위한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모든 결정과 협력을 지지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비록 속 시원하게 동참 의지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이란의 지지 발언은 국제유가를 들썩이기에 충분했습다. 사실 이란이 당장 생산량을 동결키로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불과 얼마 전 하루 원유 생산량을 100만 배럴씩 늘리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여타 산유국들이 “이란의 특수 상황을 이해한다”고 밝혀 어쩌면 이란은 산유량 동결에서 예외적인 대우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국제유가의 향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미국의 산유량 결정이 여전히 원유시장의 독립변수로 작용할 뿐 아니라, 최근 산유국들의 동결 합의 역시 언제 어떻게 뒤집어져도 이상할 게 없을만큼 불안정하기 때문입니다. 18일,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지난주 원유 재고가 전주보다 21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원유 재고가 쌓인다는 것은 두가지로 해석 가능합니다. 원유 수요가 줄었거나, 원유 공급이 늘었거나. 어찌됐든 어느 쪽이나 원유 공급 과잉을 초래하고, 국제유가를 떨어뜨립니다. 산유량 동결 합의 또한 신뢰할 수준이 되지 못합니다. 18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델 알-주베이르 외무부 장관은 “다른 산유국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 생산량 제한, 혹은 감산을 원한다고 해도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할 준비가 안돼있다”고 말했습니다. 석유장관의 동결 합의 결정을 외무장관이 뒤집은 셈인데요. 그는 이어서 "원유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해진다”며 “그동안 말해왔듯 사우디는 시장 점유율을 지킬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는 다른 산유국들의 추가 동결 결정을 재촉하는 발언이기도 하지만, 누구라도 엇나가는 순간 원유시장은 다시 공급 경쟁상태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암시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국제유가, 과연 올 2월을 기점으로 국제유가가 상승 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될까요?

  • 2016년 2월 19일
  • Economy
  • 세계적 '마이너스 금리' 추세

마이너스 금리 일발 장전, 불속으로 뛰어!

발표 당시부터 시장의 불안과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일본중앙은행(BOJ) 마이너스 금리 도입 결정. 당초 기대했던 효과는 간 데 없고, 주가 폭락과 엔화 가치 폭등이라는 역효과만 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 진원지인 유럽에서도 이와 같은 금융 위기 전조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것이 전반적인 금융 시스템 위기로까지 번질 것이란 우려마저 나옵니다. 올 들어 유럽 은행 주가는 유로존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11~2012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4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도이치방크는 올 들어 주가가 35%나 빠졌습니다. 때문에 도이치방크가 내년에 조건부 후순위 전환사채(코코본드) 이자조차 지급하지 못할 것이란 소문도 돌고 있습니다. 도이치방크 뿐만이 아닙니다. 마이너스 금리의 최전선에 있는 스위스에선 크레디트스위스의 주가가 작년 12월 대비 43%나 빠졌으며 프랑스의 소시에테제네랄, 영국의 바클레이스, 스탠다드차타드 등도 같은 기간 각각 35%, 32%, 31%의 주가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주가가 떨어진 것도 모자라 금융기관은 신용부도 위험에까지 직면하게 됐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마킷에 따르면 유럽 은행의 평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01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JP모건 등 미국 투자은행 CDS 프리미엄까지 일제히 올랐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도이치방크의 CDS 프리미엄은 연초 95bp에서 최근 268bp로 수직상승했는데요, 이는 2011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자칫 유럽발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저유가와 글로벌 증시 하락으로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리스크오프 현상이 심화된 데 더해,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은행 부실 위험까지 커지는 지금 상황에서 “유럽 금융기관들이 새로운 금융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자금 수요자 입장에서 가뜩이나 열악했던 환경을 더욱 악화시켜 경기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WSJ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시중은행의 대출 여력을 떨어뜨려 금융 경색을 유발하고 그로 인해 임금, 물가까지 부진에 빠져 디플레이션이 초래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나라는 유로존 19개국과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일본 등입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이 국가들에서부터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세계 경제는 또 다시 지난 2008년의 위기 상황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당분간 마이너스 금리 랠리는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CNBC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통해 올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은 5개국을 꼽았습니다. 캐나다, 노르웨이, 이스라엘, 영국, 체코 등이 유력한 후보로 지목된 가운데, 현재 이들 국가의 기준금리는 0.1% ~ 0.75% 수준입니다. 이 중 노르웨이의 경우 지난해 9월 요구불 예금 금리를 인하하면서, 할당 금액을 넘어선 시중 은행의 예금액에 대해서 이미 -0.25%의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는 지금 '마이너스 금리'라는 기름통을 짊어지고 하나 둘 불속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가운데 오는 2월 16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당장 마이너스 금리는 우리의 고려대상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이같은 세계적 추세를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때문에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의 형태로 이 바람에 편승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입니다. 채권시장은 이미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한 상황입니다.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4750%로 기준금리보다 낮습니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다는 것은 시장에서 금통위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이를 선 반영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그 시기가 꼭 오는 2월 회의는 아닐 것이라는 평가도 뒤를 잇고 있습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 보유·운용 관련 담당자 10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통상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결정은 '소수의견'이란 전제 하에 시그널로서 한 번 주어지고, 그 다음에 실제로 시행되곤 합니다. 우리나라도 머지 않아 마이너스 금리란 기름통을 짊어지게 될까요?

  • 2016년 2월 15일
  • Economy
  • 국제유가 하락

요란한 빈 수레, 국제유가 12.3% 반등

지난 12일, 국제 유가가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선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 전날보다 12.3% 오른 배럴당 29.44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이는 7년만에 나온 1일 최대 상승률입니다. 국제유가 반등 배경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원유 감산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가 작용했습니다. 전날인 11일, 수하일 빈 모하메드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 장관이 “OPEC은 원유 감산에 협조할 준비가 됐다”고 발언한 것이 주효했던 것입니다. 이 발언은 지금까지 OPEC의 감산 시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까지도 감산에 어느정도 동의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내비쳤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가 줄었다는 발표도 이어졌습니다. 미국 원유 서비스 업체인 베이커휴즈는 지난주 미국 내 원유 시추기 가동 기수가 전주보다 30기 감소한 514기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OPEC이 감산 의지를 내비친데 이어 미국 원유 생산시설마저 계속 위축되는 것으로 보고되면서 시장은 국제 원유 시장이 전반적인 감산 기조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기대심리를 공유하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아직은 더 지켜볼 때"라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습니다. 12일의 반등은 시장의 반사적 기대심리가 작용한 결과일 뿐, 실제로 국제유가가 지속해서 오를만한 근거가 없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혹 OPEC이 감산에 합의 한다고 해도 그 시기는 6월 정례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고, 합의 직후 감산이 바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벌써부터 시장이 요동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작은 파장에도 이렇게 크게 반응하는 국제유가를 볼 때, 이제 유가가 정말 바닥의 바닥을 찍었단 평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 2016년 2월 14일
  • Economy
  • 세계적 '마이너스 금리' 추세

일본 마이너스 금리 발표 첫 주, 실패

지난달 29일 일본중앙은행(BOJ)이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단행하자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21엔 선으로 2% 급등했습니다. 일본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심리로 엔화가치가 급락한 것이죠. 양적완화를 향한 첫걸음이 꽤나 산뜻한 듯 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뒤바뀌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곧바로 떨어지기 시작한 엔·달러 환율은 2월 5일 현재 116.64엔 수준까지 내려가 영 힘을 못쓰는 중입니다. 이에 따라 엔화가치는 마이너스 금리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도 남을만큼 올랐습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심리에서 비롯됩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진을 거듭하면서 연준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계획을 자꾸 미루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미국마저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거란 전망이 여기저기에서 속출하는 상황입니다. 가장 결정적인 건 지난 1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의 발언이었습니다. 피셔 부의장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논의를 할지 “모르겠다(we simply do not know)”고 말했습니다. We simply do not know 한 마디가 시장의 달러 약세 불안감을 증폭시켰고, 상대적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수요를 일으켜 엔화가치 상승을 이끈 것입니다. 엔화가 그 자체로 투자자산으로 인식되는 상황은 일본의 금리 정책 목표에 어긋나는 결과입니다. 돈이 돌지 못하고 어딘가(다른 나라 금고)에 박혀있게만 되는 탓입니다. 투자자산으로서의 엔화에 대한 수요는 엔화가치를 높여 일본의 경기 활성화 의지에 방해만 될 뿐입니다. 더구나 지속되는 저유가와 중국 경제 둔화 등의 상황은 엔화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꾸준히 부추겨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중앙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추가인하, 그러니까 마이너스 금리폭의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경제 상황이 일본은행의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는 탓입니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 3일 한 강연에서 "(금리의) 추가 완화 여지는 충분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0.3%, 스위스 -0.75%, 스웨덴 -1.1% 등의 예에서 보이듯 필요할 경우 금리를 마이너스(-) 0.1%에서 더 낮출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구두를 통해 직접 외환시장에 개입하려던 의도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시장은 그의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엔 증시가 문제입니다. 시장에서 금리가 계속 떨어지면 시중은행의 수익성은 악화되게 마련이죠. 이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도입한 이후 시중은행들의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중은행으로부터 시작된 불안은 일본 증시 전체로 번졌는데요. 일본 니케이 지수는 마이너스 금리가 발표된 1월 29일과 그 직후 거래일인 2월 1일 각각 2.8%, 1.98% 오르는가 싶더니 이후 4거래일 연속 총 5.85%가 빠져 이전보다도 악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이같은 하락세가 오로지 시중은행 주가 하락으로부터 이끌린 것은 아닙니다. 외환시장에서의 엔·달러 환율 급락 사태도 결정적 한 수가 됐습니다. 환율 이슈로 직격탄을 맞은 건 제조업체입니다. 2월 5일, 일본 대표 수출주인 도요타자동차,(-1.88%), 혼다자동차(-2.01%), 닛산(-3.29%) 등의 주가는 환율 여파로 미끄러진 채 장 마감을 맞았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본은행은 급히 말을 바꾸고 나섰습니다. 마이너스 금리 적용 자금을 일본은행 당좌예금 총액의 10%가량인 30조엔 이내에서 억제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실질적 마이너스 금리 적용 자금은 10조∼30조엔 수준에 그칠 것이고 금융기관의 손실액 역시 기존의 10분의 1 수준인 200억엔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구로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기존의 예금잔액에 대해선 지금까지대로 0.1% 금리를 부여해 금융기관의 평균적 수익에 큰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마이너스 금리를 발표, 양적완화 의지를 보인지 일주일만에 이제와서 그 범위를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하는 그 모습. 이쪽에서 보나 저쪽에서 보나 별로 신뢰감 있어보이진 않습니다. 섣부르게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꺼내든 일본, 과연 일본의 '가지 않은 길' 끝엔 희망이 있을까요 절망이 있을까요?

  • 2016년 2월 5일
  • Economy
  • 세계적 '마이너스 금리' 추세

마이너스 금리가 따르게 될 유일한 시나리오

아무리 돈 좀 풀자는 신호라고 해도,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설정한다는 건 이례적입니다. 사상 첫 마이너스 금리는 유럽에서 시작됐습니다. 2009년 덴마크중앙은행이 마이너스금리를 처음 도입했고, 이후 스웨덴중앙은행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였던 것이죠. 이 파장은 결국 2014년, 유럽연합(EU)으로까지 번집니다. 2014년 6월 4일, 유럽중앙은행(ECB)은 초과지준금리(interest rate on excess reserve)를 0%에서 -0.1%로 낮추며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습니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이 움직인 이 때를 사실상의 마이너스 금리 원년으로 평가합니다. 그럼에도 시장에 돈이 풀리지 않자 유럽중앙은행은 그 해 9월 이를 -0.2%로 더 낮췄고, 작년 12월 3일, 끝내 이를 -0.3%까지 내려 잡았습니다. 스위스 은행까지 마이너스 금리 대열에 동참한 지금, 유럽 경제는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의 텃밭이 됐습니다. 마이너스 금리는 억지로 돈을 푸는 행위입니다. 돈이란 건 살아있는 동물과 같아서 주어진 상황에 맞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마련입니다. 돈이 시장에 돌지 않고 은행으로 몰리는 것 역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침체된 경제 상황에서 억지로 투자를 유도한다고 정상적인 투자행위가 발생할 일 역시 없습니다. 따라서 갈 곳 잃고 시중에 풀린 돈은 결국 자산 버블로 귀결됩니다. 실제 마이너스 금리에 앞장섰던 덴마크와 스웨덴의 경우, 2015년 상반기 중 아파트 평균가격이 8~16%나 상승했습니다. 덴마크에서는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고객에게 금리를 부과하기보다 오히려 금리를 지급하는 현상까지 발생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로 시장에 풀린 돈이 결국 자산의 명목가치만 높이는 버블로 그 모습을 바꾼 것입니다. 아파트에 대한 투자가 정상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저 물가상승만 부추기는, 돈의 비정상적 쏠림 현상에 불과합니다. 스위스의 한 은행은 최근 거액 일반 예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진 중앙은행-시중은행 간 게임룰로만 알려졌던 마이너스 금리가 일반 소비자-시중은행 간 룰에도 적용된 사례인데요.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사람들이 돈을 집에만 보관하고 은행에 예금하지 않는, 이른바 '현금퇴장(cash hoaring)' 현상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현금퇴장 현상은 현대 자본주의 금융시스템이 완전히 맛 갔다는 사실을 방증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머지않아 종이화폐 시대가 가고 전자화폐 시대가 올 것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습니다. 19세기 초 미국이 양적완화를 위해 금본위제를 폐지하고, 이에 따라 종이화폐 시대가 온 것저럼 말이죠. 사람들로 하여금 화폐(전자화된 화폐)를 무조건 계좌에 묶어둘 수밖에 없게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모든 정부, 그리고 금융회사가 마이너스 금리를 현실화하는 상황, 개인이 돈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은행에 꼼짝없이 보관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 너무 지나친 디스토피아적 상상일까요? 현대 자본주의 경제는 근본적으로 '버블을 키우기 위해선 뭐든 다 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습니다. 세계 경제가 또 한 번의 버블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 전자화폐 시대를 앞당기지 못하리란 법 역시 없을 것입니다. 유럽은 이미 전방위적 마이너스 금리 체제에 돌입했고,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장과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등 미국의 경제 수장들 역시 작년 말부터 꾸준히 미국의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시사해왔습니다. 그 와중에 일본은 한 발 앞서 마이너스 금리를 현실화했습니다. 이들의 '마이너스 금리' 경쟁이 어떤 결말을 보여줄지, 우리는 두고 보는 것 말곤 할 게 없습니다.

  • 2016년 2월 1일
  • Economy
  • 세계적 '마이너스 금리' 추세

마이너스 금리, 도대체 왜?

금리, 쉽게 말해서 이자. 우리가 은행에 목돈을 예치하면 은행은 우리에게 이자라는 돈값을 줍니다. 그러니까 우리 상식에 이자는 '받아 마땅한' 것이죠. 시중은행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시중은행은 일정 자금을 중앙은행에 예치합니다. 지급준비금이라고 해서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자금이 있는가 하면 이를 넘어선 액수를 더 예치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시중은행은 중앙은행으로부터 예치금에 대해 약정된 이자를 받습니다. 우리가 많이 들어 알고 있는 기준금리가 바로 그 것입니다. 이 금리, 시중은행에게 역시 중앙은행으로부터 '받아 마땅한' 돈값입니다. 경기가 둔화되어 시장이 더이상의 투자활동을 벌이지 않으려 하면 시중은행에는 대출되지 못해 남는 돈이 생깁니다. 시중은행 입장에선 돈이 남아서 좋을 게 없습니다. 어디서 이자를 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이 때 시중은행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집니다. 대출 금리를 낮춰 시장의 대출을 유도하던지, 대출금리를 기존대로 유지하면서 대출되지 못하고 쌓이는 돈을 중앙은행에 잠시 맡겨두던지. 이 때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시중은행의 행동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기준금리가 비교적 높다면 시중은행은 무리해서 유동성을 풀기보다는 그냥 남는 돈을 중앙은행에 맡기고 말겠죠. 그 반대라면 무리해서라도 대출을 발생시켜 대출금리를 받는 게 더 이득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중앙은행에게 기준금리는 단순한 돈값이 아닙니다. 중앙은행에게 기준금리는 '효과직빵'의 국가 차원 유동성 제어수단입니다. 경기가 과열되면 중앙은행은 정책적으로 경기를 진정시켜야 합니다. 이 때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높여 잡습니다. 시중은행으로 하여금 중앙은행으로 예치하도록 유도해 시장에 돈줄을 말리는 겁니다. 반면 경기가 둔화되어 돈이 잘 돌지 않으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낮춥니다. 시중은행으로 하여금 중앙은행으로의 예치를 무의미하게 만들어서 남는 돈을 시중에 풀도록 하려는 것이죠. 일본중앙은행(BOJ)은 지난 28일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시중은행이 일본은행에 맡기는 당좌예금 일부에 -0.1%의 금리를 적용키로 했습니다. 이로써 일본 시중은행은 중앙은행에 돈을 맡길 때 해당 예치금에 대해 연 0.1% 수준의 이자를 '지불'하게 됐습니다.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결정,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게 보내는 '까불지 말고 돈 풀어'란 뜻의 시그널입니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인 것이죠

  • 2016년 1월 31일
  • Economy
  • 국제유가 하락

악재 일색, 저유가

저유가가 지속되는 지금의 상황은 산유국과 원유 수입국 모두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선 산유국들은 재정 리스크에 노출됐습니다. 이에 따라 산유국 국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이것이 정치 불안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원유 수입국도 불안하긴 마찬가집니다. 저유가는 원자재 비용 절감이란 측면에서 이들에게 호재입니다. 하지만 재정 압박에 놓인 산유국들이 각국에 퍼뜨려놓은 이른바 오일머니(산유국들이 각국에 투자했던 자금)를 회수할 가능성이 있단 측면에서 저유가는 악재가 되기도 합니다. 21일 블룸버그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65개국 중 올해 초 5년 만기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오른 나라는 62개국에 달합니다. CDS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국가가 부도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금융 파생상품입니다. 투자 대상 국가의 부도 위험이 높아질수록 CDS프리미엄은 오릅니다. 베네수엘라의 CDS프리미엄은 6,986.47 bp로 사실상 거의 부도 직전 수준을 기록했고, 사우디는 109.08bp, 카타르는 151.06bp 등 근래 들어 최고치를 보였습니다. 러시아, 두바이,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의 CDS프리미엄 역시 연초 이후에만 각각 20~60% 가량 급등했습니다. 원유 매장량 세계 1위인 베네수엘라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9월 사이 물가상승률은 141.5%에 달했고 경제성장률은 -4.5%까지 떨어졌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작년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15% 수준까지 재정적자가 확대됐습니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2016년도 예산 세출을 14% 삭감키로 했으며, 전기나 연료의 가격도 줄줄이 인상했습니다. 쿠웨이트나 바레인도 긴축재정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석유와 천연가스가 세입의 50%를 차지하는 러시아 역시 긴축재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 재무성은 각 부처에 10%의 세출 삭감안을 제시토록 했습니다. 산유국들의 부도 위험은 정치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간 각종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면서 국민들을 달래온 산유국들이 복지 정책을 시행할 수 없게 되면 국민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GDP의 절반이 석유 수출로 이루어진 아제르바이잔의 경우 최근 물가상승과 경제악화로 인한 시위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지난주에만 시위대 수십 명을 체포한 바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가 내부에 불만이 축적되면 정부는 불만을 외부로 분산시키기 위해 공격적인 대외 정책을 펴게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 이면에 저유가로 인한 체제 붕괴 위험성을 외부로 돌리려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싱크탱크인 '카네기유럽'의 크리스티나 카우쉬는 "저유가는 중동에서, 특히 걸프 지역에 향후 2∼3년 동안 또다른 분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 2016년 1월 25일
Thumb kospi oil down
  • Economy
  • 국제유가 하락

길고 길었던 저유가, 더 길어질 듯

1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2월 인도분은 배럴당 29.53달러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20일 26.55달러로 최저점을 찍은 WTI는 여전히 30달러 선 회복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또한 21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29.25달러, 두바이유는 배럴당 22.8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업계는 13년 만에 최저치를 맴도는 국제유가에 우려하고 있습니다. 20일 개막한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에너지업계 최고경영자들이 입 모아 초저유가 기조의 장기화를 예상한 가운데, JP모건과 스탠다드차타드 등의 투자은행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로 마이너스 유가 현상까지 목격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유회사 플린트힐스 리소시스는 노스다코타산 중질유의 가격을 배럴당 -0.5달러로 설정했습니다. 정제비용이나 저장비용이 많이 드는 중질유의 특성에 기형적 저유가 상황이 겹쳐지면서, 판매자 측이 구매자에게 배럴당 0.5달러를 지불해야만 거래가 이뤄지게 된 겁니다. 노스다코타산 중질유는 2년 전만 해도 배럴당 47.60달러에 거래되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국제 원유시장이 "공급 과잉에 익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근거는 충분합니다. 최근 미국이 40년 만에 원유 수출을 재개하면서, 국제 원유시장의 공급과잉을 부추겼기 때문입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지난 20일 미국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 '테오 T'가 프랑스 마르세유에 도착했습니다. 이 경질유의 구매자는 네덜란드의 원유 거래업체인 비톨(Vitol)로 이번 수입 물량은 스위스에 위치한 비톨, 칼라일(Carlyle) 조인트 벤처 정유공장에서 처리될 예정입니다. 또 다른 미국 유조선 한 척도 21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에 도착합니다.

  • 2016년 1월 22일
Thumb drill ship oil
  • Economy
  • 국제유가 하락

바닥 찍나 싶더니 바닥 깨고 들어가는 국제유가

  • 2016년 1월 13일
  • Economy
  • 중국 증시 폭락

R.I.P... 서킷 브레이커 '잠정 중단'

지난 7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결국 시장안정을 위해 8일부터 서킷 브레이커 제도를 잠정 중단키로 했습니다. 이날 덩거(邓舸)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대변인은 "서킷 브레이커 제도의 도입의 주요 목적은 시장에 냉각기를 줌으로써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자고 중소 투자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자는 취지였는데 바라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서킷 브레이커 발동 기준 단계에 가까워지면 투자자들이 미리 서둘러 팔아치우려는 자기흡입 효과만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했던 중국 3대 거래소(상하이 증권거래소, 선전 증권거래소와 금융선물거래소)는 8일부터 서킷 브레이커 관련 규정을 전면 중단하게 됐습니다. 서킷 브레이커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이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홍콩 투자회사인 리오리엔트그룹의 브렛 맥고네걸 최고경영자(CEO)는 "거래 중단을 위한 변동폭이 15%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으며, 올드 뮤추얼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조슈아 크랩 아시아주식 담당 대표도 "당국이 서킷 브레이커를 재시행하기 원한다면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킷 브레이커를 창시한 니콜라스 브래디 전 미국 재무장관 역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브래디 전 장관은 “등락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하면서 미국의 예를 들었는데요. 1987년 서킷 브레이커를 처음으로 도입한 미국 증시 역시, 그해 10월 27일 사상 처음으로 주가 급락으로 인한 조기 폐장하는 사태를 맞은 바 있습니다. 당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하락폭은 554포인트, 하락률은 7.2%였습니다. 최근 중국 증시의 폭락률과 유사한 수치죠. 이후 미 당국은 다우지수가 10% 이상 떨어지면 1시간, 20% 이상 하락하면 두 시간 주식거래를 중지시켰다가 30%까지 하락하면 당일 거래를 완전히 중단시키는 형태로 서킷 브레이커 제도를 손질했습니다.

  • 2016년 1월 10일
Thumb china circuit1
  • Economy
  • 중국 증시 폭락

이번엔 29분, 중국 증시 또 조기 종료

또 멈춰선 중국 증시. 이번엔 29분만입니다. 1월 7일 중국 증시 개장 13분 만인 오전 9시 43분, 순식간에 5.38%나 급락한 CSI300 지수로 인해 1차 서킷 브레이커가 작동했습니다. 서킷 브레이커로 인한 15분의 휴식기가 지나고 단 1분만에 CSI300지수는 7.21%까지 빠지게 됩니다. 결국 총 29분만에 중국 증시는 장을 조기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7.32% 하락한 3115.89에서 거래중지됐습니다. 이날 주가폭락의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분석됩니다. 하나는 위안화 환율인데요, 중국 인민은행이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51% 올린 달러 당 6.5646 위안으로 고시하면서 8일 연속 환율을 절하했다는 사실이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0.51%는 최근들어 가장 큰 절하폭이었으며, 환율 자체도 지난 2011년 3월 18일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외국인 자본 유출을 우려해 투매 성향을 보였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평가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북한입니다. 전날 수소폭탄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의 영향으로 중국까지 지정학적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는 얘긴데요.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미일공조를 부추길 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도 한층 키울 수 있는 명분으로 작용합니다. 이는 중국에겐 큰 부담입니다. 더욱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꾸준히 북한의 핵보유에 대해 강경한 방침을 이어온 만큼, 북한의 예고 없는 핵실험은 중국의 동북아 영향력에 스크래치를 가하는 요소가 됩니다. 게다가 종전까지 지적된 문제점들은 하나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중국의 구조적 저성장을 의심하는 시각은 줄지 않고 있으며, 사우디-이란 리스크는 현재진행형입니다. 환율 리스크는 보셨다시피 보다 심해지기까지 했습니다. 게다가 지난 4일 한 차례 일었던 1차 서킷 브레이커 사태는 중국 증시에 대한 불신만 더 키우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에 시장의 안정을 위해 도입된 서킷 브레이커의 실효성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 도입된 서킷 브레이커 제도는 현재 CSI 300을 기준으로 5% 급변하면 1차 발동돼 15분간 거래를 중단시키며 7% 이상 급변할 경우엔 2차 발동돼 그날의 거래를 전면 중단케 하는 제도입니다. 이것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위협만 된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이 기준을 보다 완화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킷 브레이커 발동 단계가 3단계로 나뉘어 있으며 그 기준도 각각 8%, 15%, 20%로 중국보다 훨씬 폭넓습니다. 중국 당국 역시 서킷 브레이커 제도를 손질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지난 4일 장 조기 종료를 한 차례 겪은 이후,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는데요. 7일의 2차 조기 종료로 그 시기가 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처럼 단계를 늘리거나 발동 간격을 더 벌리는 방식의 보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성공적인 신창타이(新常態)를 이뤄내기 위해선 안정적 금융 시스템을 갖추는 게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과연 중국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까요?

  • 2016년 1월 7일